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인 폭행 여성과 징계>

by 성대진

○뭔가 자극적인 내용은 각종 커뮤니티에서 빛의 속도로 퍼집니다. 과거에는 언론(주로 메이저언론)에서 이슈화한 사건을 커뮤니티에서 갑론을박이 행해졌는데, 이제 메이저언론도 거꾸로 커뮤니티에서 제기한 이슈를 기사화합니다. 세월이 많이 변했습니다. 다음 <기사>는 베트남 현지에서 어느 한국인 여성 2명이 베트남 여성 2명을 폭행한 것을 보도하고 있습니다. 본래 베트남인들은 자존심이 강한 사람들입니다. 베트남 현지 커뮤니티에서 반한으로 들끓고 있습니다. 개인 간의 싸움이나 사회구성원 일부의 일탈은 어느 사회에서나 존재하기 마련인데, 이 경우는 지나치게 과잉 대표되는 인상입니다. 한인 여성 2명이 모든 한국인을 대표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것과는 별개로 한인 여성 중의 1인이 베트남 파견회사에 고용된 근로자인데, 이 여성이 퇴사를 했다고 합니다. 베트남 여성을 폭행한 것은 한국 형법으로 처벌이 가능합니다(속인주의). 그런데 이 폭행이란 업무와 전혀 무관한 사적 행동이며, 그 발단도 사적인 유흥에서 비롯되었습니다. 과연 이 여성에게 사적인 행동으로 징계를 가할 수 있는가, 법리적인 검토가 필요합니다. 일단 폭행은 한국이나 베트남이나 범죄입니다. 중앙노동위원회(중앙노동위원회 2022. 11. 8. 2022부해1255)는 ‘업무와 관련없는 형사상 범죄로 집행유예 확정판결을 받은 근로자에 대해 사용자가 인사규정에 따라 당연퇴직 처분한 것은 부당하다.’라고 판정을 한 적이 있습니다. 구체적 이유는 ‘근로자의 당연퇴직 범죄행위가 계획범이라 보기 힘들고 업무와 무관한 사적생활 영역의 범행으로 잘못을 뉘우친 점, 근로자가 형사사건 소추 및 판결 이후에도 성실히 근무한 점, 근무하면서 다수의 수상경력이 있는 점을 고려할 때, 근로자가 형사판결 사실 등을 보고하지 않은 이유만으로 근로계약을 해지(당연퇴직)한 것은 정당하다고 볼 수 없다.’라는 것입니다.


○범죄라는 것이 천태만상이고, 가벼운 과료나 과태료, 벌금부터 징역형까지 다양하고 그 행위양상도 다양한데, 단지 범죄행위라는 이유만으로 징계를 가하는 것은 문제가 있습니다. 그러나 유의해야 할 대목이 있습니다. 해고 사유가 된 형사사건에서 무죄가 나왔더라도 회사의 업무를 방해한 사실이 존재한다면 해고가 적법하다는 법원 판결이 있다는 점이 바로 그것입니다. 이것은 징계의 원인이 되는 비위사실은 범죄를 구성하지 않을 수도 있으나, 비위사실이라는 점은 변함이 없다는 취지에 기인합니다. 반면에 회사의 ‘업무와 관련한’ 비위사실인 경우에는 당연히 징계사유가 되고, 징계혐의 사실로 된 비위사실의 인정은 형사재판의 유죄 확정 여부와는 무관한 것이므로 형사수사 또는 형사재판의 결과에 무관하게 징계를 진행하는 것은 가능합니다(대법원 2003. 6. 13. 선고 2003두1042 판결). 다소 말장난 같기도 하지만, 비위사실과 범죄사실은 원칙적으로 별개이기에 가능한 입론입니다.


○그런데 다음 <기사>에는 가해자인 여성이 ‘신상이 유출된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인간사에서 폭행이나 시비가 발생하는 것은 다반사인데, 이를 콕 집어서 자신의 얼굴이 인터넷공간에 퍼진 것은 실은 ‘사적 제재’의 측면이 있습니다. 가벼운 범죄이고 실제로도 피해합의금액도 고액은 아닙니다. 그러나 이 여성의 동영상은 현지 CCTV가 촬영한 것으로서 대법원도 범죄피해방지 목적을 위한 설치 및 촬영은 적법하다고 판시한 점을 고려하면, 모자이크처리라도 해서 국내에 유통하는 것이 타당합니다. 아무튼 동영상의 반포는 폭행과는 별도로 사이버명예훼손죄의 소지가 있습니다.

<기사>

베트남 하노이의 한 셀프 사진관에서 한국 여성이 베트남 여성들을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가해자가 “본인도 신상이 유출된 피해자”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15일(현지시간) 뚜오이째·베트남뉴스(VNS) 등 현지매체는 지난 11일 오후 9시께 하노이 한인타운인 미딩 지역 셀프 사진관에서 한국인 여성 2명이 베트남인 여성 2명을 느닷없이 폭행하는 사건이 벌어졌다고 보도했다. 피해 여성 A씨가 올린 글에 따르면 그와 친구는 요금을 결제한 뒤 정해진 시간 내에 사진을 찍고 있었다. 그러나 이때 밖에서 기다리던 한국인 여성 B씨가 큰소리로 사진을 빨리 찍고 나오라고 재촉했다고 한다.


아직 촬영 시간이 충분히 남아있던 A씨가 당황해 “어?”라고 반응하자, B씨는 갑자기 A씨 팔을 세게 내려쳤다. B씨 일행이 깜짝 놀라 그를 말렸지만, B씨는 가방을 내려놓고 A씨의 모자를 낚아채듯 벗겨냈다. 이에 격분한 A씨가 B씨에 맞서면서 두 사람은 서로의 머리채를 잡으며 몸싸움을 벌였다. 이들의 일행이 각각 A씨, B씨를 말렸으나 몸싸움은 몇 분간 지속됐고, 직원도 나섰지만 소용없었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14/0005378175?sid=104




<헌법재판소 판례>

제소(提訴)된 사안의 심각한 정도, 증거의 확실성 여부 및 예상되는 판결의 내용 등을 고려하지 아니하고 약식명령(略式命令)을 청구한 사건 이외의 형사사건(刑事事件)으로서 공소가 제기된 경우, 당해 교원이 자기에게 유리한 사실의 진술이나 증거를 제출할 방법조차 없이 일률적으로 판결의 확정시까지 직위해제처분(職位解除處分)을 하는 것은, 징계절차(懲戒節次)에서도 청문의 기회가 보장되고 정직처분도 3월 이하만 가능한 사정 등과 비교하면, 사립학교법(私立學校法) 제58조의2 제1항 단서 규정은 방법의 직정성·피해의 최소성·법익의 균형성을 갖추지 못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헌법 제15조, 제27조 제4항 및 제37조 제2항에 위반되어 위헌(違憲)이고, 다만 제3호 부분은 사립학교법(私立學校法) 제58조의2 제1항 본문과 결합하여 입법취지에 맞게 합헌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규정이므로 위헌(違憲)이라고 할 수 없다.

(헌법재판소 1994. 7. 29. 선고 93헌가3,7(병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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