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사랑하는 일'

'나를 사랑해라'라는 말이 있다. 누군가에는 응원의 말이 될 수도 있으나 다른 어떤 사람에게는 무책임한 잔소리에 불과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자신을 사랑해야 한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단지 '어떻게'라는 방법을 모르는 것이라 생각한다.무엇이 사랑이며, 사랑이란 정의를 간단히 내릴 수 있는 일인지에 대해 끝도 없이 생각하다 보면 결국 답을 얻지 못하고 포기하게 돼버릴 것이다. 

그렇다면 '나'라는 사람은 어떨까? '나'라는 사람을 정의 내릴 수 있는 것일까? 수많은 자아 중에 나라는 사람을 정확하게 구분할 수 있는 것일까? 애초에 답을 내릴 수 없는 질문이 되어버릴 것이다.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다. 내 눈에 완벽해 보이는 사람도 결점이 있다. 흔히 '털어서 먼지 없는 사람이 어디 있냐'는 말처럼 말이다.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이다. 태어날 때부터 마지막의 그 순간까지 불완전하게 인생을 살아갈 것이다. 우리 마음속에 항상 불안이 존재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사람일은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 한 치 앞도 모르는 것이 인생이며, 당장 내일이라는 시간에 어떤 일을 겪을지 아무도 모른다.

단지, 살아가는 것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다가올 날들이 당연한 것으로 여겨지게 되는 불안의 무감각한 고통 있기에 앞으로의 삶을 마땅한 것으로 여기는 것이다. 

자신을 사랑할 줄 아는 사람들은 불안이 있지만 그 불안의 정도가 크지 않다는 것을 느낀다. 그들은 낙관적이며 긍정적이었다. 그런 사람들을 안정적이다라는 말로 표현하기도 하는 것처럼 말이다. 불안을 느끼는 요소는 각양각색이겠지만 자신을 사랑할 줄 아는 사람들은 자신을 받아들일 줄 알았다.

자신의 좋은 면들도 물론 사랑하지만 자신의 단점까지 인정하고 받아들일 줄 아는 사람들이었다. 자신이 어쩔 수 없는 영역에 매이지 않았다.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부분들에 마음과 시간과 생각을 바치지 않았다. 과거의 일은 지나간 일이고 그때 왜 그랬을까라는 후회를 그들도 하겠지만, 그 과거에 발목이 잡혀 스스로 매어둔 끈에 얽매이지는 않았다. 실수와 실패를 딛고, 앞으로의 일을 생각하며 발전해 나갔다. 부끄러운 모습을 인정하면서 더 나은 사람, 더 나은 결과를 위해 고민하고 연구해 나갔다. 

부끄러움에 몸서리치다 그곳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자신이 만든 감옥은 너무나 괴로운 일이다. 그것은 나를 사랑하지 않는 일 중에 가장 큰 형벌일지도 모르겠다. 처음에는 무지한 마음으로 사랑이란 단어만 생각하면 긍정적이고 밝은 측면으로만 바라보아 나라는 사람의 장점만을 사랑했다. 하지만 그럴수록 사랑이 아니라 착각이라는 교만이 온다는 것을 한걸음 뒤에 서서 보니 깨닫게 되었다. 달콤한 독사과 같은 착각은 나를 사랑하지 않는 것만 못했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낀다. 아니, 어쩌면 그런 모습 까지람도 수용하는 것이 사랑의 시작일지도 모르겠다.

사랑은 많은 관계의 분포 속에서 자리 잡고 있으며 인류가 가진 가장 큰 힘이라고 생각한다.

누군가를 사랑하는 마음에도 많은 에너지가 들어가는 것처럼 나를 사랑하는 일은 그보다 더 많은 에너지가 들어가야 할지도 모르겠다. 조금 오래 걸리더라고 나아가고 싶다. '나'라는 사람이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되길 바란다면 후회와 자책의 외로움에서 똑바로 바라보며 서 있는 것이 시작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