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Kobe Oct 24. 2021

11. 마음 여리고 마냥 착한 사람들을 보는 시각

직장에서 마음 여리고 착한 사람들은 자신이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이런 사람을 대할 때 주변 사람들이 썩 편한 것은 아니다. 착한 사람들은 악의가 없어서 사람의 뒤통수를 치지 않기 때문에 쉽게 가까워질 수 있지만 업무적으로 부담을 주기도 한다. 


업무를 요청할 때 당돌하게 요청하지 않고 나에게 폐를 끼칠까봐 조심스럽게 업무를 부탁하며, 한 번 요청을 들어주면 고마워 하며 다시 요청을 한다. 나는 이런 사람들을 마음은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만 이런 사람들과 관계가 가까워지는 것에 대해서 언제 부터인가 경계를 하기 시작했다.  업무적으로 연관될 때 손해를 보는 일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나를 친근하게 대해주는 직장 후배가 있었다. 다른 사람과는 달리 나에게 친근한 표정으로 다가와서 말도 걸어주고 어려운 업무가 있을 때는 나의 조언도 구하기도 했다. 


-선배님, 내년 사업 계획을 수립하는데 주력아이템으로 무엇을 선정할지 모르겠어요. 뭔가 좋은 아이디어 있으세요?

-품질 문제가 생겼는데 내부적으로 어떻게 협의를 할지 모르겠는데, 조언 좀 부탁 드려요.


누군가 나에게 조언을 구한다는 것은 나의 능력이 상대로부터 인정받고 있다는 의미였으며 나를 인정해주는 모습이 보였기에 후배에게 고맙기도 했다. 마음이 착하고상대를 배려하고 절대 뒤통수를 치지않는 녀석이라고 판단해서 이 녀석에게는 경계심 없이 대하고 곧 친해졌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나에게 업무 상담을 하는 빈도 수가 많아지고 스스로 해결해야 할 일에 대해서 나에게 부탁을 하려고 했다. 처음에는 서로의 관계를 생각해서 이 녀석에게 상처를 주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싫은 내색 없이 후배의 부탁을 들어주곤 했지만 내가 이 녀석의 상담이나 부탁을 받아 줄수록 녀석의 곤란함은 해결되었지만 나의 업무 부하는 가중되었다. 

(나는 그 후배를 인간적으로 그리고 진심으로 좋아하지만 힘든 직장 생활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업무적으로 이 후배가 홀로 서기를 하는 바람이 컸다.)

후배의 성장을 위함과 나의 업무적 부담을 덜기 위해서는 후배에 대한 나의 태도를 바꿀 필요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고, 마음 여리고 마냥 착한 사람들이 직장에서 어떤 시각으로 보여주는지 알게 되었다. 그리고 나의 과거 시절 내가 순수하고 착했던 시절 사람들이 나를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았는지 깨닫게 되었다. 


첫 번째, 자신에게 잘 대해주는 사람을 쉽게 믿으며 상대를 잘 의지한다. 어려운 문제가 생기면 어떻게든 스스로 해결해야 하지만 자신과 가깝다고 생각하는 동료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해결책을 찾으려고 한다. 나에게 업무적으로 잘 의지했던 어떤 후배는 업무 시간 이후로도 전화를 걸어 대며 나에게 업무 상담을 하곤 했다. 


밤에 고객과 회식 도중이었는데 같은 내용을 몇 번이고 설명했지만 이해가 안되었는지 다시 물어보기 위해 전화를 걸어 오느라 회식 내내 이 녀석 전화에 시달리느라 고객과 제대로 회식 시간을 갖지 못했다. 차마 후배에게 차갑게 대할 수는 없었기 때문에 처음에는 이런 후배의 요청을 받아 주었지만 결국은 나도 지치게 되어 후배에 대한 태도가 예의를 벗어나 차츰 무례해지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물론 나는 나의 태도가 그르다고 할 수는 없다. (약자를 이해하고 도와줘야 한다는 것은 나의 철학이지만 나도 사람이기 때문에 악한 성질이 종종 튀어나오곤 했다.) 처음부터 이 후배에게 선을 긋고 냉정하게 대했다면 이 후배가 받는 상처는 크지 않았을 것이었다.


두 번째, 자신의 업무 원칙이 부족하다. 업무를 할 때 자신의 소신을 세우기 보다 상대의 눈치를 보면서 자신의 원칙을 양보하게 되면서 업무 소신을 기를 기회가 없어진다. 업무를 함에 있어서 자신만의 업무 원칙이 없다는 것은 결국 무능력으로 이어진다. 사원이나 대리 레벨에서는 상사가 시키는 대로 하면 되지만 과장 이상의 관리직부터는 자신의 업무 원칙을 내세우고 상대와 교섭하면서 업무를 처리할 수 있어야 한다. 승진을 해서 과장이나 차장이 돼서도 항상 똑같다. 자신의 원칙으로 일을 진행하지 못하고 다른 사람들이 하라는 대로 끌려 다니기 때문에 당연히 업무 원칙을 기를 수 없게 되고 무시를 당하게 된다.


세 번째, 자신이 이용당하고 있다는 생각을 쉽사리 하지 않는다. 인간관계를 전략적으로 이용하는 영리한 사람들은 상대의 업무 능력에 따라 쓰면 뱉고 달면 삼키지만, 여리고 착한 사람들은 매번 상대에게 당하면서도 상대에 대한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일종의 인내심을 갖고 상대를 다시 믿으려고 한다. 그나마 상대를 붙잡고 있어야만 직장 생활에서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에 어떻게든 상대와 맺어진 끈을 놓으려고 하지 않는다. 


마음 여리고 착한 사람들은 마음에 악의가 없기 때문에 그런대로 가까이 지내기 좋지만 그들이 직장에서 홀로 서기를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나를 의지하지 않도록 거리를 둘 필요가 있다. 정글 같은 직장 생활에서 스스로 살아남을 수 있는 태도와 근성을 기를 수 있도록 처음부터 냉정하게 대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다. 반대로 내가 마음이 여리고 착한 사람이라면 상대가 나를 마냥 착한 사람, 친절한 사람으로 받아들일 거라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상대가 나를 도와 주고 나와 상담을 해주는 것이 내가 좋은 사람이기 때문에 그러는 것이 아니라 그나마 내가 상처를 받을까봐 생각해서 하는 일이며 언젠가는 상대도 참을 수 없을 때가 온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약한 부하들을 보면 도와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사람이란 정말 


마음이 여리고 착한 모습으로 상대를 대하는 행위는 그만 두고 능력을 스스로 개발해서 빠르게 성장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미션]

-당신은 직장에서 좋은 사람이라고 인정 받기를 원하는가?


-능력이 부족해서 나와 가까운 사람에게 업무를 부탁하는 일이 있는가?


-업무를 할 때 자신의 의견을 논리적으로 소신 있게 말할 수 있는가?



이전 10화 10. 상대에게 잘해주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