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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obe Nov 16. 2019

능력 있는 호랑이 상사를 어떻게 대해야할까요?

 지금까지 직장 생활을 하면서 많은 종류의 호랑이 상사를 만나왔다. 호랑이 상사란 부하 직원을 자기 감정에 이끌리어 무시하고 인격 모독을 하면서 크게 야단치는 상사들을 뜻한다. 내가 만난 능력 있는 호랑이 상사들은 나의 관점에서 볼 때 업무 능력이나 판단 능력이 뛰어나기보다는 감정 표현 능력이 본능적으로 뛰어나서 부하 직원들을 자신의 의도에 맞게 철저하게 컨트롤하는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었다. 

 

 원래 상사들은 부하 직원들보다 당연히 능력이 뛰어나야 한다. 직장 근속 년수가 많아서 일에 대한 경험도 많기 때문에 상황 판단 능력이나 업무 능력에 있어서 상대적으로 부하 직원보다 탁월하기 때문이다. 또한 나보다 높은 지위에 있다는 것은 어쨌거나 능력이 있다는 증거나. 그것이 업무 능력이든 정치 능력이든 말이다.


 능력 유무에 관계없이 감정적으로 사람을 다그치는 호랑이 상사들은 부하 직원의 실수에 대해서 도를 넘어서 직원들을 질책하고 인격적으로 모독까지 한다. 그러나 실수뿐만 아니라 자신의 의견과 맞지 않는 발언을 하거나 자신의 스타일대로 일을 하지 않아도 부하 직원을 야단치고 모독까지 하며 자신의 기분에 따라서 상대를 대하는 태도도 수시로 변한다. 


 이유를 물어보지 않고 많은 사람들이 일하는 사무실에서 부하 직원을 향해 크게 야단을 치며 인격 살상적인 발언을 서슴지 않거나, 상사 앞에서 짝다리르 짚었다고 욕을 하거나, 휴일에 부하 직원에게 전화를 해서 짜증을 내거나, 의견에 반박했다고 해서 말대답을 했다며 부하 직원을 욕하거나,


 감정 기복이 심한 호랑이 상사들을 어떻게 대해야 할까? 그래도 배울 것이 있으니 참고 견디면서 비유를 맞춰가야만 할까? 회사를 나와야 할까?


 마침 며칠 전 아침 운동을 하고 돌아오는 길에 박은영의 FM 대행진이라는 아침 라디오 프로그램을 듣는데 이런 호랑이 상사로 고민을 가진 청취자의 사연이 소개되었고 이에 대한 상담을 해주는 코너가 있었다. 게스트로 출연한 남자 아나운서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가급적인 면 참는 게 좋다."는 의견을 제안했다. 

  

  가늘고 길게 가기 위해서 참고 견디는 게 정답일 수는 있다. 이런 호랑이 상사들에게 대들다가는 조직 왕따를 당할 수도 있고 평생 찍혀서 직장 생활을 지속하는 것이 곤란할 수도 있으며 최악의 경우 회사에서 잘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나는 생각이 다르다. 지금까지 직장 생활을 해오면서 상사가 불합리하게 나오면 불합리한 것은 따지고 넘어가야 된다고 생각을 했기 때문에 상사와 말다툼을 많이 해온 편이다.  참고 견디는 건 그 상황을 당장에 평온하게 마무리할 수 있지만 상사의 반복되는 불합리한 행동은 막을 수 없다는 것을 배웠기 때문이다. 


 참고 견뎌야만 된다는 사고방식이 소위 말하는 갑과 을의 사고방식을 사회에 만연하게 유행시켰다. 그러나 사회는 부조리한 권력에 저항하는 방식으로 을이 갑에게 대들기 시작하는 방식으로 변하고 있지만 회사라는 조직에서는 상사는 갑 부하는 을이라는 사고방식이 여전히 자리 잡고 있다. 상사가 아무리 불합리한 행동을 해도 존경해야 하고 예우를 해야 된다고 생각하며 억울한 일을 당해도 부하가 참거나 혹은 회사를 나가야 한다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다.


 처음에 나는 호랑이 상사를 대할 때 상사가 화를 내는 것에 대해서 어쩔 수 없다고 인정을 했다. 그러나 내 안의 분함을 주체할 수 없었고 상사의 멈추지 않는 태도에 대해서 참는 것이 효과적인 방법이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 언제부턴가 상사가 화를 내면 내 안의 감정을 냉정하게 유지하면서 상대에게 화를 내지 말라고 이야기를 하고 계속해서 화를 내면 그만 당신과 이야기하겠다고 상사에게 말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상사가 말하는 것이 불합리할 경우 끝까지 그 이유를 물었다. 그러다 상사와 말다툼이 일어나면 끝까지 내가 가진 논리도 대항을 했다. 


 나의 행동 방식이 현명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그르다고 할 수도 없다. 상황에 순응하든지 저항하든지 어느 방법이 효과적일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물론 상사에게 저항을 하기 위해서는 그 후의 여파도 생각을 해야 한다. 상사의 사장이거나 사장과 친근 인사라면 나중에 해고를 당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나의 경험상 지금까지 상사와 말다툼으로 인해 회사에서 해고된 적은 없었다. 아무래도 사람을 함부로 해고하는 것은 회사의 규정상 복잡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상사가 감정적으로 상대를 억누르려고 하면 나처럼 대꾸를 한다고 해서 상대의 태도가 바뀔 수도 있고 혹은 더 심해질 수도 있지만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일방적인 순응과 견딤이 최선의 해결책은 아니라는 것이다. 오히려 상대의 불합리한 행동이 계속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나는 상사에게 저항하고 대꾸를 하면서 효과를 본 사람이다. 상사는 나와 말다툼을 하면 자신의 상황도 불리해진다는 것을 알게 된 탓인지 나에 대한 태도를 함부로 하지 않게 되었다. 이런 나의 경험을 보면서 상대를 바꿀 수 있는 길은 나의 태도라는 교훈을 얻게 되었다. 


 어떤 방법이 옳다고는 할 수 없지만 좀 더 대담해지고 싶고 호랑이 상사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고 싶다면 합리적인 저항이 도움이 된다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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