○식당이 붐비는 시간은 점심과 저녁 무렵입니다. 그런데 그 시간이 아니면 손님이 없는가, 라는 질문에 선뜻 아니라고 말을 하기는 어렵습니다. 끼니를 놓쳐서 늦은 식사를 하는 사람들이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분명 이 시간은 통상의 식사시간과는 다릅니다. 붐비지 않는 시간이기 때문입니다. 다음 <기사>는 바로 이 시간, 즉 식사시간이 아닌 브레이크타임의 노동법적 문제점을 다루고 있습니다. 이 시간을 근로시간으로 인정하면 사용자는 임금을 지급하여야 하지만, 만일 근로시간이 아닌 휴게시간으로 인정하면 사용자는 임금을 지급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리고 미지급 시에는 형사처벌도 뒤따릅니다.
○식당은 국민 누구나 이용하는 공간이기에, 브레이크타임의 실제도 누구나 인지합니다. 손님은 널널하고 식당의 근로자들 일부는 홀이나 내실에서 잠을 자기도 합니다. 물론 일부는 카운터에서 졸기도 합니다. 분명히 피크타임 때의 근무와는 다릅니다. 그런데 법률의 영역에서는 ‘모 아니면 도’라는 일도양단의 판단을 내려야 합니다. 인생살이처럼 회색지대는 없기 때문입니다. 대법원(대법원 2017. 12. 5. 선고 2014다74254 판결)은 ‘근로시간이란 근로자가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으면서 근로계약에 따른 근로를 제공하는 시간을 말하고, 휴게시간이란 근로시간 도중에 사용자의 지휘·감독으로부터 해방되어 근로자가 자유로이 이용할 수 있는 시간을 말한다.’라고 그 기준을 내립니다. 그러나 해석여하에 따라 브레이크타임은 근로시간이 될 수도 있고, 휴게시간이 될 수도 있습니다. 햄릿이 ‘죽느냐, 사느냐’라는 고뇌에 비길 바는 아니지만, 그 판단이 무척이나 어렵습니다.
○그런데 대법원은 위 판례에서 ‘근로자가 작업시간 도중에 실제로 작업에 종사하지 않은 대기시간이나 휴식·수면시간이라 하더라도 근로자에게 자유로운 이용이 보장된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고 있는 시간이라면 근로시간에 포함된다고 보아야 한다.’라고 판시합니다. 사용자의 지휘·감독이 관건입니다! <기사>에 등장하는 법원은 형사판결입니다. 법원은 여러 정황을 인정한 후에 ‘휴게시간이 보장됐다’는 이유로 무죄판결을 내렸습니다. 고의범인 임금체불죄로 보기 어렵다는 것을 논거로 했습니다. 이 판결은 일단 어느 정도 근로시간의 성격이 존재한다는 전제를 유의하여야 합니다. 왜냐하면, 근로시간 자체를 부정하면 막바로 죄가 아니된다는 이유로 무죄판결을 내릴 것이지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무죄판결을 내릴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형사소송법 제325조 참조).
○그래서인지 <기사>는 어느 변호사의 의견을 첨언하고 있습니다. 그 변호사는 ‘이번 판결은 형사처벌을 하지 않는다는 판단일 뿐 민사상 임금 청구 가능성까지 완전히 배제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근로기준법 제50조 제3항에는 대기시간을 근로시간으로 규정하는 점, 그리고 브레이크타임이라 하더라도 손님이 오면 식사를 제공하는 통상의 경우를 고려하면, 전체적으로 근로시간으로 보는 것이 타당합니다. 실무상 휴게시간이 대기시간으로 인정되지 않으려면, 휴게시간의 시작과 끝을 명확하게 공지하거나, 휴게 공간을 업무 공간과 분리하는 등 '지휘·감독'에서 벗어났음을 증빙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야 하는데, 소규모 영세식당에서 체계적인 노무관리가 가능할지는 의문입니다. 간신히 영업수지를 내는 경우가 대다수이기 때문입니다.
<기사>
서울 마포구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던 피고인 A씨는 2019년 3월부터 약 1년 3개월간 홀서빙 담당자로 근무하다 퇴직한 B씨와 갈등을 빚게 됐다. 퇴직 당일 임금·퇴직금을 수령하며 '이의가 없다'는 확인서에 서명까지 마친 B가 퇴직 후인 2023년 7월 돌연 서울서부고용노동지청에 진정을 제기한 것. 이 식당은 점심 피크 시간이 끝난 1시부터 본격적인 저녁 장사 시간은 6시 전까지 직원들이 자율적으로 돌아가면서 쉬는 구조였다. 근로계약서에도 휴게시간 3.5시간을 보장한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하지만 별도 휴게 공간은 없었고, 구체적으로 직원별로 몇시부터 몇시까지 쉬는지 정해놓거나 휴게시간을 체크하는 규정은 없었다.
이에 B씨는 "실제로는 1시간만 쉬었다"며 나머지 2.5시간에 대한 미지급 임금과 퇴직금 차액 총 1046만 9223원을 달라고 주장했다. B씨는 "손님이 언제 올지 모르는 기다리는 '대기시간(근로시간)'이었다"는 취지로 주장했고, 검사는 이를 받아들여 A씨를 기소했다. 대법원은 대기시간이나 휴식·수면시간 등이라 하더라도 자유로운 이용이 보장되지 않고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지휘·감독하에 놓여 있는 시간이라면 근로시간으로 본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15/0005238521?sid=102
<근로기준법>
제50조(근로시간)① 1주 간의 근로시간은 휴게시간을 제외하고 40시간을 초과할 수 없다.
② 1일의 근로시간은 휴게시간을 제외하고 8시간을 초과할 수 없다.
③ 제1항 및 제2항에 따른 근로시간을 산정함에 있어 작업을 위하여 근로자가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에 있는 대기시간 등은 근로시간으로 본다.
<대법원 판례>
근로시간이란 근로자가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으면서 근로계약에 따른 근로를 제공하는 시간을 말하고, 휴게시간이란 근로시간 도중에 사용자의 지휘·감독으로부터 해방되어 근로자가 자유로이 이용할 수 있는 시간을 말한다. 따라서 근로자가 작업시간 도중에 실제로 작업에 종사하지 않은 대기시간이나 휴식·수면시간이라 하더라도 근로자에게 자유로운 이용이 보장된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고 있는 시간이라면 근로시간에 포함된다고 보아야 한다.
(대법원 2017. 12. 5. 선고 2014다74254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