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Kobe Oct 24. 2021

15. 직장에서 왕따를 당하고 있어도 OK!

지성과 도덕성이 갖추어진 어른들이기 때문에 직장에서 왕따가 없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직장에서는 지성과 관용이 수년간의 직장 생활을 거쳐 닳고 닳아 소진되어 버리는 곳이다. 직장에서도 초등학교나 중학교 고등학교처럼 왕따는 존재하며 단지 왕따를 당하는 이유가 학교와는 다를 뿐이다. 


경력직으로 과장 직위를 달고 입사를 하였지만 내 위의 상사로부터 호되게 혼나고 주변 부하들로부터 무시를 당하던 암흑의 직장 시절이 있었다. 상사 밑에서 2 년 안에 총 4명의 동료와 부하들이 퇴사를 할 정도였으니 그 상사가 얼마나 무섭고 혹독했는지 짐작이 갈 것이다.  (그 상사는 자기 때문에 사람들이 퇴사를 했다고 생각하지 않는 공감 능력 없는 사람이다.). 나도 퇴사를 하고 싶었지만 회사의 조건을 따져보니 이곳만큼 괜찮은 곳은 없다고 생각해서 일단 버텨보았지만 버티는 과정은 죽을 만큼 힘들었다. 군대를 다시 들어간 기분이었다. 


상사로부터 괴롭힘을 당하고 주변 동료들과 부하들로부터 무시를 당하다 보니 매일 주눅이 들어서 자신감도 없어지고 의기소침한 날이 많았었는데, 엎친데 덮친 격으로 같은 부서에 나와 동년생이지만 나보다 한 단계 직위가 높은 차장 B가 입사했다. 나는 이 상황을 접하면서 상사가 나를 내쫓기 위한 계획을 세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점심 식사 시간이 되면 상사는 새로 입사한 차장 B에게 점심 메뉴를 물어보고 나만 빼고 차장B를 포함한 같은 부서의 팀원들과 함께 식사를 하러 나갔다. 그리고 내가 차장 B와 업무적으로 아규가 있을 때면 상사는 자신의 일도 아닌데 간섭을 하며 내 잘못이라며 부하들이 보는 앞에서 나에게 창피를 주기도 했다. 


팀 업무 보고를 할 때도 부하들이 모인 곳에서 하나 하나 나의 보고 내용에 꼬투리를 잡으며 혼내고, 반대로 차장 B에게는 칭찬을 하며 나와 차장 B를 비교하기까지 했다. 이런 상황에서 나는 오기가 더 생겨서 힘들게 버텨보고자 하는 생각에서 상황을 즐기자는 생각으로 마음을 고쳐 먹었다. 결과적으로 차장 B는 입사한지 1년이 되어 회사의 비전과 상사의 무능력함을 알라차리고 퇴사를 하게 되었고 나는 여전히 남아 있게 되었다. 그리고 악덕 상사는 현재는 이빨 빠진 호랑이가 되었다. 이런 왕따 경험을 겪으면서 왕따에 대한 시각을 다시 보게 되었고 직장이나 조직에서 왕따를 당하는 사람들이 상황을 역전시킬 수 있는 방법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직장에서 왕따를 당하는 유형은 크게 세 가지가 있다.

첫 째, 자신의 업무 철학이 없는 사람

소위 어리버리한 사람들이다. 업무에 대한 자기의 논리가 없다 보니 상사에게 보고할 때 깨지기만 하고 동료와의 토론 가운데도 동료가 지적하는 사항에 대해서 우물쭈물 반응하게 된다. 일을 제대로 못하지만 그에 대해서 자기 방어를 위해 당당하게 근거를 가지고 주장하는 사람은 왕따의 대상이 아니다 상사한테 깨지거나 하지만 주눅 들지 않고 자신을 논리적으로 방어할 수 있기 때문에 주위에서 가볍게 취급을 못한다.

주변의 무시를 받다 보면 의기소침해지고 주눅이 들어 대인 관계 기피증도 가지게 된다. 또한 주변의 사람들은 처음에는 그런 의도는 아니었지만 왕따를 당하는 사람의 태도가 소심하면 소심해질수록 상대를 더 무시하게 되어 왕따 취급에 자연적으로 박차를 가하게 된다.

결국은 조직에 적응을 하지 못하고 조직을 떠나게 된다. 회사가 내쫓는 것이 아니라 자기 스스로 퇴사를 선택할 수밖에 없게 된다.  


둘째, 새로 들어온 경력직원 

아무래도 이 전 회사의 업무 방식을 버리지 못하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새로운 직장에서 업무를 하다 보니 새로운 직장의 동료들과 갈등이 많이 일어나기 마련이다. 그래서 경력직들은 개인의 능력은 뛰어나더라도 주변의 동료들과 융합이 되지 않아 다시 이직을 재고하는 경우도 많이 있다. 자신이 조금 능력이 뛰어나다고 하더라도 새로운 직장의 문화나 동료들의 방식을 존중해 주지 않는다면 반드시 왕따를 당하게 된다.  


셋째, 조직의 분위기와 문화

개인의 문제로 왕따를 당하게 되지만 왕따를 시키는 조직의 분위기와 문화도 원인이다. 왕따를 만드는 가해자도 문제가 있으며 왕따 분위기를 그대로 방관하는 직장의 분위기와 경영진에게도 문제가 있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왕따를 당하는 사람의 태도에 대해서만 문제를 지적하는 것은 직장의 고질적 병폐라고 할 수 있다. 일이 힘들어도 술 한잔 하며 투정을 들어주고 자기편을 들어줄 수 있는 동료가 있다면 버틸 수 있는 힘이 되지만 회사 내 왕따를 당하는 상황에서 아무도 왕따를 당하는 사람에게 말을 걸기도 도움의 손길을 내밀기가 쉽지는 않다.


 대개 회사에서 보통 왕따를 당하는 사람들의 선택을 보면 아래의 유형으로 나눠진다.

1)상황이 견디기 힘들어서 상사에게 사직서를 제출하고 아무 말 없이 곧 장 퇴사하는 사람

왕따를 당하는 사람들은 주변의 동료들이 자신을 싫어한다고 생각하여 밝았던 성격도 어두워지고 의기소침해지며 사람을 대하는 데 있어서 자신감이 사라진다. 업무를 해야 할 때 상대의 도움이 필요하지만 도움을 요청하기 어려워서 혼자 꿍꿍대기만 한다. 결국은 담당 업무에도 차질이 생겨서 회사의 문젯거리가 되어 견디다 못해 회사를 자진 퇴사하게 된다. 사직서를 내고 바로 다음 날부터 회사를 나오지 않거나 혹은 짧은 기간 동안 인수인계만 신속하게 하고 곧바로 퇴사를 한다. 그리고 사람들로부터 자연히 잊혀진다. 


2)상황이 견디기 힘들어서 자신에게 피해를 준 당사자에게 복수하고 퇴사를 하는 사람

 자신의 관점에서 볼 때 왕따를 당하는 상황이 억울하다고 생각하여 자신을 왕따 시키는 사람들의 행실을 고발하고 너도 죽고 나도 죽자는 식으로 퇴사를 하는 사람이 있다. 그런데 오히려 상대에게 피해를 주기보다는 자신만 손해를 보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주변의 동료들로부터 손가락질을 당하기도 한다. 차라리 그냥 아무 문제를 만들지 않고 나가는 게 더 좋을 수도 있다. 자신을 왕따 시킨 사람에 대해서 그 사람의 부조리를 낱낱이 고발하고 보고를 한다고 해도 증인으로 자신의 편을 들어줄 사람들이 없기 때문이다. 회사에 남아서 끝까지 자기 자리를 지켜야 할 나약한 동료들은 위험을 감수하면서 약자의 편을 들어주지 않는다.


3) 상황을 견디면서 주변 사람들에게 신경질을 내거나 공격적으로 대하는 사람

왕따를 당하면 성격이 예민해져서 주변의 동료에게 화풀이를 하는 사람이 있다. 심지어 자신에게 악의 없이 대하는 사람에게도 마치 자신을 공격하는 사람인양 착각하여 감정에 앞서서 신경질 적으로 사람을 대한다. 주변에서 자신을 무시하는 만큼 자기도 가만히 있지는 않겠다는 사고를 가진 사람들이다. 이런 사람들은 모든 사람을 적으로 만들 뿐이다.


4) 상황을 견디면서 끝까지 회사에서 버티는 사람

 이 사람들은 내성이 갑인 사람들이다. 누가 뭐라고 한들 거기에 신경을 쓰지 않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주위에서 뭐라고 한들 자기가 갈 길을 간다. 스스로의 삶의 법칙이 있으며 확실한 주관이 있기 때문이다. 왕따를 당한다고 해도 그 상황을 이겨내야 할 상황, 혹은 일종의 통과의례라고 생각하거나 아니면 왕따를 당하는 것에 대해서 개의치 않는다. 왕따 초기에는 사람들로부터 공격을 받거나 비난을 받을지 몰라도 주변의 사람들은 이 사람을 닮고 싶어 하며 속으로 부러워할 수도 있다. 어려운 상황을 잘 견딘다는 것은 누구나 부러워하는 자질이기 때문이다.


<직장 왕따의 좋은 점>

만약 내가 직장에서 왕따라고 생각한다면 두려워하지 말자. 그리고 그것도 게임이라 생각하며 즐길 준비를 해보는 것도 좋다. 왕따가 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 왕따를 당한다는 것은 아무도 자신과 친구가 될 수 없고 혼자가 되는 것이다. 동료들이 회식을 갈 때도 아무도 말을 걸어주지 않고 식사를 하러 갈 때도 같이 가자는 말 조차 걸어 주지 않는다.


그런데 왕따를 당하는 것을 두려울 필요는 없다. 어차피 직장에서의 인간관계는 서로간 일정한 거리를 두고 그 이상 가까워지려고 하지도 않으며 적당한 선만 지키면 되는 곳이기 때문이다. 사람들 눈치나 보면서 자신의 신념과 주관 없이 분위기에 따라가는 것보다는 왕따가 되서라도 자신의 신념과 남의 눈치 안 보면서 생활을 하는 것이 더 멋있는 삶이라고 생각한다.  


1. 남의 눈치 안 보고 소신 있게 직장 생활을 할 수 있다.

직장 내의 사람들은 원만한 직장 생활을 위해서 상대의 눈치를 보거나 분위기에 편승해서 자신이 원하지 않는 일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내가 이런 말을 하면 상대가 어떻게 반응할까? 상사가 일요일 등산을 가자고 하는데 같이 가야 할까? 상사가 오늘 회식을 하자고 하는데 몇 차까지 가야 할까? 가기 싫은 워크숍은 가야 할까? 동료들끼리 회식이 있는데 가야 하나? 점심시간에 개인적인 시간을 갖고 싶은데 점심 식사까지 동료들과 같이 해야 하나? 

회의 때도 사람들 눈치 보면서 뭔가를 발언하고 싶은데 지적을 받을 까 봐, 상황에 맞지 않는 발언을 하면 혼날 까 봐 주저주저하며 이것 저것 계산하느라 쓸데없는 에너지를 소모해 버리지만 왕따가 되면 이런 고민을 할 필요가 없다. 남의 시선에 신경을 쓰지 않기 때문에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대로 움직일 수 있으며 남이 하라는 대로 갈팡질팡하며 주저하지 않는다. 


2. 쓸데없는 인간관계로 상처 받는 일도 없다.

자기가 믿던 동료나 상사가 언젠가 돌변해서 자신을 혼내는 경우도 있다. 이럴 때 인간관계의 상처가 오래 남는 사람들이 있다.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 상대에게 간, 쓸개까지 꺼내 주며 최선을 다했는데 상대로부터 어쩌다 한 번씩 언짢은 소리를 들으면 원망감과 자신의 한심함에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그러나 왕따라면 이런 상처를 받을 일이 없다. 왕따는 인간관계에 신경을 쓰지 않기 때문에 상대에게 기대도 하지 않고 상대가 뭔 소리를 하든 간에 신경을 쓰지 않기 때문이다.


[미션]

-나는 왕따를 당한다고 생각하는가? 지금을 즐겨야 된다고 생각하자.

  그래, 지금이 기회다.

 홀로 될 때 만큼, 멘탈을 강하게 할 기회는 없을 것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