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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obe May 14. 2019

항상 밝게 웃으니까 그렇게 당하죠.

 직장 생활을 하다 보  웃을 때보다는 인상을 쓰거나 무표정할 때가 많다. 오랫동안 직장 생활을 하면서 업무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고 사람 관계로 상처를 받으면서 사람의 성격, 표정, 태도가 딱딱하게 변해 버리기 때문이다.


 믿었던 사람들로부터 배신도 당하고 상처도 받으면서 사람에 대한 경계심이 생기게 되어 자기도 모르게 상대를 대할 때 말투가 무뚝뚝해지며 상대에게 인사치레로 말을 거는 것조차 귀찮게 느껴지기도 한다.


 나아가서는 상대로부터 업무 협조 요청을 받게 되면 무뚝뚝함을 넘어서서 기분이 나빠지고 퉁명스러운 말투와 태도까지 나오기도 한다. 직장 동료들과 오랜동안 일을 같이 하면서 업무상 오해로 인해 서로 상처를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사람에 대한 실망감이 커지게 되어 직장 동료들을 "직장 사람" 이상 아무것도 아닌 존재로 자리매김을 하게 되어 상대가 나를 어떻게 대하든 내가 상대를 어떻게 대하든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 서로의 반응에 무감각하게 된다. 


  직장에 갓 들어온 신입 직원들은 그나마 열정이 있고 어려운 취업에 대한 감사함으로 인해 얼굴에 웃음과 밝은 태도가 남아있긴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직장 생활에 익숙해질수록 처음에 가졌던 밝은 표정과 태도가 사그라지게 된다. 어느덧 상대에 대해 무뚝뚝하고 무미건조한 태도나 말투는 직장 생활을 하면서 몸에 배어 버린다.  


 직장은 구성원 각자가 맡겨진 업무를 완수해서 이익을 창출하는 곳이기 때문에 업무의 완성도 자체가 중요시 여겨지는 곳이다. 상대의 기분을 배려하고 조직의 분위기를 밝게 만드는 태도가 의무적으로 지켜져야만 하고 그것을 강요하거나 월급에 반영해주는 곳은 아니다. 


  밝은 태도와 웃음은 조직의 분위기를 좋게 만들 수 있지만 오히려 그런 사람들이 손해를 보는 것이 직장 생활이기도 한다. 따라서 동료나 상사를 대할 때 친절하고 밝게 대하는 것이 직장 에티켓이라고는 하지만 자신이 상처를 쉽게 받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따라야 될 필요는 없다.


 상대를 친절하고 밝게 대하는 사람일수록 상대도 그렇게 나를 대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상대로부터 자신이 기대한 행동으로 피드백을 받지 못할 때 오히려 실망을 크게 할 수도 있다. 뿐만 아니라 자신을 분위가 메이커라고 생각하여 항상 밝고 친절한 태도를 억지로 유지하는 사람은 밝은 에너지를 사람들에게 사용하느라 자기 자신은 정작 정신적으로 피폐해지고 쉽게 지쳐버리기도 한다.


 굳이 상대가 바라지도 않는데 스스로 밝은 표정과 친절한 태도로 상대를 대할 필요는 없다. 어차피 상대는 내가 어떤 태도로 대하든 감정적으로 불순한 태도만 아니라면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 상대가 나에 대한 생각과 인상을 갖고 상대를 대하려고 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정신적 에너지 소모일 수도 있다.


 차라리 태도보다는 업무에 더 신경 쓰고 가족이나 소중한 사람들을 위해 밝은 에너지를 아껴두는 것이 효율적이다.


  직장의 동료들이 가족과 같을 수는 없다. 가족과 같은 화목한 분위기의 동료들이 있다면 직장이 아니라 가족이거나 교회 모임이거나 아니면 혹은 몇 안 되는 좋은 직장이며 좋은 직장 동료들을 만난 것에 감사함이 마땅하다.


 사람을 격려하고 밝은 에너지를 주변에 전파하는 것은 누가 생각해도 당연히 좋은 일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자기 자신이 손해를 보고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면 사치스럽고 주제넘은 행동일 수도 있다. 인생은 남의 비유나 기분을 맞추기 위해 살아가는 것이 아니고 자기 자신을 위해 사는 것이 우선시 되어야 한다. 


 상대에게 밝고 친절하게 대한다고 해서 상대가 일을 빨리 처리해준다거나 실수를 했다고 해서  상대가 너그러이 눈감아 주지도 안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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