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가장 힘들게 하는 건 나다.

by 연우

살면서 나를 견디는 일만큼 큰 고난이 있을까.
나로 살아가야 한다는 사실만큼 외로운 일이 또 있을까.

살아가는 동안 나는 나의 침묵에 좌절하고,
나의 숨소리에 기대 울곤 한다.
그런 날들이 유난히 많다.

가끔은 모든 것이 제자리를 찾아가는 듯 보이는데,
정작 나의 자리는 없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마치 이방인이 되어 쫓겨난 기분이다.
하나의 세계에 발을 두고 있으나,
아무 이야기도 쓰이지 않은 또 하나의 평행세계에
혼자 떨어진 것처럼.

빙빙 돌며 외톨이 같은 시간을 견딘다.
또 하루가 있다는 사실은 때로는 희망이 되지만,
때로는 숨 막히는 고독이 되기도 한다.

왜 내가 나일 수밖에 없는가.
이 질문을 수백 번은 되뇌었다.
그 생각 하나로 하루를 통째로 흘려보낸 날도 많다.
참 어리석게도.

나의 이야기를 과연 객관적으로 써 내려갈 수 있을까.
나는 나에게 얼마나 관대하고, 또 얼마나 참혹한가.
온화하다가도 갑자기 돌변해
폭언을 퍼붓는 사람처럼.

나는 하루에도 수백 번 나를 살리지만,
그만큼 자주 나를 죽인다.
가지고 있는 것 중 가장 날카로운 것을 골라 찌르고,
곧이어 가장 강한 합리화의 약을 발라 준다.
이 얼마나 견디기 힘든 이중성인가.

나로 산다는 건 꽤 괴로운 일이다.
무의미함 속에서 의미를 찾는 이 여정을
나는 왜 이토록 힘겨워하는가.
일기처럼 가볍게 툭 적고 말아도 될 것을,
왜 나는 늘 근사한 이야기를 쓰고 싶어 하는가.

나는 살기 위해 고통 속에 있다.
통각을 깨우는 이 감각들이
어쩌면 모든 불행으로부터
나를 살아 있게 붙잡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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