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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obe May 15. 2019

3. 아침 회의 소집 3

3분이면 탕비실에서 따뜻하고 달달한 믹스 커피 한 잔 타는데 충분한 시간이다.


노란색 믹스 커피 스틱의 윗 절개 부분을 확, 잘라서  종이컵에 믹스 커피를 탁탁 털어놓는다.
 
아침부터 몸에서 당분을 보충하라는 신호가 느껴져,  정수기의 뜨거운 물을 종이컵의 반 정도만 채우고, 커피 스틱으로 물과 커피가 잘 섞이도록 젓는다.
 
하얀 프림과 커피 가루가 물과 섞여서, 조화로운 색깔이 된다.
 
왼 손에는 프랭클린 다이어리 한 권과, 오른손에는 커피를 들고 102호 회의실 문을 연다.
 
문을 열자마자, 손목에 차고 있는 아날로그 시티즌 시계를 보니, 8:59 하고 15초를 지나고 있다.

해외 영업팀의 문 팀장과, 변 과장, 박 대리, 최대리, 김대리는 김 과장이 도착하기 전 모두 회의실에 모여 있었고, 넓고 긴 타원형 테이블에 둘러앉아  엄숙하게 책상 바닥만 바라고 고 있었다.
 
타원형 테이블의 튀어나온 부분에는 문 팀장이 한 숨을 푹푹 쉬면서, 입에서 금방 욕이라도 튀어나올 듯한 험한 인상을 짓고 있다.  
 
살벌한 분위기가 문을 열자 마나 느껴지고, 금방이라도 방금 탄 커피를 냉커피로 만들 만큼 분위기는 오싹했다.
 
“미친 새끼, 미친놈 문 팀장, 분위기로 사람을 또 억압하고 있군”

김 과장도 다른 팀원들처럼 특별히 잘못한 것 없이, 팀원들의  분위기에 휩쓸려 자기도 모르게 빈자리로 가서 자리에 앉고 고개를 푹 숙인다.

회의 때마다 험악한 분위기는 이제는 익숙해질 때도 됐는데, 아직도 익숙하지 않다.
 
이런 생활을 지금까지 13년간 해왔고, 앞으로 20여 년을 더 해야 하다니, 참 직장 생활이란 것이 만만치 않다.

대신 속으로, 김 과장은 언젠가 이 미친 문 팀장을 열라게 패주고, 눈물 나도록 복수해 줄 것을 고대하고 있다.

정확히 9:00시가 되자, 문 팀장이 굳게 닫힌 입을 열면서, 테이블 바닥을 두 손바닥으로 확 하고 세게 치면서,
 
"어떤 새끼가 이런 짓을 했어"
 
감정이 격해지면서, 회의실 밖에 있는 모든 직원이 들릴 정도로 크게 소리를 질렀다.  

모든 팀원들은 영문을 모른 채, 고개만 숙이고 눈치를 보고 있다.  
 
문 팀장은 곧바로 자신의 오른쪽 바지 주머니의 90% 씩이나 공간을 채우고 있는 직 사각형 스마트 폰을 꺼내기 위해 오른손을 주머니에 넣었다.
 
손을 주머니에 조믈락 조믈락 거리는데, 스마트 폰이 커서 바지 주머니에 착 달라붙어서  쉽게 꺼낼 수 없는 모양이었다.
 
문 팀장은 잠깐 의자에서 일어서서, 주머니에서 스마트폰을 꺼내려고 하는데, 순간 적으로 민망한 상황이 발생했다.

문 팀장이 일어서자마자, 문 팀장의  거시기가 바지의 지퍼 분분을  뚫고 나올 것처럼,  돌출되어 있는 것이었다.  
 
크게 웃을 수도 없고, 속으로 참기도 어려운 고문의 시간이 시작되었지만, 박 대리가 웃음을 참다가 그만 슬금슬금 웃는 소리를 내버리고 말았다.
   
문 팀장은 박대를 향해 쏘려 보더니, 한 바탕 크게 욕을 해댔고. 아래가 평소보다 딱딱하게 느껴져 자신으로 인해  민망한 분위기가 연출된 것을 발견했다.   

문 팀장은 잠시의 흥분을 가라 앉히고, 민망함을 끝내가 위해 자리에 펄썩 앉아서, 핸드폰 안에 깔린 앱을 검색하고, 문서 파일을 열었다.

문서 파일상은 음성 녹음 파일이었는데 음성 파일의 플레이 버튼을 검지 손가락으로 콕 누르더니, 변조된 목소리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난 당신이 한 일을 모두 알고 있어, 네가 이 회사에서 살아 남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사람을 등쳐 먹고 있는지, 그리고 가족 몰래 외도를 해서, 이제는 누가 당신 와이프인지 모르겠어, 이 모든 것을 당신 가족에게 알리기 전에 지금부터 조심해"

누구의 목소리인지 전혀 추측도 불가능하고, 말투로 봐서도 누구인지 전혀 추측이 불가능했다.

문 팀장은 이 녹음 파일을 전달받고 나서, 열을 받은 거 같았다.

그러면서도 자신의 과거의 행동을 후회하고 반성하기보다는, 자신에게 이 녹음 파일을 보낸 사람을 축출해서 짓 밝아 버리고 싶어 할 정도로 분노에 가득 차 있었다.  

문 팀장은 5명의 팀원들을 쏘려 보며, 빨리 범인이면 자수하라는 강렬한 눈 빛을 보내고 있었다.

설령 그런 대담하고 멍청한 짓을 했던 사람이 이곳에 있을지라도 쉽게 나올리는 없다는 것을 문 팀장은 알고 있다.

단지, 팀원들이 모인 공개 석상에서 자신에게 이런 못된 짓을 한 자에게 경고를 하기 위해 팀원들을 불러 모은 것이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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