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나는 신입도 이 상황이 힘들지만 신입에게 매일 마다 야단을 치는 상사도 힘든 건 마찬가지다. 혼내기까지 스스로 고민도 하고 신입을 어떻게 지도하면 될지 자기도 상사로부터 배운 것이 없기 때문에 혼내는 게 신입을 위한 최선의 지도라고 생각한다. 직장에서 혼내는 상사나 혼나는 신입이나 둘 다 상대의 입장에서 상대는 아주 나쁜 사람이며 아무도 나쁜 사람들을 처벌할 제3의 강력한 권력 기관이 존재하지 않는다. 나쁜 사람들을 처벌할 권력 기관이 존재한다면 직장에서 살아남을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직장 생활을 한 지 15년의 시간이 지났지만 나에게 잘해주었던 상사들의 얼굴과 이름을 아직도 선명하게 기억하며 그들에게 여전히 감사해한다. 내가 죽는 날이 와도 나를 도와준 그들은 영원히 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들에 대한 나의 감사의 마음은 멀리 떨어져 있어도 느끼고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종종 동료들 중에는 자신들을 호되게 가르치고 혼냈던 상사들에게 고마워한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는데 왜 이해가 안되는 걸까?)
사람 자체의 심성이 꼬여 있어서 아무리 업무를 잘하고 잘 따라와 줘도 부하 직원이나 신입을 깨는 상사도 있는데 이런 상사들에 대한 대처 방법은 다른 부분에서 다룰 예정이며 이 글에서는 업무적으로 깨지지 않기 위한 방법을 다루고자 한다.
상사가 지시한 것을 제대로 하지 않았냐고 나무랄 때면 메모한 것을 보여주면서 상사에게 반박할 수 있으며 상사가 혼낼 때 자신을 방어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
메모를 하고 상사와 확인을 해서 상사가 말한 대로 했다. 그러나 상사의 의도가 전혀 반영되지 않은 내용으로 결과를 보고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 일을 하기 전에 상사의 의도 즉, 상사가 원하는 것을 파악해야 한다.
예를 들어 상사는 엑셀을 이용해서 2019년 1월부터 5월까지 고객 별로 월 별 매출액, 이익 금액의 데이터를 만들고 적자 이익액에 해당하는 고객에 대해서 구분 표시를 해두라고 부하 직원에게 지시를 한다. 고객은 총 2,000사가 있다. 상사의 지시대로 2,000개의 고객에 대해서 적자 이익액이 나는 고객에 대해서 구분 표시를 해두었지만 상사로부터 아무 생각 없이 데이터를 보고하냐고 부하 직원은 야단을 맞는다.
상사의 의도는 2,000개의 고객사 중에 적자가 나는 고객에 대해서 한눈에 보고 싶어 했다. 하지만 부하 직원은 2,000사나 되는 고객을 1번부터 2,000번까지 고객 숫자대로 총 2,000 행을 만들고 적자 이익액의 고객에 대해서 고객사 앞에 칸을 추가해서 "적자"라고 표시를 해두었다. 상사의 지시대로 했지만 상사가 원하는 것이 아니었다. 상사는 적자 이익액의 고객을 확인하기 위해 컴퓨터상으로 화면을 몇 번이고 넘겨야만 했다.
적자 이익액만 나는 고객만 모아서 엑셀의 다른 시트에 정리를 하면 상사는 적자 이익액이 나는 고객을 한눈에 쉽게 알아볼 수 있지만 부하 직원이 만든 데이터로는 2,000개의 고객사를 하나하나 확인을 해야 한다. 시간을 쏟아서 상사의 지시대로 만들었지만 상사가 원하는 자료는 아니다.
상사가 지시를 하면 그 지시에는 무슨 의도가 있는지 그리고 상사가 무엇을 원하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상사가 원하는 것은 "왜"라는 물음과 동일하다. 어떤 일을 할 때는 항상 "왜"라는 이유를 확인해야 한다. "왜"라는 이유 없이 시작하면 지시대로 하긴 해도 시킨 사람의 의도와 맞지 않게 일이 진행될 수 있으며 결국은 아무 생각 없이 일한다는 말을 듣게 된다.
3. 지시 사항을 기한 내에 보고했지만 혼난다.
지시한 것에 대해서 마감 일을 지켰지만 결과 물이 완벽할 수는 없기 때문에 중간에 한 번쯤은 상사와 중간 점검을 해서 자신의 업무 진행 방향이 올바르게 가고 있는지 확인을 해야 한다. (반드시 상사가 지시한 일을 시작하기 전에 업무의 중간 점검차 중간보고를 하겠다는 말을 상사에게 미리 해 둘 필요가 있다.)
상사의 지시대로 일을 하긴 했지만 중간에 진척 상황에 대한 보고 없이 일을 진행하다 상사가 원하는 결과물이 아닐 경우에는 수정할 시간이 없으면 상사는 당연히 짜증이 나기 마련이다. 일을 지시하는 상사라면 부하 직원이 중간에 한 번쯤은 업무 진행 상황에 대해서 제대로 되고 있는지 진척 상황을 보고 받기를 원하는 마음이 있다.
아무리 내가 상사의 의도를 잘 이해했더라도 사람은 실수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중간에 한 번쯤은 중간 보고를 통해서 상사의 방향성에 맞게 일을 진행하는지 확인을 해야 하며 일을 하면서 의문점에 대해서 물어봐야 한다.
(그렇다고 자주 묻는 것은 업무의 방해가 되기 때문에 방향성 확인과 의문점을 정리해서 한 번에 중간 점검을 하며 물어보는 게 효과적이다.)
신입 때는 업무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상사의 지시만 잘 따라도 신입의 역할을 제대로 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그 간단한 지시 조차 제대로 잘 따르지 못해서 혼나고 깨지는 사람들이 많다. 수동적인 태도로 인해 생각 없이 일하는 태도로 인해서 지시를 제대로 따르지 못한다. 이로 인해 매일 깨지면서 주눅이 들고 업무에 대한 두려움이 생겨서 직장 퇴사를 고민한다.
업무의 향상은 업무를 얼마나 오랫동안 일을 하는가가 아닌 어떤 생각을 가지고 업무에 임하느냐에 따라서 발전의 정도가 달라진다. 직장 생활에서 최선을 위한 태도는 항상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수긍해 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최선을 다해서 보호하는 것이다. 만약 오늘 깨졌다면 상사나 상황만 비난하지 말고 어리석었던 자신의 태도도 한 번쯤은 반성해 보고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