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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obe May 15. 2019

2. 아침 회의 소집 2

 김 과장은 35살을 기점으로, 대리에서 과장으로 승진하면서 욕을 입에 달고 살기 시작했으며, 심한 쌍시옷 욕에 대해서는 언젠가부터 자기도 모르게 영어로 대체하여 욕을 뱉는 습관이 들어 버려, fuck, bull shit, asshole 같은 영어 욕을 하루에도 수십 번씩 입에 달고 산다.


2년 전에는 미국 고객과 동행 중에, 자기도 모르게 영어로 욕을 하다가, 고객한테 불쾌감을  준 적도 있다.


미국에서 바이어가 방문을 해서, 공항에서 택시를 태우고 서울 삼성동의 회사로 이동하는 중, 삼성동 부근에 접근했을 때, 퇴근 시간과  겹치게 되어서 4km 거리의 회사까지 40분 넘게 택시에 꼼짝없이 갇힌 적이 있었다.


너무 짜증이 나고 속이 상해서 미국 바이어와 일상적인 이야기 도중,


"What the fuck terribel traffic , sukcs"라는 말이 튀어나왔다.


그리고 "Shit Shit"를 연달아 외쳐 버렸다.


처음에는 창문을 통해 바라 보이는 풍경이 너무나도 한국적이고, 그래서 이곳이 한국이라 생각해서 자신의 영어 욕을 아무도 인식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바로 옆에 미국 바이어가 타고 있다는 것을 곧 깨닫게 되어, 그 순간 이후로, 좁은 택시 안에서 미국 바이어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어색하게 침묵만 유지하며 회사까지 온 적이 있다.


마치 한국 고객과 만나 업무 이야기를 하다가, "에이 ㅆㅂ, 교통이 ㅈ갔네" 하고 한 거나 다름없었기 때문에, 미국 바이어는 그 날 큰 충격을 먹었음에 틀림없다.


김 과장은, 입에서 욕을 연달아 날리며, "제임스"가 보낸 메일과 중국에서 "왕준"이 보낸 메일을 읽는다.


한꺼번에 다른 외국어 메일을 읽다 보면, 외국어 메일의 독해에 있어서 머리에서 혼동이 일어날 때도 가끔 있다.


제임스의 메일 한 통을 읽고 의미를 해석하느라 20분 정도가 걸렸다.


"I sent a letter to place an order another goods a few days ago, but wonder you shipped it?

if it does not arrvive on time, we may get eliminated from supplier"


지금, 시간은 8:50, 곧 있으면 회의 시간이다.


10분밖에 시간이 안 남았지만, 제임스의 메일에 대해  회신 메일을 작성하고, 화장실을 갔다 오고, 믹스 커피 한 잔 타기에는 충분히 여유 있는 시간이다.


제임스는 며칠 전에 새로운 제품의 오더를 냈지만, 정식 오더가 아니었고 선수금도 송금하지 않아서, 미리 물건을 발송하는 것은  불가능하니, 총금액의  50%를 먼저 송금하라고 제임스에게 요구했다.


제임스가 선수금을 낼 수 없는 입장을 알려 왔으며, 제임스와 거래하는 업체 또한 돈을 내기 전에 먼저 소량의 샘플이라도 받고 싶으니, 샘플을 먼저 보내달라는 요구를 해왔다.


그런데 샘플 치고는 너무 비싼 제품이라, 선수금을 받지 않고 거래를 하면, 사기를 당할 위험성도 있어서, 샘플을 발송할 수 없다고 회신했으며, 이에 대해서 제임스는 샘플을 미리 발송하지 않으면, 고객 측과 영원히 거래가 단절되니, 다시 한번 샘플을 먼저 보내달라고 재촉 메일을 보낸 것이다.


제품이 정확한 날짜에 고객 측에 도착하지 않으면, 최종 구매자의 제품 테스트 및 양산 적용 일정에 맞지 않아서 제품을 사용할 수 없게 되지만, 회사가 정한 원칙에 따를 수 박에 없었다.


"Our policy needs to be obvsered, so you have to remit an amount of money to make assure us prior to shippment of goods."


이렇게 답장을 미리 써두고 9시의 회의가 끝나고 다시 한번 더 신중하게 내용을 수정하기  임시 보관함에 저장을 해두었다.


단순하게 이렇게 메일을 보내다가는 큰 거래가 날아갈 수도 있기 때문에, 좀 더 신중하게 생각하고 답장을 보내 상대를 이해시키고, 그에 대한 대책도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회의를 하기 전에 몸에 쌓인 노폐물도 빼내고, 양치도 할 겸 화장실을 갔다 왔다.


다행히도 화장실에는 다른 직원은 한 명도 없어서, 불편함 없이 소변을 봤다.


종종 화장실에서 소변을 보는 중에, 청소하는 아줌마들보다 더 마주치기 싫은 게 회사 동료들이고, 회사 동료를 중에서도 같은 팀 팀원들이다.


회사 동료들이 있으면, 일을 보는 도중, 괜히 신경도 쓰이고, 상대측에서 안부차 말을 걸어오거나 해서 속 시원하게 볼일을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이제 회의 전까지 3분이 남았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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