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키부츠에서의 청춘: 공동체, 노동, 성장"

“키부츠 첫날의 문화 충격: 수도꼭지에서 나오는 우유와 무료 영화"

이스라엘과 키부츠에서의 시작

이스라엘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홀로코스트라는 비극적인 역사를 겪은 유대인들이 팔레스타인 지역에서 독립을 선언하며 1948년 건국된 나라입니다. 제가 방문하던 1998년경 인구는 약 600만 명이었으나, 현재는 950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당시에는 유대인이 약 80%, 아랍인이 20% 정도였고, 현재는 유대인 73%, 아랍인 21%, 기타 인구가 6%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첨단 기술이 발달한 이스라엘은 텔아비브가 경제 중심지, 하이파는 산업 중심지, 예루살렘은 종교 및 정치 중심지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이 나라는 가자 지구와 서안 지구를 둘러싼 팔레스타인과의 갈등, 이란을 포함한 중동 아랍 국가들과의 긴장으로 인해 언제나 팽팽한 긴장 속에 놓여 있습니다. 때때로 텔아비브와 주요 관광지에서 테러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예루살렘에는 유대교의 성지인 통곡의 벽이 있고, 기독교인들에게는 예수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신성한 순례지이기도 합니다. 특히 아우슈비츠 수용소로 대표되는 홀로코스트의 상처는 이스라엘 민족 정체성의 한 축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전쟁이 발발하면 해외에 있던 이스라엘인들이 돌아와 군복을 입고 조국을 지키기 위해 싸우는 모습은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키부츠에서의 생활 시작

제가 도착한 키부츠는 공동체 생활을 기반으로 한 농업 및 산업 공동체로, 현재는 약 240여 개가 존재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스라엘은 자국을 알리는 데도 매우 전략적입니다. 전 세계에서 모여든 자원봉사자(발런티어)들에게 적은 임금을 주고 재워주며 먹여주고, 그들을 통해 자연스럽게 이스라엘을 홍보합니다. 잘사는 키부츠에서는 한 달에 약 15만 원 정도의 포켓 머니를 제공하고, 비교적 가난한 키부츠는 5만~10만 원 수준이었습니다.


텔아비브의 모샤브에서 동일한 일을 한다면 월 100만 원 이상은 벌 수 있었겠지만, 키부츠는 그 대신 친구도 사귀고, 언어와 문화를 배우며, 수영장이나 극장, 펍 등의 문화시설을 거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습니다. 한 달 동안 일하면 2박 3일 정도의 여행도 다녀올 수 있어, 돈이 부족한 청년들에게는 아주 현명한 선택이었습니다.


키부츠 첫날의 경험

키부츠에 도착한 첫날, 저는 사무실 안에서 기다렸습니다. 곧 한 명의 관리자가 나와서 저를 안내했습니다. 키부츠 내 카페, 식당, 수영장, 극장 등 다양한 시설의 이용 규칙에 대한 간단한 설명을 들은 후 숙소로 향했습니다. 발런티어들이 생활하는 숙소는 하얀색 외벽에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었고, 방 안은 시원하게 에어컨이 돌아가고 있었습니다. 냉장고, 샤워시설, 그리고 침대 두 개가 놓여 있는 걸 보니 룸메이트가 곧 도착할 예정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당시 9월이었지만 이스라엘은 한낮 기온이 30도를 훌쩍 넘을 정도로 뜨거웠습니다. 다행히 해안에서 불어오는 바람 덕분에 공기는 비교적 상쾌했습니다.


짐을 정리한 후, 키부츠를 한 바퀴 돌아보았습니다. 먼저 카페 앞을 지나가는데 몇몇 유대인들이 앉아 한가롭게 휴식을 취하고 있었습니다. 목이 말라 식당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수도꼭지가 여러 개 있었는데, 하나씩 틀어보니 물, 소다수, 오렌지주스, 우유가 각각 나왔습니다. 이처럼 각기 다른 음료가 나오는 수도꼭지는 처음 보는 풍경이었기에 매우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특별한 날에는 와인까지 나온다고 했습니다.


키부츠의 독특한 생활과 공동체 정신

키부츠 전체에는 스프링클러가 하루 종일 돌아가며 잔디에 물을 뿌리고 있었습니다. 예전에는 갈릴리 호수에서 물을 끌어왔지만, 현재는 대부분 담수화 과정을 통해 공급된다고 합니다. 계속 걷다 보니 수영장이 나타났고, 아이들과 노인들이 수영을 하거나 수영장 옆 의자에 누워 일광욕을 즐기고 있었습니다. 바람은 선선했고, 주변은 조용하고 평화로웠습니다.


이번에는 극장으로 향했습니다. 작은 규모의 극장이었지만, 매주 한 번 영화를 상영하며 발런티어들은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고 합니다. 대부분 영어로 상영되며, 히브리어 영화에는 영어 자막이 제공된다고 합니다. 야외에는 트랙터로 밭을 가는 사람들과, 가축을 돌보는 이들이 있었습니다. 키부츠는 공동체 생활이기 때문에, 아무리 고위직이라 하더라도 이곳에 살게 되면 함께 노동하고, 수익은 키부츠 전체에 기부해야 합니다. 사유재산이 인정되지 않는 사회주의 형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스라엘의 근무 시간과 샤밧

이스라엘에서는 낮의 햇볕이 매우 강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작업이 아침 5시 30분에서 6시 사이에 시작하여 정오나 1시에 종료됩니다. 일이 많을 경우 점심을 먹고 3시 전후에 끝나기도 합니다. 금요일은 단축 근무를 하고, 토요일은 유대교의 안식일인 샤밧으로 휴무입니다. 샤밧은 금요일 저녁부터 토요일 저녁까지 이어지며, 유대교 전통에 따라 6가지 주요 활동이 금지됩니다. 이를 "멜라카(Melacha)"라고 하며, 창조적인 일이나 노동에 해당되는 불 피우기, 운전, 요리, 기계 조작, 세탁 등이 포함됩니다. 다만 응급상황에는 예외가 적용됩니다. 샤밧에는 가족들이 모여 식사하고 대화를 나누며 정서적으로 따뜻한 시간을 보냅니다. 샤밧 저녁 식사에는 유대 전통 빵인 할라와 포도주가 빠지지 않습니다.


키부츠에서의 첫 일과 다짐

대략적인 구경을 마치고 사무실로 돌아오니 다음 날부터 할 일에 대해 설명해 주셨습니다. 기본적인 영어 실력이 있는 경우 호텔이나 카페에서 일할 수 있었지만, 저는 영어 사용이 익숙하지 않았기에 플라스틱 공장에서 일하게 되었습니다. 차는 아침 6시경에 도착할 예정이니 준비하라고 하셨습니다. 처음부터 좋은 일을 바랄 수는 없으니 차근차근 적응해가며 영어를 배워 나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숙소로 돌아와 휴식을 취하니 어느덧 저녁 시간이 되었습니다. 관리자가 식사하러 가자고 하셔서 식당으로 향했습니다. 맛있는 저녁 식사를 마치고, 키부츠 안을 산책하며 조용한 밤의 풍경을 음미했습니다. 곳곳의 가로등 불빛과 카페에서 차를 마시는 사람들의 모습이 어우러져 마치 한 폭의 그림 같았습니다. 아직은 낯설고 말을 걸기도 조심스러웠지만, 언젠가 이곳 사람들과도 친구가 되리라 마음속으로 다짐했습니다.


밤하늘을 올려다보니, 별들이 반짝이며 저를 반겨주는 듯했습니다. 내일부터는 본격적인 키부츠 생활이 시작됩니다. 다시 한 번 다짐했습니다. 이곳에서 꼭 영어를 잘 배워가자고. 두려움은 있었지만 설렘이 더 컸던, 그날 밤의 기억은 지금도 선명하게 남아 있습니다.


마무리: 변화를 두려워하지 말고, 새로운 도전을 받아들이자

"변화는 어렵지만, 그 변화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을 수 있다." – 마크 트웨인


처음엔 낯설고 두려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한 걸음이, 인생을 바꾸는 큰 전환점이 되기도 합니다. 저 역시 이스라엘 키부츠에서의 첫날, 모든 것이 낯설었지만 그 경험이 제 삶에 깊은 흔적을 남겼습니다.


여러분도 두려움을 내려놓고, 새로운 도전을 향해 한 걸음 내딛어 보세요. 시간이 지나면, 그 선택이 얼마나 소중했는지 분명히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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