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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투빈대디 May 11. 2021

아름다움을 남달리 즐기는 법

서울창포원을 걸으며 춤을 추었다


며칠 전 5월 5일 어린이날이었다.

요즘 나는 연녹색으로 가득 채워진 봄의 세상을 담고 싶어 바쁘다.


여기서 조금만 지나면 연녹색은 사라지고 짙푸른 녹음으로 바뀌게 된다. 겨우내 기다렸던 이 시기에 한 장면도 놓치고 싶지 않다.


나이 들어 처음으로 유튜브를 시작하면서부터 그 욕심이 훨씬 심해졌다.


전에는 눈에 담고 마음에 새기는 것이 목적이었다면, 지금은 카메라의 시각으로 모습을 담고, 거기에 내 마음을 섞어 편집을 해서, 다른 이들이 볼 수 있게 유튜브에 올리는 것 까지가 목적지이다.


이러다 보니, 계절을 느끼는 것, 풍경에 다가가는 것, 가까이서 나누는 교감까지 모든 게 달라졌다.

    

비즈니스를 그만두고, 무엇인가 긍정적으로 시간을 보낼 방법을 고민하다가, 우연히 서울시 50플러스라는 기관에서 주관하는 유튜브 강좌를 발견하고 그 강의를 듣게 되었다. 약 두 달간 일주일에 두 번의 강의를 한 번도 빠짐없이 흥얼거리며 즐겼다.

 

그 과정이 끝나고 지난해 4월부터

거창하게 표현하면 ‘유튜브 크리에이터’의 길을 시작하였다.


일 년 남짓 이 활동을 하다 보니,

어느덧 유튜브에 올라간 내 영상이 오십 편을 훌쩍 넘었다.


아마추어의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였지만,

나름 경험이 축적되면서 스스로의 평가로는 조금씩 작품의 질이 좋아지고 있는 것 같아 종종 뿌듯함을 느끼곤 한다.     


옆 가지로 샌 이야기를 되돌리면,

어린이날 이른 아침,

북한산과 도봉산이 손에 잡힐 듯 가까이 있는 곳에 위치한 서울 끝자락 도봉구 ‘서울창포원’을 찾았다.


지하철 도봉산역 2번 출구를 나오자마자 바로 마주하게 되는 곳이다.     


이 서울창포원은 백여 종이 넘는 붓꽃들과 다종 다양한 풀들이 여러 개의 연못들과 어우러져 특별한 풍경을 만들어 내고 있는 붓꽃 정원이다.


그런데 서울창포원에서 ‘창포’는 우리 어릴 적 듣던 ‘5월 창포물에 머리를 감다’에서 나오는 '창포'와는 전혀 다른 풀인 붓꽃을 의미한다고 한다. 나도 이번에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이다.    


서울창포원 입구에서 조금 걸어가니 소담한 연못이 주변의 연녹색 풀들을 끼고 나를 새초롬히 맞이해 주었다.


어릴 적에 ‘듬봉’이라 불렀던 정도의 작은 연못이지만, 차분하게 가라앉은 물 위로 '서울창포원'이란 하얀 간판이 되비치고 있었다.


너무 아름답다고 밖에 표현할 길이 없었다.


그것들을 소중히 영상에 담고 나서 나는 계속 걸었다.     


참고로, 내가 만든 유튜브 채널은 ‘혼자걷다보면’이란 이름으로, 계속 걸으면서 세상을 만나고 그 세상을 영상에 담아 유튜브에 올린다.


그러다 보니 나는 언제나 멈추지 않고 걷는다.

나의 유튜브 활동은 촬영 작업이자 걷기 운동이다. 촬영하는 만큼 많이 걷는다.

이게 내가 워킹투어(walking tour)를 주제로 삼은 중요한 이유 중 하나이다.     


그날도 서울창포원을 걸으며, 수없이 많은 좋은 것들을 만났다.


물 위로 수생식물 이파리들을 띄운 채 있는 연못들, 사방에서 뽐내고 있는 수많은 풀잎들의 다양한 자태들, 혼자서 외롭게 산책을 즐기고 있는 왜가리 한 마리, '뚜벅뚜벅' 기분 좋은 발소리를 박자처럼 내어주는 연못 위를 가로지른 나무다리들, 그리고 오늘따라 세차게 부는 바람을 타고서 흔들흔들 신나게 춤을 추고 있는 키 큰 나무들 등 등.     


온통 눈을 어디다 둘지 모르게 하는 풍경들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그 특별하게 아름다웠던 곳,

서울창포원을 걸었던 작은 여행기를

독자분들에게도 전하고 싶어 영상을 남긴다.


글과 영상은 각각이 가진 특성대로

각기 다른 감동을

세상에 전한다.


이 둘을 함께 즐겨 보시기 바란다.     


https://youtu.be/bdgG58GDa-0

제가 만든 유튜브채널 [혼자걷다보면]의 영상 중 하나입니다.

채널URL: https://www.youtube.com/channel/UCkkaKQFbrCbE_sSmnmr-QC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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