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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투빈대디 Mar 22. 2022

'강제휴가 7일'의 독후감

자가격리자의 행복



마음이 가라앉지 않고 들떠서 두근거리는 느낌을 ‘설렘’이라 한다.


일주일의 강제휴가(?)를 무사히 마치고 오랜만에 출근길을 나서며 내가 만난 첫 감상이다.


요즘 유행(?)한다는 일주일 자가격리를 이제 막 끝냈다. 다행히도 나는 집사람, 막내딸과 함께 세 식구가 동시에 격리에 들어갔다.


일주일 동안이나 세 식구가 함께 집안에서만  온종일 같이하기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래서 그랬을까? 마치 일주일 짜리 가족여행을 온 것 같기도 했다. 특히나 딸내미와 언제 이런 기회를 갖겠는가?


살면서 지금까지 이렇게 일 생각 하나 없이 아무 걱정도 하지 않고 일주일 휴가를 보낸 적이 있었을까?


세 식구가 각자의 스크린으로 각자 좋아하는 영화나 드라마를 각자의 취향대로 즐겼다. 나중엔 지겹기까지 했지만 나름 그 재미도 쏠쏠했다. 그렇게 밤 깊도록 각자 놀다가 창밖이 환해질 때까지 늦잠을 자는 시간 떼부자의 여유도 오랜만에 마음껏 즐겼다. 킬링타임으로는 최고였다.


막내딸은 틈틈이 외부로 각종 배달음식과 간식거리를 주문했고, 밖에 사는 큰딸은 이것저것 다양한 포장음식과 요릿감을 위문품(?)으로 보내왔다. 그러니 우리 집 식탁은 날마다 다양한 메뉴로 채워질 수밖에.


그렇게 행복(?)하게 일주일을 보냈건만, 집 밖 출근길은 가슴까지 관통하는 상쾌함이 함께했다. 좋았다 하지만 그래도 그 강제휴가보다는 자유로운 바깥세상이 좋은 건 어쩔 수 없나 보다.


그래도,

“다시 이런 휴가를 얻기는 어렵겠지?”

"아마도 금방 그리워질 것 같다. 그 일주일이."



그리고,

지금 이 시각 자가격리를 시작하는 분들의 행복을 응원한다.




<자가격리 일주일 후 출근길 지하철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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