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죽음은 경계선이 분명히 그어진 서로 다른 세계가 아니라, 동시에 존재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삶을 깊이 들여다볼수록, 삶은 어쩌면 죽음으로 이루어져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죽음에서 떨어져 나온 작은 원소 하나하나가 살아 있는 것들을 지탱하고 있지는 않을까.
죽음이 양분이 되어 새로운 생명을 만들고, 생명은 다시 죽음이 되어 또 다른 삶을 낳는다. 그렇게 삶은 계속된다.
우리는 살아 있기에 삶에 초점을 맞추어 삶을 기억하지만, 어쩌면 우리는 늘 죽음을 마주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지극히 작은 죽음일지라도.
그렇다면 죽음을 마주한다는 것은, 삶을 기억하는 일 아닐까.
여기 있었고, 지금도 어디에나 존재하는 삶을.
끝이 아니라, 삶의 일부가 되어 다시 숨 쉬고 살아가는 것.
삶과 죽음은 순환하고, 동시에 존재한다.
그래서 나는 생각한다.
삶과 죽음은 서로 다른 말이 아니라,
서로를 가리키는 동음이의어 같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