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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투빈대디 Mar 09. 2019

<평균>에서 벗어나는 것이 두려운 이들에게

평균 안에 드는 것이 성공의 조건일까?



평균 안에 든다는 게 참 어려운 것 같아요.


며칠 전 둘째 딸이 내게 한 말이다. 자신을 포함해서 자기 또래의 많은 친구들이 평균에서 벗어날까 봐 전전긍긍한다고 한다. 평균에서 벗어나면 곧 인생의 낙오자가 될 것 같아란다. 어릴 때부터 경쟁에만 익숙하게 자라온 터라 그런 마음이 더 큰 건 아닐까 생각된다.


예전엔 나도 그런 생각을 할 때가 많았다. 그런데, 세월이 지나 해답지를 보고 나니 생각이 달라졌다.


성공이란 것이 한 가지로 규정할 수는 있는 것이 아니지만, 자기 분야에서 성공했다고 평가받는 많은 이들은 모두, 각기 평균과는 거리를 둔, 남들과 다른 무엇인가가 있다. 



나는 딸에게 나의 한 친구의 얘기를 들려주었다. 그 친구는 내가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하는 나의 가까운 친구이다.


그는 시골 출신에, 가정형편이 어려워 상고에 진학하였고, 대학에 가지 않고 고교 졸업 후, 곧바로 사회에 뛰어들었다. 공부도 좋아하는 편이 아니었고, 외양도 왜소한 편에 속했다. 소위, 외적으로는 불리한 조건들을 다 갖춘 셈이었다.


그 친구는 고교 졸업 후 1년도 지나지 않아서 자원입대하더니, 제대 후 곧바로 직업세계로 뛰어들었다. 그는 말단 영업사원으로 시작해서 지금까지 30년이 넘도록 한결같이 영업분야에서 일하고 있다. 현재는 꽤 규모 있는 영업 유통회사의 대표이사로 일하고 있다.


그 친구는 매일 그날의 중요한 사항이나 새로 만난 고객의 특징을 간단히 메모해 놓는다고 한다. 그리고 그 고객을 다시 만날 땐 언제나 먼저 메모한 것을 확인한 후에 만남의 자리에 나간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고객들은 그를 대단한 기억력을 가진 사람으로 착각한다고 한다.


그 친구가 술자리에서 내게 말한 적이 있다. 영업직 일을 시작한 이후 지금껏 30년이 넘도록, 업무의 성격상 거의 매일 술을 마시고, 다음날이면 아침 일찍 일어나 일과를 시작하지만, 메모를 하고, 그것을 읽고 나가는 것을 빠뜨린 적은 한 번도 없다고.




그 친구의 이야기를 딸에게 들려준 이유는, 평균에 벗어난 출발선에서 시작했지만, 그것을 자기만의 방식으로 극복해 내면, 성공이란 결과도 자연스레 만들어지더라는 말을 하고 싶어서였다.


그 이야기를 들은 우리 딸, 그건 아주 특별한 케이스에 속한 것이 아니냐고 물었다. 그런데 그렇지가 않다. 내 주변 다른 친구들을 보더라도 이런 비슷한 사례는 많다.


많은 젊은 친구들이 평균의 범위에 속하지 못할까 봐 걱정한다지만, 과연 평균에서 벗어나면 그 인생이 결과적으로 실패하는 걸까? 반대로, 평균에서 벗어나지 않으면 그 인생은 결과적으로 성공하는 걸까?


죽자 사자 공부해서 괜찮다는 대학에 진학하여 졸업하고, 사람들이 들으면 알만한 그런 좋다는 회사에 입사한다. 회사에서 청춘과 인생 황금기의 전부를 다 쏟아붓고, 사십 대 중후반에 접어들면 회사에서 명퇴의 기로에 서게 된다. 그 고비를 어렵게 넘기고 나면 오십 대에 퇴직을 하게 되고, 퇴직하고 나면 앞에서 기다리고 있는 또 하나의 30년을 걱정해야 한다.


이것이 평균에서 벗어나지 않고 모범적으로 지켜낸 보통사람들의 인생 여정이라 할 수 있다.


이런 인생을 성공한 인생이라 말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그것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도 많다. 특히나, 역동적인 남과 다른 인생을 꿈꾸고 있을 많은 청춘들의 눈에는 그냥 평범하고 지루한 인생으로 보일 것이다. 


그렇다면 평균이 곧 성공으로 가는 길을 열어주는 열쇠라고 말하기는 어려운 것이다. 지금 이 시간에도 평균에서 벗어날까 봐 전전긍긍하는 이가 있다면, 그는 필요 없는 고민을 하고 있는 것이다.


위에서 말한 평균의 삶을 두고, 딸은 슬픈 이야기라고 하였다. 

그러면서, 나에게 물었다. 그리고 나는 대답했다.

Q: 아빠, 그러면 성공한 인생을 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A: 네가 성공을 원한다면 오히려 평균에서 멀리 벗어나야 한다.


역설적이지만, 

평균에서 벗어나야 진짜 인생의 길이 보인다. 평균에서 벗어나야 남다름을 갖게 되고, 그것으로 인생의 성공을 추구할 수 있게 된다.


분명, 사회는 경쟁의 세계이지만, 그 경쟁은 평균에 속하려는 것이 아니라, 평균에서 벗어나려는 다툼이어야 한다. 



나는 딸이 자신이 무슨 일을 하고, 어떤 인생을 살아갈지 고민할 때, 이렇게 말했다.



평균의 눈에서 벗어나, 

평균과 다른 눈으로 

다시 주위를 둘러보면 좋겠다.






2019년 3월, 인턴 '투빈대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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