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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와 '시작'이 있는 대화가 준 것

청년과 만나 만나는 것

by 투빈대디




어제는 퇴근길에 오랜만에 친구와 만나 치맥 한잔을 했다.

얼굴 좋네~ 더 젊어진 것 같다~

친구가 덕담을 던졌다.


그런가? 젊음도 전염되나 봐~

내가 한 응답이다.


구청에서 청년 일자리 매니저 직무를 수행하고 있는 내가 주로 하는 일은 청년들과 대화하는 것이다.


청년들과 대면이나 비대면으로 만나서, 상대 청년의 장점을 꼭 집어내어 칭찬으로 말문을 연다. 그러면 어느새 청년의 어깨도 얼굴도 펴진다.


그렇게 시작된 대화는

청년들의 고민과 생각을 가슴으로 들어주고,

청년들과 질문과 대답을 진지하게 주고받는다.

그렇게 우리의 대화는 흘러간다.


나는 그런 청년들과의 대화를 즐긴다.

그리고 그 시간은 언제나 내 가슴에 소소한 '보람'이란 걸 안겨준다.


청년들과의 대화가 내게 주는 것은 그것만이 아니다.



청년들과 나누는 대화는


첫째, 미래를 이야기한다.

청년들과 나누는 주제는 늘 내일이고 미래이다. 청년들이 미래를 이야기하는 것이야 당연하고 자연스럽다. 그 덕분에 나는 청년들과 미래를 얘기하며 저 구석의 앨범 속 나의 오래된 청춘시절의 미래도 소환해 본다.


둘째, 도전을 이야기한다.

내가 늘 청년들에게 권하는 것이 도전이다. 어려워 보이고 부담스러워도 일단 도전해 보자고 한다. 도전이야 말로 청춘과 잘 어울리기 때문이다. 청년들과 도전을 이야기하다 보면, 나의 심장 박동도 목소리도 달라진다. 그 순간 나는 이미 젊음에 전염된다.


셋째, 장기전략을 이야기한다.

시간 부자인 청년들에게는 1년, 2년이 아니라, 몇 년, 몇십 년 후를 바라보고 하는 선택과 행동이 어울린다. 단기가 아닌 장기적인 비전, 계획, 전략이 청년들과 어울린다. 그들과 '장기'라는 긴 시간을 펼쳐놓고 이야기하다 보면 저절로 가슴을 쫙 펴고 있는 나를 본다.


넷째, 시작을 이야기한다.

청년들에게는 무엇이든 시작인 경우가 많다. 청년들은 무엇이든 하고자 하는 것을 찾아내면 결심하고 시작하면 된다. 시작할 것을 권하고, 시작과 관련된 것들을 이야기할 때면, 나의 예전 시작의 시절도 떠오른다. 그래서 시작은 생각만으로도 젊음을 느끼게 한다.




청년이라면 누구나 꿈꾸는 미래를 그리며, 그 미래에 이루고자 하는 것을 향해 도전하고, 그 도전의 성공을 위해 먼 훗날까지 염두에 둔 계획을 세우며, 그것에 맞는 행동을 시작할 특권을 가지고 있다.


요즘 시대가 청년들의 이런 특권을 많이 앗아간 듯 하지만, 내가 만나 본 이 시대의 청년들은 모두 예전의 청년들과 다름이 없다.


오히려 더 철저하게 더 인내하며, 미래, 도전, 장기, 시작 등의 단어들이 자신들과 어울리게 만들어 가고 있다.


나는 그들과 이야기를 하고 나면 늘 그 청년들의 아름답고 당당한 청춘에 대해 뿌듯한 감탄과 감사를 느끼곤 한다.


이처럼, 청춘은 언제나 청춘 자체의 강렬한 향기를 풍기고 있어서, 청춘 그 곁에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젊음에 전염되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젊음의 강한 전염성' 때문이다.


청년들에게는 도전과 시작을 위한 격려가 필요하고, 나에게는 청춘들과의 만남이 필요하다.


나는 젊음에 전염되고 싶다.



출근길 지하철에서 해 본 이런저런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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