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젤 맛있는 참치
며칠 전 나는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참치를 먹었다.
엊그제 용산에 있는 꽤 오래된 전통을 가졌다는 참치집에서 저녁을 먹었다. 특별한 저녁식사였다. 둘째 딸이 예약해서 나와 집사람 그리고 큰딸까지 온 식구를 초대한 자리였다. 취준생이던 딸이 취직을 하여 첫 월급을 탄 날이었다. 딸은 그런 자리를 꼭 한번 만들고 싶었다고 했다.
그 날 사실 난, 음식이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도 모르고 그냥 먹었던 것 같다. 그리고 눈가에 맺히는 물기를 감추려 애를 써야만 했다. 그런데도 그냥 맛있다는 느낌뿐이었다.
나와 함께 온 식구들도 행복을 즐겼다. 그 날의 참치는 내게 만족도 100점의 최고 중 최고였다. 딸에게도 그랬을 것이다.
한 달 전쯤 딸이 입사 합격통지를 받았다. 수 십 번 넘게 입사지원서를 내고, 수도 없이 면접을 보았으나, 합격통지를 받은 적이 없었는 데, 이번에는 용케도 마지막 관문까지 통과한 것이다.
그런데 딸이 일 순위로 원하던 업종과 분야와는 거리가 좀 있다. 다만 직무가 비슷하고 회사가 크고 튼튼하다는 것을 딸은 만족 요소로 삼는 것 같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딸이 첫 번째로 우선해온 업종과 직무는 먹거리 분야 기업의 마케팅 직무이다. 그러나 이번에 입사한 곳은 직무는 마케팅이 맞는 데, 분야가 금융기업이다. 한 가지만 충족하는 조건이었다.
딸은 우선 회사에서 경험과 경력을 쌓으면서 차분히 더 고민해 보겠다고 했다. 나도 그 의견에 동의했다.
그리고 한 술 더 떠서, 딸에게 나의 생각을 말했다.
' 한 번만에 바라던 바를 다 충족할 수 없다면, 단계적으로 가는 것도 좋다.'
먼저, 원하는 조건 중 일부라도 충족하는 직장이라면 우선 취직하여 경험을 쌓아 가자. 그러면서 자기가 가장 하고 싶었던 일에 대해서는 다른 차원으로 병행하여 접근해 보자.
오프라인이 아닌 온라인으로 접근을 해 보는 것이다. 퇴근 후 그리고 휴일 시간을 이용하여 바라던 분야의 일과 아이디어를 현실로 만드는 방법을 찾아가는 것이다. 지금 시대에서 찾을 수 있는 현명한 접근이라고 생각한다.
온라인으로 못할 것이 없는 사이버 시장의 세상이다. 구태여, 회사를 퇴사하고, 전일 전업 방식으로, 사무실을 얻고, 사람을 채용하여, 일을 시작할 이유가 없다.
오히려,
안정된 회사를 그대로 다니면서,
낼 수 있는 자유로운 시간만을 이용하고,
온라인 위에 회사를 설립하여,
혼자서 시작하거나
뜻이 맞는 분야별 전문가 친구들과 온라인 공동작업을 하는 방식으로,
일을 시작하면 된다.
이런 접근이 전통적인 방식보다 장점이 많다. 특히, 이 시대에는.
기존 회사를 계속 다니므로 안정된 수입을 유지할 수 있다.
혼자서 라도 쉽게 시작을 할 수 있다. 오프라인 공간이나 장비 또는 지원인력이 필요없다.
분야별 전문가들과 동업을 시도하기가 쉽다. 동업할 전문가들도 현업을 유지하면서 동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성공 가능성이 손에 잡힐 때, 전업 형태로 변경하면 된다.
결국 사업 성공 가능성이 훨씬 높다. 안정된 위치가 유지되니 더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아이디어와 선택이 가능해진다. 전문가들과 함께 일을 하니 실패 가능성은 훨씬 낮아진다.
이렇게 나는 딸에게 이 시대니까 가능해진 온라인 투잡(online two job) 전략을 권했다.
그리고 두 번째 잡이 결국은 첫 번째 잡이 되도록 만들면 좋겠다고 했다. 두 번째 잡이 딸이 늘 원하던 일이기 때문이다.
영원한 직장은 달나라에서 찾아야 한다. 유튜브 위에 일인 미디어가 우후죽순처럼 등장하듯이, 온라인에 터 잡은 일인 회사가, 소수 전문가들의 코워크 회사가, 앞으로의 대세가 될 것이다.
회사보다는 자신을 우선하는 접근이 장기적으로는 '정답'이 될 것이다.
그리고 온라인 투잡의 경험과 지식이 지금 다니는 회사에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더 창의적이고 더 다양한 온라인 투잡에서의 경험은 지금 회사의 업무를 하는 데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아무튼, 회사가 내게 기대하는 역할과 업무를 충분히 소화할 수 있으면 되는 것이고, 더 높은 업무의 효율과 품질을 내면 되는 것이다. 투잡의 경험이 그것을 선물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만약 온라인 투잡을 선택한다면,
자신에게 당당해도 좋다.
충분이 회사나 나 모두에게 긍정적 시너지를 줄 수 있으니 말이다.
나는 딸이 이러한 실험적 접근을 이른 시간 안에 현실로 만들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오프라인 첫 번째 직업과 온라인 두 번째 직업의 비중이 역전되는 그날을 기대한다.
지금 위치가 취준생이든 직장인이든, 온라인 투잡 전략은 모두에게 유효하며 유익할 수 있다.
진지하게 자신의 투잡 전략을 세워 보기 바란다.
그것이 후회 없는 직업인이 되기 위한 또 하나의 옵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