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마, 회사에서 비밀은 없어!
회사 시간의 마법
“조금만 기다려봐요, 회사엔 신기한 시간의 마법이 있어요.”
동네 공원을 함께 걷다가 한 청년이 내게 넋두리를 늘어놓길래 내가 그에게 한 말이다. 그 청년이 한 넋두리의 대강은 이렇다. 회사에서 혼자서 열심히 몇 날 며칠을 작업하여 중요한 발표자료를 만들었는 데, 정작 발표는 상사가 하게 되었고, 발표 결과는 성공적이어서 발표한 상사는 큰 칭찬을 받았다. 그런데 그 청년에게 돌아온 것은 ‘수고했어요~’라는 발표한 상사의 한 마디였다고 한다. 그것이 그에게는 박탈감으로 다가온 것 같았다.
나는 그의 말을 듣고 한 참 뜸을 들이다 입을 열었다.
"지금은 당신의 노고를 아무도 모르는 것 같지만, 조금만 기다리면 다 알게 될 거예요. 시간이 좀 필요할 뿐입니다."
"어떻게요?"
"오늘 발표 자리에 있었던 사람 중 한 사람이라도 그 자료를 발표자가 직접 만든 것이라 생각한 사람이 있을까요?"
"아마도 없을 거예요.'
"당연하죠. 누군지는 모르지만 작성자가 따로 있을 것이란 건 모두 다 알 것이고, 그 작성자가 그 부서 직원이란 것도 알겠지요."
그리고 계속 내 경험담을 늘어놓았다.
"처음엔 어느 부서의 누군가에서, 나중엔 그 부서에선 누구로 바뀌게 됩니다. 그렇게 범인(?)은 차차 밝혀지게 되더라고요. 그것도 타이밍까지 맞추어서, 신기할 정도로."
그렇게 말하며 나는 그에게 그냥 저축 하나 해 놓았다고 생각하고 기다리면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 가지를 덧 붙였다.
"회사에서 부하나 후배를 진정으로 자신의 윗사람에게 칭찬이나 자랑해 주는 상사나 선배를 찾기가 쉽지 않아요. 그 회사도 비슷하지 않나요?"
"예, 그런 것 같아요."
"왜 그런 것 같아요?"
그가 머뭇하기에 내가 바로 자문에 자답을 했다.
"그런 칭찬은 자기 실력과 입지에 대한 자신감이 큰 사람 만이 할 수 있기 때문이에요."
그러면서 회사 내 상사나 선배의 그릇이나 수준을 그것으로 평가하면 대충 맞을 거라고 말했다. 그리고 나는 그가 부하나 후배를 진정으로 칭찬할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사실 회사 생활에서 억울함이나 불합리를 만나는 경우는 많다. 그리고 나를 무대 위로 올려 주지 않는 상사나 선배가 야속할 때도 많다. 그것도 바로 위가 아닌 한참 위인 상사가 그런 경우에는 이해하기가 어렵다.
그런데 이런 일은 빈번하고 자연스러운 세상 풍경이다. 하지만 세상에는 아니 회사에는 시간이라는 마법사가 존재한다. 숨기고 감추었던 것들도 시간이 지나면 언젠가 자연스럽게 밖으로 모습을 드러낸다. 시간이 마법을 부리는 것이다.
나는 그에게 몇 마디를 덧붙이며 그와의 산책을 마쳤다.
"조급하면 지는 것입니다.
시간의 마법을 믿고 자신의 일을 하면 돼요.
시간이 불편한 것들을 제 자리에다 가져다 놓을 겁니다."
그의 얼굴이 조금은 밝아진 것 같았다.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