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이었다. 오랜만에 오프라인 강의를 들을 기회가 있었는데, 며칠간 계속된 여러 강의 가운데강한 인상을 준 젊은 강사가 있었다. 강의가 끝나고 그 강사와 명함을 주고받으며 잠깐 동안 이야기도 나누었다. 그렇게 알게 된 그 젊은 강사는 나중에 알고 보니 한 회사의 대표였다.
어찌어찌하여 그 젊은 대표와는 작은 연결이있었고, 그 와중에 며칠 전에는 그의 당면한 고민을 듣게 되었다. 나는 그의 질문에 카톡 문자로 대답을 대신했다. 간단히 몇 마디 전하고 싶어 시작한 문자가 장문의 편지가 되어 버렸다.
대표님, 새로운 한 주가 시작되었네요.
아침 출근길에 생각이 났어요, 며칠 전 대표님과 전화로 나누었던 이야기와 대표님이 던진 질문이.
어쭙잖고 쓸데없는 오지랖이지만, 망설이다가 고민하는 대표님을 응원하고 싶어서 몇 마디 전합니다. 그냥 인생을 먼저 걷고 있는 사람이 하는 노파심 정도로 받아주면 좋겠습니다.
바로 방향을 결정해야 할 그 일을 어떻게 하면 좋을지 제 의견을 물으셨지요? 제 대답은 몇 개의 질문으로 대신하겠습니다.
"왜 비즈니스 마인드라 할까요?"
비즈니스는 비즈니스로 대해야 한다고 합니다. 기업 비즈니스는 결국 회사의 이익이 그 결론이지요. 그러니 당연히 이익창출 여부와 그 크기를 놓고 결정하면 되지 않을까요? 물론 그 이익에는 금전적 이익, 관계적 이익, 파생적 이익 등 직접 이익과 간접 이익이 다 포함되겠지요. 그것들을 손익 저울 위에 하나씩 올려 보시고 비교해 보기 바랍니다.
"오너가 다른 점은?"
도전적 선택, 리스크가 큰 선택 등은 오너와 리더 만이 할 수 있습니다. 조언자나 직원은 오너와 의견을 나눌 때면 대체로 방어적이고 안정지향적인 제안을 하기 마련입니다. 그것이 그들의 입장에서는 안전한 답이니까요. 결국, 도전과 위험의 감수는 오너의 몫입니다. 실제로 컨설팅을 많이 받는 경영자나 기업은 안정적, 방어적 의사결정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조언은 누구든 할 수 있지만, 듣고 결정하는 사람은 오너나 리더뿐입니다.
"기회라는 것의 얼굴은?"
기회를 호기로 만드는 것은 본인입니다. 기회는 내가 잡지 않으면 그냥 지나갑니다. 기회라는 놈은 발판을 삼을만한 실마리 기회(미래에 가치 실현), 직접적 이익을 가져올 기회(현재에 가치 실현), 위험이란 뒷면을 가진 기회(앞뒤가 다른 가치 병존) 등 여러 얼굴로 존재합니다. 기회는 하나씩 하나씩, 앞과 뒤를, 가까이에서도 한번 멀리에서도 한번 면밀히 살펴봐야 합니다. 기회의 진짜 얼굴을 찾아내야 합니다. 그래서 기회인지 위기인지를 구별해 내야 합니다.
"감당할 수 있겠어요?"
선택과 결정 뒤에 따라올 부담을 감당할 수 있는가? 도전과 새로운 시작에는 당연히 부담이 따르고 리스크가 동반합니다. 아무리 좋은 기회라도 닥칠 수 있는 '만약의 경우'를 감당할 수 없다면, 그림의 떡입니다. 어쩌면 발생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한 리스크가 실제로 닥친다면 내 모든 사업기반이 무너질 정도인지, 아니면 어느 정도의 손해를 감수하면 감당할 수 있는 정도인지를 저울질해 봐야 합니다. 전자의 경우는 기회가 곧바로 위기로 돌변할 수 있으니 심사숙고해야겠고, 후자라면 큰 고민 없이 도전을 선택할 수도 있겠지요. 리스크는 감당할 수준 안에서 수용해야 합니다.
"어떤게 더 무거운가요?"
큰 것과 작은 것이 있고, 그것들 사이에는 순서가 존재합니다. 비즈니스적 결정요소에만 초점을 맞추어 그 무게를 재어보면 좋겠습니다. 사업가는 내 사업의 발전과 안정적 유지라는 저울의 눈금에 따라 우선순위를 정하면 됩니다. 무겁고 큰 것이 먼저입니다. 가볍고 작은 것은 바람에 날려 보내도 됩니다. 대표님은 사업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