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기준법 등 노동법에는 명문의 규정이 없지만, 인수인계를 인정함에는 판례와 학설에 이론이 없습니다. 실은 이론이 있을 수 없습니다. 업무의 연속성의 확보는 민간이든 공공이든 가릴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인수인계의 속성은 비유형적입니다. 후임자가 인수할 때까지 종전과 동일한 업무를 그대로 수행하는 경우도 있지만, 단순히 후임자에게 서류나 물건 등을 건네는 수준인 경우도 있습니다. 물론 PC 등 기기의 조작법 등을 알려주고 심도있는 교육을 하는 경우도 존재합니다. 관공서의 경우에는 대부분 매뉴얼이 있기 마련이지만, 민간기업의 경우에는 천태만상입니다.
○다음 <기사>의 경우에는 건설 현장소장의 사례입니다. 건설현장은 해당 현장의 특성에 따라 가변적일 수는 있지만, 건설 자체는 전국적으로 대동소이한 것이 사실입니다. 따라서 후임자에게 교육을 한다거나 동석하여 업무를 수행하는 경우는 사실상 없습니다. 그런데 <기사>에는 인수인계자인 퇴직 근로자가 ‘현장 자료에 관해 전화나 이메일로 문의하는 경우 4월 28일까지 몇 차례 답변을 해줬고 2022년 3월 노동청에서 문제가 생기자 회사측 출석에 동행하기도 했다.’라고 설명을 합니다. 여기에서 문제가 발생합니다. 이렇게 이메일 답변과 노동청 출석 등의 인수인계를 한 사실을 ‘근로’로 볼 수 있는가, 여부입니다. <기사>에서는 퇴직금이 걸려있는 사안으로 비화까지 되었습니다.
<기사>
D씨는 A씨가 운영하는 여주시의 한 건설사 현장소장으로 2021년 4월 1일부터 2022년 3월 31일까지 1년간 근로계약을 맺었다. 월급 583만원에 기타 수당은 없는 '포괄임금'제였다. 하지만 1년을 채우기 전인 2021년 12월 D씨의 배임 문제가 불거지면서 회사는 D씨에게 사직서 제출을 요구했다. 이에 응한 D씨는 후임소장까지 회사에 소개하고 원래 퇴직일 30일 전인 2022년 3월 1일자로 공사현장 현장 대리인 지위를 후임자에게 넘겨줬다.
이후 D는 회사측이 D씨가 관여한 현장 자료에 관해 전화나 이메일로 문의하는 경우 4월 28일까지 몇 차례 답변을 해줬고 2022년 3월 노동청에서 문제가 생기자 회사측 출석에 동행하기도 했다. 다만 공사현장 또는 회사에 지속적으로 출근하거나 근무하지는 않았다.
그런데 이후 D씨가 회사 측에 임금과 퇴직금 지급을 요구했다. D씨는 "3월 말을 넘어서 인수인계를 돕고 노동청 출석도 동행했으므로 1년 근무를 채운 것"이라며 "3월분 임금과 1년치 퇴직금, 연차휴가 수당을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회사 측은 "계약은 3월 1일자로 종료됐으므로 근속 기간이 1년을 채우지 못한 D에게 퇴직금 등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거절했다. 이에 D씨가 임금, 퇴직금, 연차휴가미사용 수당 등 1400만원을 주지 않았다는 이유로 A대표를 신고한 것.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15/0005241617?sid=102
○해답을 찾자면 해당 인수인계의 성격을 봐야 합니다. 인수인계와 통상의 근로는 기본적으로 연속성의 측면에서 차이가 존재하며, 양적으로나 질적으로도 차이가 많이 납니다. 하루종일 현장에서 시달리는 현장소장의 근로와 이메일 발신 및 노동청 동행은 그 법적 평가를 달리 해야 합니다. 근로기준법이 연장근로에 대하여 가산수당을 지급하는 것은 그 연장근로가 본래의 근로와 동등한 가치를 전제로 합니다. 이런 취지에서 대법원(대법원 2000. 9. 22. 선고 99다7367 판결)은 ‘숙직업무의 내용이 정상적인 업무가 연장된 것이거나 그 내용과 질이 통상의 근로와 마찬가지로 평가되는 경우, 그 초과근무에 대하여 야간·휴일근로수당 등을 지급하여야 한다.’고 판시한 것은 이를 전제로 한 것입니다.
○이제 <기사>로 돌아옵니다. 법원은 인수인계의 성격이 본래의 근로로 평가할 수 없음을 전제로 근로관계는 이미 종료하였고, 따라서 퇴직금의 청구를 부정하였습니다. <기사> 속의 현장소장은 이메일 수발 및 노동청 동행 외에 특별히 ‘근로’라고 평가할 업무를 수행한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법원의 판단은 정당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