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키부츠(워킹홀리데이)

닭장과 병아리 알 (부화) 체험기

by 꿈꾸는 강화백 Simba


1. 새벽의 시작 – 닭장으로 가는 길

오늘은 닭장에서 일하는 날입니다. 유대인과 함께 작업을 하게 되어, 새벽 5시 30분부터 일을 시작하니 일찍 잠자리에 들라고 합니다. 새벽 4시 30분에 알람을 설정해 두었지만, 어제 공장에서 일했기 때문인지 알람 소리를 듣지 못했습니다. 유대인 친구인 아미트가 문을 두드리며 도착했으니 빨리 나오라고 재촉합니다. 급히 작업복으로 갈아입고 밖으로 나가니, 웃으며 말합니다.

“오늘은 닭 잡는 날이니 정신 바짝 차려야 해요.”
차를 타고 30분 정도 이동하니 큰 건물이 나타납니다.


2. 이스라엘 닭고기 수출과 작업 준비

작업을 시작하기 전, 간단히 빵과 커피를 마시며 준비를 합니다. 시계를 보니 정확히 5시 30분, 작업 시작 시간입니다. 이스라엘은 가공된 닭고기 및 육가공품을 일부 국가에 수출한다고 합니다. 주로 코셔(Kosher) 인증을 받은 닭고기를 필요로 하는 국가들(미국, 유럽, 일부 아시아 국가)로 수출되지만, 이스라엘 내 수요가 워낙 높아 수출 비중은 크지 않다고 합니다. 닭을 잡아 공장으로 보내는 이 작업은 바로 수출을 위한 준비 과정입니다.


3. 거대한 닭장과 체력의 한계

큰 문을 열고 들어가니, 독수리만 한 닭 수백 마리가 우리를 맞이합니다. 배설물이 있긴 하지만 다행히 냄새는 심하지 않습니다. 철로 제작된 닭장이 무수히 많고, 닭을 잡아서 그 안에 넣는 작업입니다. 닭은 힘도 세고 매우 빨라서 잡기가 쉽지 않습니다. 아무리 잡아도 끝이 보이지 않을 만큼 많습니다. 몇 시간을 그렇게 반복해서 닭을 잡고 나니, 시계를 보니 10시쯤 되었습니다. 오늘 작업은 여기까지라고 합니다. 작업복은 땀과 먼지로 뒤덮여 있고, 새벽부터의 육체노동으로 피곤이 밀려옵니다. 집으로 돌아오니 11시경, 눈이 그냥 감깁니다.


4. 배고픔과 늦은 점심

배가 고파 눈을 떠보니 오후 1시입니다. 식당에 가니 음식을 정리하고 있었습니다. 아직 식사를 못 했다고 하니, 남은 음식을 챙겨줍니다. 간단히 식사하고 돌아와 다시 잠을 청합니다.


5. 오후의 휴식 – 수영장의 평화

오후 3시경, 발런티어가 수영을 하러 가자고 합니다. 수영장은 폭이 약 10m, 라인은 6개, 길이는 약 25m이고 깊이는 얕은 곳이 약 1m, 깊은 곳은 2m 정도여서 주의문구가 있습니다. 이스라엘 주민 중 한 명이 가드로 근무 중이며, 몇 명의 발런티어들과 이스라엘 주민들이 수영을 하고 있습니다.


날씨는 덥고 건조하여 수영하기에 아주 좋은 날입니다. 매우 평화롭고 조용한 분위기입니다. 어떤 할머니는 아주 천천히 수영을 하시는데 지치지도 않고 몇 바퀴를 계속 도십니다. 아이들은 물속에서 장난을 치고, 다른 사람들은 밖에서 선글라스를 끼고 선탠을 즐깁니다. 수영장은 무료로 이용할 수 있어서 매우 좋습니다.


몸을 풀고 수영하니 피로가 풀리면서 졸음이 쏟아집니다. 수영장 밖 선베드에 누워 선선한 바람을 맞으며 잠시 휴식을 취합니다. 마치 천국 같습니다. 약 30~40분 정도 잤던 것 같습니다. 상쾌한 기분입니다. 수영을 마친 뒤 숙소로 돌아와 잠시 쉬니 어느덧 저녁 시간입니다. 저녁을 먹고 발런티어들과 맥주를 마시며 이스라엘의 밤을 즐깁니다.


6. 병아리 알 작업 – 섬세한 선별과정

어떤 날은 병아리 알을 수집하고, 품질에 따라 선별한 뒤, 깨진 알이나 불량 알을 제거하고 계란을 포장하고 운반하는 일을 합니다. 병든 병아리와 건강한 병아리도 구분해야 합니다. 유럽, 아프리카, 아시아 일부 국가에 계란과 병아리를 수출하기도 합니다. 이스라엘의 양계 산업은 자동화 시스템으로 되어 있어서 시설이 매우 깨끗합니다. 작업 전, 관리자가 영어로 간단히 설명을 해줍니다. 거의 이해하지 못했지만, 작업 중 이스라엘 주민이 병아리를 직접 보여주며 천천히 다시 설명해 주셔서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병아리 구분 방법은 이렇습니다.

눈이 충혈되거나 감겨 있음

부리가 비정상적으로 휘어 있음

털이 부드럽지 않고 솟아 있음

항문 주변이 변으로 더럽혀져 있음

배가 비정상적으로 부어 있거나 딱딱함

이러한 병아리들은 닭이 되지 못하고 결국 죽는다고 합니다.

그래서 기준이 명확하며, 이상이 있으면 가차 없이 분류합니다.


7. 철저한 소독과 위생관리

이곳은 바이러스가 침투하면 안 되는 공간이어서, 연구소 실험실에서 입는 것과 비슷한 작업복을 착용합니다.
들어가기 전 전신 소독을 합니다. 2인 1조로 작업하며, 저는 이스라엘 분과 한 조가 되었습니다. 다른 한 조는 한국에서 오신 형님과 나이 어린 러시아인이었습니다. 공장 내부는 실험실 같은 분위기입니다. 처음 방문한 곳은 냉장고처럼 생긴 보관소에 병아리 알들이 가득 있습니다. 다른 공간으로 이동하니, 부화된 병아리들이 삐약삐약 울고 있습니다. 이 또한 어마어마한 양입니다.


8. 오후엔 알 소독 – 깨끗한 부화를 위한 작업

오후에는 부화 전의 알을 세척하고 소독하여 바이러스 및 박테리아 감염을 예방하는 작업을 합니다. 이 과정은 부화율을 높이고 질병 전파를 막는 데 중요한 절차라고 합니다. 새로운 옷으로 갈아입고 모자도 착용합니다. 알이 보관된 계란 트레이(약 30개)를 별도의 장소로 옮깁니다. 지나치게 더럽거나 금이 간 알은 부화에 적합하지 않아 폐기하고, 깨끗한 알이라도 표면에 미세한 먼지나 유기물이 있으면 마른 솔 또는 천으로 제거합니다. 그 후, 물에 희석한 과산화수소 용액을 분무기로 소독합니다.


9. 현장에서 배우는 생활 영어

작업을 하며 종종 장난도 치고 대화도 하며 영어를 배웁니다. 어떤 분이 “Simba look! Take it out! ok?”라고 손으로 가리키며 직접 시범을 보여주면서 알려주어서 바로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현장에서 몸으로 익히는 영어는 훨씬 쉽게 이해되었습니다. "Take it out", "Put it up", "Put it down" 같은 표현들을 실제로 쓰며 배울 수 있었습니다.


이스라엘 분들은 말합니다. “한국 사람들은 영어를 너무 어렵게 생각해요. 어려운 단어는 많이 아는데, 정작 일상에서 자주 쓰이는 쉬운 단어는 잘 몰라요.” 실제로 일을 하며 사용되는 표현들을 배우니 훨씬 쉽게 익혀졌습니다.


10. 잊을 수 없는 키부츠의 경험

식당에서 설거지와 청소를 하며 이스라엘 주민들과 친해졌고, 그분들의 집에 초대받아 맥주를 마시며 영어를 배우기도 했습니다. 또 이스라엘 메기드 키부츠에서 주관하는 마을 여행도 함께 다녀왔습니다. 야외 필드에서 뜨거운 날씨 속에서 풀을 뽑기도 했고, B&B에서는 방 청소와 침실 정리도 했습니다. 발런티어 친구들과 함께 텔아비브의 큰 나이트클럽에 가기도 하고, 혼자 자전거 여행을 떠나 예루살렘의 통곡의 벽, 남부 휴양도시 에일랏, 마사다, 사해, 베들레헴, 레바논 국경까지 많은 추억을 쌓았습니다.


11. 젊은 날의 보석 같은 기억

지금 생각해 보니 이스라엘 키부츠에서 영어도 배우고, 친구도 사귀고, 문화를 익혔던 그 시간이 제 젊은 날의 소중한 기억으로 아직도 생생하게 남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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