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듣기.
나는 음악을 좋아한다. 내가 좋아하는 수많은 노래들 중에 박효신의 숨이라는 곡이 있다.
발매 당시부터 꾸준히 듣고 있는 노래 중에 하나이다. 처음 나왔을 때 가사가 정말 좋아서 가사를 곱씹으면서 노래를 듣곤 했었다. 특히나 공감하는 가사가 있는데 바로 이 부분이다.
오늘 같은 밤
이대로 머물러도 될 꿈이라면
바랄 수 없는걸 바라도 된다면
두렵지 않다면 너처럼
이 부분을 들을 때면 꿈이라는 것에 대해서, 꿈을 꾸기 위한 최소한의 용기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된다.
살면서 가끔 꿈이라는 것이 주는 거창함을 느낄 때가 있었다. 나 자신이 꾸는 작가의 꿈이 그리 거창한 것들이 아니라고 여겼었는데 남들이 봤을 땐 이상적이고 한심하게 느껴지는 꿈이었고, 대책 없이 산다는 말도 듣다 보니 움츠러들어 꿈은 거창한 것이라고 결론 지어 버리며 살았었다. 자연스럽게 자신감은 떨어지고 자신을 비관하게 되고, 꿈이라는 단어가 두렵게만 다가오기 시작했다. 꿈을 가지는 것조차 겁을 내었었다. 나라는 사람은 꿈을 꾸면 안 될 것 같고 성공한 사람들만의 특권이라고 여길 만큼 자존감도 낮아져 있었다.
꿈이라는 것에 대해 잊고 지내다가도 한 번씩 나와 같은 꿈을 가지는 사람들을 보면 그 사람에게 나를 대입해서 꿈을 이룬 모습을 상상하기도 하고, 꿈을 이루는 사람들을 보면 나도 저렇게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나도 한번 시도해볼까 하는 생각이 들다가도 이내 '나는 할 수 없어, 나 같은 사람이 어떻게 해, 나는 못해'라는 말로 다시 원점으로 돌아갈 때가 많았다. 겁이 많아서 꿈에 대해 용기를 가지고 계속 시도하는 사람들을 보면 부러운 마음이 들었고, 나도 저 사람처럼 빛이 나면 좋겠다는 마음을 가질 때가 많았다.
그렇게 마음속 깊이 꿈꿔왔던 것들을 외면하고 도망치기만 하다 불현듯 떠오른 것은,
사실 나는 그 누구보다 꿈을 꾸고 싶고 열망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저 가사에 꽂혀서 마음에 잔상처럼 남아 아직까지 찾아 듣는 것을 보면 말이다.
나는 여전히 겁쟁이에 나약하지만 시도조차 해보지 않고 겁을 내어서 '나중에 정말 하고 싶을 때 못하게 되면 어떡하지'라는 생각과 '꿈이라는 것을 정말 꾸지 못하게 되면 내가 살아가는 인생에 목적이 분명해질 수 있을까'라는 사고가 들어오니 마음 한 구석이 답답해졌다.
무력하게 방황하고 방향을 찾지 못한 채 길을 잃은 채로 앞으로도 뒤로도 나아가지 않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아무것도 얻을 수 없고 배울 수도 없다는 것을 깨닫고 나니 미련으로 남기 전에 실행해보자 하는 각오가 생겼다. 설령 그게 실패라고 해도 말이다.
먼 훗날 지금보다 나이가 더 자라나 지금을 돌아보며 '그때 할걸, 그때 그냥 해볼걸'이라는 후회를 그때도 하고 있을 거라 생각하니 지금이라도 시도해보자라는 겨자씨만 한 용기가 생겨났다.
너무 많은 생각들을 하지 않고, 성공이란 것에 집착하지 않으며 조금씩 도전해나가서 훗날의 나에게 좋은 경험이었다는 추억을 선물해주고 싶다. 무엇보다 꿈을 향해 노력한 흔적이 내 세월에 묻어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과 함께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에게 최소한의 용기를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기도 하다.
꿈은 그리 대단하지도 거창한 것이 아니었다. 내가 할 수 없다고 여길 때, 남들이 내 꿈에 대해 이상하게 여길까 봐의 두려움 때문에 거창한 것이라고 느껴질 뿐인 것이었다. 꿈은 누구나 꿀 수 있는 것이고 어쩌면 이미 꾸고 있을지도 모른다. 우스운 비유지만 내일 치킨을 먹을 것이다 라는 생각을 가지면 내일의 꿈은 치킨을 먹는 것이 된다. 그것을 이루기 위해서 나는 무슨 치킨을 먹을지, 배달을 시킬 것인지 퇴근하면서 포장해 갈 것인지 선택할 것이고, 빨리 퇴근해서 치킨을 먹기 위한 계획을 세울 것이다. 꿈도 이렇게 꾸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냥 아무렇지 않게 툭하고 튀어나오는 것이라 생각한다. 무엇을 할지, 어떻게 할지라는 과정이 어렵고 힘들 수는 있겠으나 포기보다는 즐거움이 있을 것이다. 치킨을 먹으려는 생각만으로도 행복해지고 힘든 하루 일과를 빨리 마무리하고 싶어 하는 것처럼 말이다.
꿈은 어디에나 있고 언제든 꿀 수 있다는 생각과 이것이 나의 꿈이다라고 인지하는 것부터 최소한의 용기를 내고 있다고 생각한다. 어쩌면 또다시 부정적인 생각들이 온 마음을 잡아먹어 싸워야 하는 날들이 있을 것이다. 그럴 때마다 그 감정의 늪에서 빠져나올 담대함도 필요하다. 생각의 늪이 내가 가진 꿈을 잡아먹지 않게 말이다. 나와 같은 겁쟁이에겐 생각을 최소화하는 것도 빠져나오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