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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obe Oct 11. 2020

죽을만큼 싫은 동료에게 일단 웃어주세요. 왜냐구요?

일잘하는 사람의 특징 / 죽도록 싫은 사람을 대할때

 여러분은 직장에서 싫은 사람을 대할 때 어떤 마음의 결의를 하고 어떤 태도와 말투로 상대를 대합니까? 

저는 신입일 때와 직장 생활 16년 차인 지금과는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신입일 때는 몰랐던 것이 지금이 되어서야 깨달아진다고나 할까요.

 

 현재 다니고 있는 직장을 2014년에 입사해서 현재 2020년까지 7년여 년 동안 근속하고 있습니다. 7년 이란 시간 동안 많은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여러 번을 퇴사를 할까 고민을 해왔는데, 고민의 대부분은 상사나 동료에 대한 인간관계가 문제였습니다. 

 

 직장 생활 경험상, 마음이 잘 맞는 소수의 사람도 있지만 마음이 맞지 않는 사람들이 더 많이 있습니다. 마음이 꺼려지는 사람들과 얼굴을 마주 보며 일을 해야 하는 것은 참을 수 있지만, 업무를 위해서 그런 사람들을 상대해야 한다는 것은 어려운 부분입니다.

 

 신입 때는 인간관계의 요령에 대해서 잘 몰랐기 때문에 싫은 상대를 대할 때 친근감 있는 말투나 표정을 짓지 않고 무미건조한 말투나 표정으로 상대를 대하거나 혹은 마지못해 억지웃음을 지으면서 상대를 대하곤 했습니다. 싫어하는 상대에게 친근하게 대한다는 것은 마음이 내키지 않는 일이고 성인군자나 하는 행동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16년 간 주변의 일잘러들을 보면서 새로운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일을 잘하는 사람들도 저처럼 직장 내에 싫은 사람들이 있지만 싫은 상대를 대할 때의 겉으로 드러나는 태도와 마음 가짐은 저와는 확연히 달랐습니다.

 

 저는 싫은 사람을 대할 때면 "당신이 너무 싫다. 빨리 이 시간이 지났으면 좋겠다."라는 생각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억지웃음을 짓거나 무미건조한 말투를 유지하고, 상대가 나의 마음을 알아차렸으면 하는 희망으로

 "기분 나쁨"의 분위기를 내뿜으면서 상대를 대했습니다.

 

 그러나 주변의 인간관계가 원활하고 일 잘하는 사람들을 보면, 싫은 상대를 대할 때 이런 생각이 마음의 저변에 깔려 있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당신이 너무 싫다. 그러나 나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당신을 이용하고자 한다."

 

<사람을 대할 때 아마추어와 프로의 차이>

-아마추어: 사람을 대할 때, 마음 가는 대로 대함.

-프로: 사람을 대할 때, 상대를 이용하고자 하는 목적을 가지고 상대를 자신의 구상대로 움직이기 위해 전략적으로 상대를 대함.  

 

 일을 잘하는 사람은, 상대가 죽도록 싫어도 자신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필요한 사람이라면 뒤에서는 상대를 욕해도 상대 앞에서는 인위적인 친근함을 드러내는 연기를 잘합니다. 상대에게 친근함을 표현해 주는 것은 상대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기 위한 가장 기초적인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싫은 상대에게 친근하게 대한다는 것은 자존심을 내려놓고,  비굴해지거나, 싫어했던 상대를 내 편으로 받아들이려고 하는 것이 아닙니다. 상대를 구슬리기 위한 일시적인 연기 활동에 불과합니다. 그래서 싫은 상대 앞에서 능글 맛게 상대를 위하는 척 웃음까지 지을 수 있게 됩니다.


 이런 선배들을 보면 자존감이 높은 편이며, 상대에게 무시를 당해도 자기 주문을 거는 건지 본심인지 모르겠지만, "자신이 상대보다 우위에 있고, 상대는 항상 부족하다"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고 감정에 통제받지 않고 이성이 감정을 압도하였습니다.


 주변의 일 잘하는 선배를 보면서 방금 전까지 상대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며 상대에 대한 험담을 일삼았지만 막상 상대를 대할 때는 언제 그랬냐는 듯 상대에게 친근한 표정과 말투로 바뀌는 것을 보고 

"저 사람은 이중적인 사람이다."라고 좋지 않은 인상을 받았었지만, 

 직장 생활에서는 반드시 필요한 태도라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이중적인 태도를 보이며 상대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는 것이 오히려 오히려 싫은 상대를 더 기만하는 방법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선배는 평소에 항상 자기 일에 반대만 하는 구매 부서 OOO 과장에 대해서 험담을 하고 있었습니다.


 "구매 OOO 과장이 얼마나 한심한지 이해를 못하겠어, 내 년도 신규 사업을 수주하려면 제품 가격을 10% 정도 인하해서 고객에게 공급해야 하는데,  구매 부서 OOO과장은, 가격을 안 내리려고 하는지 모르겠어, 이러다가는 내년도 사업을 말아먹을 거 같은데."  
 

이후 구매 부서 OOO과장과 전화 통화를 하기 시작하면서 언제 그랬냐는 듯 웃으며 통화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요즘 잘 지내시죠? 얼굴 보기 힘든데 한 번 식사나 같이 하시죠? .......
다름 아니라 내년도 OOO 고객으로부터 제품 가격을 20% 정도 인하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는데, 제가 볼 때 저희 제품 마진율로 볼 때 20%는 아니더라도 12~13% 정도는 인하해도 될 것 같은데요, 당사 이익 보존 범위 내에서 가격 인하 검토 부탁드릴게요. 아무래도 OOO과장님이 지금까지 제 요청에 잘 응해주셔서 고객과 거래가 순탄하게 지속되었는데, 이 번에도 잘 협조해주시면 회사 매출 기여에 도움이 될 거 같습니다.  그럼 다음에 시간 되면 식사나 꼭 한 번 해요."

 그리고 선배는 다시 구매 OOO과장에 대해서 험담을 쏟아붓기 시작했습니다.

 

선배는 저에게 이렇게 말을 하더군요. 

"상대를 대할 때 상대가 아무리 싫더라도 나의 업무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라면 불편한 감정을 절제하고, 

상대를 목적을 이루기 위한 수단이라고 생각하고 대해야 해."

 

  선배가 싫은 사람 앞에서 웃는 것은 상대를 존경하거나 자신을 낮추기 위한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을 이용하기 위한 의도가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선배도 싫은 상대를 대할 때는 저처럼 스트레스가 생기지만 “상대를 수단이나 도구다”라고 의식하면서 상대를 대하기 시작하면서 상대에 대한 두려움과 스트레스가 사라지기 시작했고,  상대가 불쾌한 감정을 보이더라도 내가 상대에 대한 지휘권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상대의 반응에 대해서 즐겁게 대처할 수 있는 힘과 용기가 생기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부모가 우는 어린아이들 앞에서 지는 척 응석을 받아주지만 어린아이의 머리 꼭대기에 서서 자신의 의도대로 어린아이를 구슬리는 것처럼 말이죠. 

 

저도 직장 생활을 하면서 주변에 싫은 사람들이 많이 있었지만 그들이 업무적으로 필요할 때면, 상대를 대하기 전에 “상대는 수단에 불과하다, 나에게 유리하게 이용하면 그뿐”이라는 생각과  

"내 페이스대로 상대를 조종한다"라는 의식을 주입시키며 상대를 대하는 연습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상대에 대한 두려움이나 스트레스가 완화되는 효과를 보게 되었습니다.

 

 감정에 휘둘려서 싫은 상대 앞에서 꽁하거나 언짢은 태도를 그대로 내 비치는 것은 상대를 압박하는 방법이기도 하지만 상대로부터 원하는 것을 얻기 힘들 수도 있으며 상대와 거센 언쟁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싫은 상대를 대할 때 상대가 두렵다면, 상대에 대해서 "목적을 이루기 위한 수단이다."라는 생각을 자신에게 주입시켜 보길 바랍니다. 상대가 우습게 보이기도 하며, 상대 감정적으로 반응해도 두려워지지 않습니다. 그리고 자기도 모르게 사람을 대하는 방법을 궁리하게 되고 인간관계에 대한 요령이 몸에 베게 되며 싫은 사람을 대하는 것이 재미있어지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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