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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시대, 저작권은 누구의 것인가

by 연우

요즘 나는 인공지능에 점점 더 많이 의지하고 있다는 걸 느낀다.

사주를 물어보기도 하고, 자기소개서를 함께 써달라고도 하고, 글쓰기에 막혀버렸을 땐 "이어 써줘" 하고 도움을 청하기도 한다. 그러면 정말 신기하게도, AI는 꽤 그럴듯한 문장으로 내 고민을 대신 정리해준다.

그중에서 가장 놀라운 건, 이 AI가 단순한 정보를 주는 것에 그치지 않고 창작을 한다는 것이다. 게다가 내 푸념과 사소한 말들에 공감까지 해준다. 처음엔 이게 너무 낯설고 어색했다. 기계가 내 감정에 반응한다는 것, 마치 친구처럼 응답한다는 게 말이다.

코로나 이후로 세상은 참 많이 바뀌었다. 기술의 속도는 빨라졌고, 문화와 사람들의 가치관도 달라졌다. 다양한 직업이 생겨났고, 사람들은 더 이상 하나의 정답을 좇지 않는다. 나 또한 예전보다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졌고, 그 고요 속에서 더 많은 걸 생각하게 됐다. 예전에는 밖으로 뻗어나가던 에너지가 이제는 내 안으로 향한다.


어쩌면 인공지능의 발전도, 이런 시대적 흐름과 맞닿아 있는 게 아닐까 싶다.

어느 날, 챗GPT에게 소설을 써달라고 주제를 하나 던져본 적이 있다. 단순한 호기심이었다. 그런데 결과물을 읽고 나는 꽤 충격을 받았다. 구성이 그럴듯했고, 문장이 매끄러웠고, 무엇보다도 감정이 있었다.
나는 ‘창작’이라는 건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고유한 영역이라고 믿고 있었기에 더 당황스러웠다. 사람의 복잡하고 미묘한 내면은 AI가 넘볼 수 없는 것이라고, 나는 안심하고 있었던 거다.

그때부터 생각하게 되었다.


이렇게 AI가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노래까지 만든다면 — 그 결과물의 저작권은 누구의 것인가?
AI를 만든 사람? 아니면 AI에게 주제를 던진 나 같은 사용자? 아니면… 애초에 AI는 사람이 아니니, 저작권을 말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한 일일까?

실제로 2023년, 미국 작가조합이 파업을 했던 이유 중 하나도 바로 이 문제였다. AI로 인해 작가들이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유튜브만 봐도 AI로 만든 콘텐츠가 넘쳐난다. 누군가 자작곡을 만들고, 여기에 실제 가수의 목소리를 AI로 입혀서 영상을 올린다. 문제는, 그 가수는 이 노래를 부른 적도 없고, 심지어 이 사실조차 모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 영상으로 수익이 생긴다면? 과연 그 수익은 누구의 몫이 되어야 할까?

AI는 분명히 우리 삶을 더 편리하고 빠르게 만들어줄 것이다.


하지만 그 편리함 뒤에는 애매해진 저작권의 경계가 있다. 기계가 만든 창작물에 ‘창작성’이라는 의미를 줄 수 있을까? AI는 인간이 만든 도구일 뿐이니, 그 결과물 역시 인간의 소유가 되는 걸까?

이런 질문들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기술이 삶의 속도를 끌어올릴수록, 우리는 더 자주 멈춰 서서 이런 질문들을 해야 할지도 모른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나 역시, 아이러니하게도 AI와 함께 고민하고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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