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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이런 곳이 참 좋다!

걷다 보면 저절로 시인처럼 되는 곳

by 투빈대디



봄이 너무 좋아 집을 나섰다.


지하철역에서 나와

오늘 내가 만나기로 한 길로 접어든다.


수백 살 나이 먹은 고색 성곽이

편안한 울타리가 되어준다.


성곽 아래에는

걷기 딱 좋게 잘도 다듬어 놓은

흙길과 돌길이

번갈아 가며 이어진다.


그 길 아래로

지금 사람들이 사는 모양 많은 집들이

옹기종기 얼기설기 모이고 엮여서

길 아래 세상을 보여준다.


그 길가에는

봄색 풀과 봄색 꽃들이 줄을 서서

가는 이의 걸음을

멈칫멈칫하게 한다.


경사가 시늉만 내고 있는

평평한 그 길을 걷다 보면,

어느 결엔가 걷는 이의 마음에

평온을 담아준다.


어떤 이는 운동삼아 그 길을 걷고,

어떤 이는 산책 삼아 그 길을 걷지만,

걷다 보면 걷는 이들의 표정은

닮아져 있다.


오래전 서울의 향기가 남아있고,

격조의 미가 느껴지는,

그렇게 시간과 멋이 버무려진

그곳은 운치가 있다.


그곳 그 길에는

여유라는 행운이 있다.


그곳은

한양도성의 낙산 길이다.




그 발걸음을 따라가면

걷는 이의 짧은 여행도

영화 같은 여정이 된다.

한양도성_낙산구간99.png

https://youtu.be/OIF6mvK5UoU

(영상제대로 보려면: 링크 후 화면에서 [설정]/[화질]/[2160p]로 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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