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종면 vs. 이진숙, 그리고 프리랜서 방송인>

by 성대진

○다음은 ‘보수의 여전사’를 자처하면서 최근 언론에 노출이 잦은 이진숙 방통위원장과 진보의 상징으로 YTN 해직기자 출신 국회의원 노종면과의 신경전이 인상적인 동영상입니다. 그 신경전의 대상은 ‘프리랜서’입니다. 중세 서양의 용병기사에서 유래했다는 프리랜서는 방송가에서는 열악한 지위의 상징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보수와 진보를 상징하는 두 인물이 프리랜서의 존재 자체에 대하여는 동일하게 인정하는 대목이 인상적입니다.

https://www.youtube.com/shorts/xmyn6Na8vsI

○방송계, 나아가 언론계에서는 지속적으로 프리랜서의 고용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과거 공중파 시절에는 ‘전속’이라는 이름으로 배우부터 청소, 경비 등을 직영체제로 운영하였습니다. 기자나 pd, 아나운서 등은 당연히 정규직이었습니다. 그러나 종편과 케이블방송의 등장 이후에 계약직 신분의 기자, pd, 아나운서를 넘어 프리랜서 방송인이 넘쳐나는 상황입니다. 방송계의 주수입원이 광고인데, 광고주의 지출액 자체는 고정적인 것에 반하여 방송국은 대폭 증가했다는 구조적 원인 때문입니다. 노종면 의원의 지적대로 계약직을 넘어 프리랜서는 모두 지난날 정규직으로 근무했던 근로자의 직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법률적으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로 구분하는 것은 어쩌면 눈 가리고 아웅하는 것입니다.


○방송국들은 정규직 고용의 비용부담 때문에 프리랜서를 근로자로 인정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었고, 종전과 동일한 업무를 수행하는 프리랜서는 근로자성을 주장하였고, 이는 송사는 이어졌습니다. 국회 측이 고용한 국회방송 작가들에 대하여 노동위원회와 법원에서는 부당해고를 인정하면서 간접적으로나마 근로자성을 인정한 사례부터 프리랜서들의 법률투쟁이 이어졌습니다. 홈쇼핑 회사와 위촉 계약을 맺고 방송을 진행하는 프리랜서 쇼호스트는 해당 회사의 근로자로 볼 수 없다는 법원 판단(2023가합96954)도 있었고, 프리랜서 기상캐스터를 근로자로 인정한 법원 판단도 있었습니다. 한편 대법원(대법원 2023. 8. 31. 선고 2022다270590 판결)은 프리랜서 아나운서에 대하여 근로자성을 부정하였습니다. ① 원고와 피고 사이에 체결한 계약서에는 구체적인 근로조건에 대한 기재가 없는 점, ② 원고는 방송프로그램 제작에 지장이 발생하지 않는 한 출·퇴근 시간에 구속을 받지 않는 점, ③ 원고는 피고 회사의 정규직 근로자와 다르게 겸직이 가능하도록 계약을 체결하였고 실제로 피고 회사에서 방송프로그램 진행자로 활동하는 동안 다른 회사에서 강사, 프리랜서 아나운서로 근로를 제공한 점등을 들어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성을 부정하기도 했지만, 이는 프리랜서의 구조적 성격에 기인한 것이지 근로자성을 부정할 논거는 아닙니다. 실제로도 긍정한 판례도 존재합니다.

○다음 대법원 판례(대법원 2023.12.21. 선고 2022다222225 판결)은 ‘방송편성표에 따라 피고의 상당한 지휘감독에 따라 정규직 아나운서들과 동일한 업무를 수행하여 왔고, 피고에 대하여 종속적인 관계에 있는 아나운서 직원이 아니라면 수행하지 않을 업무도 상당 부분 수행해온 점 원고가 피고로부터 받은 급여는 원고가 진행한 프로그램에 대한 건별 대가로서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을 가지고 있는 점, 원고의 출퇴근시간은 피고가 편성한 방송스케줄에 따라 정해졌고, 원고의 휴가일정이 피고에게 보고 관리될 수밖에 없는 시스템이었던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는 피고의 근로자라고 봄이 상당하다.’라고 판시하여 근로자성을 긍정하였습니다. 1970년대 국민 드라마 ‘여로’가 방영되던 시점과 지금의 프로그램 제작 문법이 근본적으로 변한 것은 없습니다. 그렇다면 같은 일을 하는 사람들도 당연히 근로자로 보는 것이 소박한 국민법감정에도 부합합니다. 그러나 방송국은 가난합니다. 제작여건이 열악합니다. 최근 유튜브를 통하여 열악한 재정이 해소되기는 하지만, 이는 유튜브에 방송의 생명을 맡기는 상황이기에 위태롭습니다.

<대법원 판례>

원고는 2015.11.2.부터 2019.7.7.까지 피고에 의하여 배정된 방송편성표에 따라 피고의 상당한 지휘감독에 따라 정규직 아나운서들과 동일한 업무를 수행하여 왔고, 피고에 대하여 종속적인 관계에 있는 아나운서 직원이 아니라면 수행하지 않을 업무도 상당 부분 수행해온 점, 원고가 피고가 제작하는 방송 프로그램 이외에 별도로 방송출연을 하였다는 자료를 찾기 어렵고, 평일에는 C방송국, 주말에는 G방송국으로 출근하면서 모든 방송 스케줄 및 주말 당직 근무를 소화하였으며, 단체 카톡방을 통해서 각자의 방송 일정을 긴밀하게 공유하면서 다른 아나운서들의 일정에 차질이 생길 경우 수시로 이를 대체하기도 하였던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는 실질적으로 피고에게 전속되어 있었다고 봄이 합리적인 점, 원고가 피고로부터 받은 급여는 원고가 진행한 프로그램에 대한 건별 대가로서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을 가지고 있는 점, 원고의 출퇴근시간은 피고가 편성한 방송스케줄에 따라 정해졌고, 원고의 휴가일정이 피고에게 보고 관리될 수밖에 없는 시스템이었던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는 피고의 근로자라고 봄이 상당하다.

(대법원 2023.12.21. 선고 2022다222225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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