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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obe Dec 23. 2019

능력 있는 상대의 실수에 대처하는 스마트한 방식

 나와 능력이 동등한 상대가 실수를 하면 침착하게 상대의 잘못을 지적하여 상대의 잘못을 일깨워 주되 직설적 표현으로 상대의 감정을 도발할 필요는 없다.


 최근에 고객으로부터 신 제품 개발 요청을 접수받아 내부 담당 PM에게 제품 개발 일정 작성을 요청한 적이 있었다. 우선 전화로 내용을 PM에게 설명한 후에 상사 동료 등 관계자들을 참조인으로 넣어 요청 사항과 필요한 정보를 작성하여 PM에게 이메일을 발송했다.


 10월 중순 경에 요청을 했지만 한 달이 지난 11월 중순 경에 담당 PM으로부터 어처구니없는 피드백을 받았다. 한 달이 지나도 피드백이 없어서 부서를 찾아가 얼굴을 맞대고 진척 사황을 확인해 보니 내가 요청한 업무에 대해서 아직까지 진행을 하고 있지 않은 것을 알게 되었고 자신의 상황이 불리하게 된 것을 감지한 탓인지 오히려 내가 언제 그런 요청 사항을 전개했냐고 나에게 따지기 시작했다.


 다행히도 메일로 근거를 남겼기 때문에 상대의 반박에 대해 내가 적절하게 대처할 수 있었다.

 회사 내에서는 가벼운 내용이라도 회사 일이나 업무와 관계된 내용이라면 반드시 오해의 불씨를 없애기 위해서 항상 근거 자료를 남겨야 된다고 생각해서 업무적으로 상대와 나눈 대화에 대해서 항상 메일로 상대와 공유를 하는 습관을 가지게 되었다.

 근거 메일을 상대에게 들이밀었더니 상대는 약간 당황한 기색을 보이면서 메일을 확인해보고 회신하겠다고 하며 자리를 얼른 피했다. 자리에 돌아와서 아웃룩 박스를 확인해 보니 방금 헤어진 상대로부터 메일이 수신된 것을 확인했다.

 

 그러나 너무 어처구니없는 메일의 내용을 확인하고 부아가 치밀어 오르기 시작했다.

아래 메일에 대해서 내용의 포인트가 무엇인지 이해가 되지 않으니,
포인트만 정리해서 다시 보내주세요.


 상대는 메일에 들어 있는 관계자들에게 자신의 잘못을 드러내지 않고 나의 잘못을 더 돋보이게 하는 방식으로  메일을 회신했다.


 일단 이럴 때는 침착해지고 상대의 반응에 적절하게 대처하는 방법을 생각해야 한다.


 자신의 잘못이 명명백백하지만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오히려  상대를 탓하려고 하는 일이 회사 생활을 하면서 빈번히 일어난다. 감정적으로 대처하다가는 상대와 관계가 더 악화되고 주위로부터 감정을 절제 못하는 어리숙한 사람이라는 평가를 듣고 상대를 너무 궁지에 몰리게 하면 날카로운 이빨을 내밀 수 있기 때문에 오히려  스트레스만 생기고 불필요한 에너지와 시간만 소모하게 된다.


 옆에 있는 상사와 동료들은 상대의 메일에 같이 참조인으로 들어 있어서 상대가 보인 반응을 보고 나의 화를 더욱 돋우기 시작했다.

"저런 녀석들은 따끔한 맛을 보여줘, 그래야 정신 차리지. 네가 잘못한 건 하나도 없으니까 이 기회를 통해서 상대를 완전히 밝아 버려." 나는 동료들의 말에 동조를 했다.


 그러나 나는 상대에게 화나는 감정을 표출하지는 않고 침착하게 상대를 추궁하기 시작했다. 감정적으로 화는 내지 않고 침착하게 상대의 잘못을 분명히 따지고 나는 무고하다는 것을 분명히 주장해야 한다고 의식했다. 상대가 어느 정도 일을 할 줄 알고 인정을 받는 능력이 있는 사람이라면 오히려 나의 감정적 반응이 나를 불리하게 만들 수 있고 상대에게 유리한 패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10월 중순에 연락을 했지만 1달이 지난 지금에서야 회신을 받았습니다. 무슨 이유가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이유에 대한 설명을 회신 바라며 앞으로 요청 사항에 대해서 이해를 못할 시에는 곧바로 피드백을 바라겠습니다. 그리고 요청한 사항에 대해서는 기한 내로 회신 바라며 아무쪼록 고객 대응을 위한 협조를 바라겠습니다."


 상대가 100% 잘못을 했지만 상대가 회사에서 자신의 위치를 인정받는 능력이 있는 상대라면 함부로 감정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서는 안 된다. 능력 있는 사람들은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려고 하지 않기 때문이다. 주변에서 상대의 잘못이라고 나를 서포트하고 같이 상대를 욕해주는 동료들이 있다고 하더라도 분위기에 편승해서는 안된다. 어떻게 상대를 대하는 게 유익한지 냉정하고 침착하게 생각하고 상대를 다뤄야 한다.


 그렇다고 해서 상대의 잘못을 지적하지 않는다면 상대는 나와 업무를 진행하는 데 있어서 나의 업무에 대해서 덜 중요하게 처리를 해줄 수도 있다. 따라서 상대의 잘못은 분명히 지적을 하되 직설적인 표현보다는 우회된 표현으로 상대의 잘못을 지적해야 한다. 아무리 고객이 잘못을 하고 무리한 요구를 한다고 해도 고객에게 직설적으로 말할 수 없는 것과 동일한 이유에서다. 


 상대의 실수를 지적할 때는 반드시 합당한 근거와 논리를 대야 한다. 그냥 잘못을 했다고 표현을 한다면 상대는 더 반발심이 생길 수 있으므로 상대가 잘못을 스스로 인정하도록 그리고 아무 말 못 하도록 수를 생각해야 한다. 상대의 잘못을 지적할 때도 생각이 필요하다. 그래서 직장에서의 사람 대하기는 복잡한 바둑과도 같다. 앞으로 발생할 일들에 대해서 수를 생각하지 않으면 낭패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실수한 상대가 능력 없고 회사에서도 인정받지 못한 위치에 있다면 감정적으로 화를 내도 자신에게 불리하게 작용하는 것은 없다. 그래서 일을 못하고 인정받지 못하는 사람들은 회사에서 실수를 하게 되면 여기저기서 크게 깨져도 아무 대꾸도 못하고 항상 큰 소리로 깨지기만 하는 동네북 신세가 된다.


 혈기 왕성하고 정의감에 불타서 감정적으로 상대를 다루다가는 본인만 손해를 볼 수 있다. 업무를 할 때만 생각을 하고 아이디어를 짜내는 것이 아니라 직장에서는 사람을 대할 때도 드라마의 변호사들처럼 다양한 수들을 생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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