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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투빈대디 Sep 04. 2021

당산철교 위 출퇴근길 지하철 창밖 풍경 속으로

이렇게 아름다운 것들을


지하철로 출퇴근을 하다 보면, 어느 구간을 지날 때면 언제나 갑작스레 창밖이 훤해지고 잠깐 동안 핸드폰 통신이 끊긴다. 그때에 맞춰 나의 눈길도 훤해진 창밖으로 향한다. 널따랗게 펼쳐진 한강 물길과 시원스레 열려있는 한강 하늘이 지하철 안 서있는 사람들 사이를 뚫고 내 눈 속으로 깊숙이 들어온다. 거기에 강변 한쪽의 푸른색 숲들이 곁들여져 한 폭의 커다란 사진을 완성한다.


와~ 이쁘다~

절로 나오는 감탄을 삼킨다.

다만, 그 멋진 파노라마가 너무 빨리 지나가버리는 것이 못내 아쉽다.


내가 하루에 두 번 지하철 2호선을 타고 합정역과 당산역 사이의 한강을 오가는 순간에 만나는 특별한 장면이다.


그 순간엔 언제나 다짐하곤 했다. 저곳을 직접 걸으며, 다리 위 눈이 부시게 하는 태양, 그것과 어우러진 하늘 전경, 그리고 시시각각 햇살이 빗어낸 한강 물빛을 만나보겠다고. 순식간에 내 눈길과 마음을 삼켜버리는 저 풍경 속을 두발로 만나보겠다고.


오늘 주말 아침 드디어 그곳을 향해 출발했다.

그런데 아쉽게도 당산철교에는 내가 걸을 인도가 없었다. 


하는 수 없이 당산철교와 나란히 하고 있는 양화대교로 발길을 돌렸다. 

7월 중순 토요일 아침 6시 30분, 나의 여름날 아침 당산철교 풍경 속 기행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철교 위로는 벌써 아침 해가 중천에 떠 있고, 햇빛을 품은 여름날 아침 하늘이 멋진 모습으로 나를 맞이해주었다. 그리고 그 하늘과 맞닿은 당산철교 아래로는 잔잔한 한강의 물결이 넉넉하게 흐르고 있었다.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마포구 합정동 쪽에서 시작한 나의 걷기는 널따란 한강을 건너서 영등포구 양평동 쪽의 양화대교 남단에 이르러 다리 밑으로 이어졌고, 다리 아래 한강공원의 강변 풍경은 다리 위에서 와는 또 다른 모습을 보여 주었다.

뿐만 아니라, 다리 위의 시끄러운 차 소리에 멍멍해졌던 귀속을 찰랑거리는 파도소리가 시원하게 씻어주었다. 


그곳에 있는 것만으로도 가슴속에 묵혀있던 근심 걱정들이 모두 날려가는 것 같았다. 


이렇게도 아름다운 곳을,
매일매일 그냥 그냥
지나치고 있었나 보다.



내가 놓쳐왔던 그 아름다움을 짧은 영상에 꼬옥 담아 보았다.

https://youtu.be/ShNDjiO0Ps0





유투버 '혼자걷다보면', 나의 또 다른 이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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