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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도 '절친'이 있으면

'회사 절친'이 필요한 이유와 조건

by 투빈대디


얼마 전 한 젊은 직장인으로부터 받은 질문,

‘회사생활에서 꼭 필요한 것 하나를 꼽는다면?’


그 질문에 대한 나의 답변은,

'세상을 살면서 마음이 통하는 친구가 필요하듯이,

회사생활에서도 생각을 나누는 절친한 친구,

즉 '회사 절친'이 필요하다'

였다.


그 회사 절친은 동료 그룹보다는

한두 단계 정도 선배 그룹에 속하면 더 좋다.

동료 그룹은 도움이 필요할 때 경쟁관계에 놓이거나 같은 처지에 놓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회사 내 친구가 정말로 필요한 때는 언제일까?

물론, 평상시 같이 잡담을 나누거나, 퇴근 후 술 한 잔 같이하는 그런 회사 친구가 필요할 수 있다.

그리고 그런 친구를 회사 안에서 만드는 것은 그렇게 어렵지는 않다.


그러나 내가 여기서 말하는 회사 친구는 절친으로 소개할 수 있을 만큼 속이 통하는 친구를 말한다.




그런 회사 절친은 이럴 때 필요하다.



첫째, 본인이 진급이나 포상의 당사자가 된 때이다.


특히, 회사의 고위직으로 진급할 대상이 되었을 때가 그렇다.

통상 고위직 진급은 근무성적, 업무역량, 주변의 평판 등과 최고경영자의 주관적 평가가 합쳐져서 결정된다.

이때가 되면 열심히 본인을 어필해야 하는 건 당연하다.


그러나 그때가 되면,

당사자인 본인의 입은 닫히게 된다.


당사자가 자신을 선전하는 것은 어렵다.

또 표 나게 적극적 움직임을 갖기도 어렵다.

본인이 어떤 사람인지, 어떤 역량을 보유했는지, 어떤 업적을 이루었는지, 그리고 왜 본인이 이 진급이나 포상의 최적임자인지를 설득력 있게 그리고 다양한 루트로 전달해야 하는데,

본인은 그 역할을 하기가 어렵다.

당사자이기 때문이다.

말을 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나기 쉽다.


그래서,

그 역할을 대신해줄 친구,

나를 깊숙이 이해하고 알고 있는 친구가 필요하다.

그 친구가 나를 대변하고 옹호하는 일을 해 주어야 한다. 그건 회사 내부의 절친이어야 가능한 일이다.


둘째, 본인이 징계나 벌의 당사자가 된 경우이다.


진급이나 포상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본인이 징계나 벌의 대상이 되는 경우도 역시,

당사자인 본인의 입은 열기가 어렵다.

본인의 말은 변병이나 핑계로 치부되기 쉽기 때문이다.

그런 역할은 역시 회사 절친이 해 주어야 한다.

그런 친구가 없는 사람은 어려움을 겪게 된다.



이 처럼 회사생활에서 절박한 시점에 회사 절친의 중요성을 절감하게 된다.


그런데,

이 회사 절친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그리고 아무나 알고 사귄 시간이 길다고 절친이 되는 것도 아니다.




그렇다면,

회사 절친은 어떻게 만들어지는 걸까?



첫째, 회사관, 세계관이 통해야 한다.


회사를 다니는 이유, 회사를 바라보는 시각, 회사생활에서 추구하는 목표 등 회사에 관한 생각이 비슷해서,

소위 ‘잘 통하는 사이’ 여야 한다.

그냥 좋은 감정적 동질감만으로는 부족하다.

이성적 동질감이 필요하다.


둘째, 같이 추구하는 무언가의 공유 경험이 필요하다.


회사 안에서 공식적이든 비공식적이든 무엇인가를 같이 추구하면서,

고민을 같이 나눈 경험이 필요하다.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같은 문제로 고민해보고, 같이 성취하거나 좌절해 본 공통의 경험이 필요하다.

경험의 동질감이 필요하다.


셋째, 깊은 대화의 시간이 축적되어야 한다.


그것이 무엇이 되었든 두 사람 사이에 깊이 있는 대화의 경험들이 많이 축적되어야 한다.

대화의 깊이는 상대에 대한 이해의 깊이를 결정하고,

대화의 시간은 익숙함과 친밀함의 폭을 결정한다.

대화를 통한 동질감이 필요하다.



위에서 말한 것들이 확보될 때,

나와 친구 사이에는 단단한 신뢰가 형성되고,

그 신뢰가 뒷받침되면 절친이 앞으로 나서서 나를 얘기하는

리스크를 기꺼이 감당하게 된다.




지금 회사생활을 하고 있지만

아직 회사 절친이 없다면,

지금부터라도 회사 절친 만들기 작업을 시작하자.

나와 정말 잘 통하는 회사 친구 하나를 만들어보기 바란다.


인생살이에서 절친이 있는 사람이

행복할 가능성이 높듯이,


회사에 절친이 있는 사람이

바라는 회사생활을 할 가능성이 높다.


스스로 에게 질문해 보기 바란다.

'나는 과연 회사 절친이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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