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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obe Aug 07. 2019

선배는 회사에 오래있었을뿐 뛰어난 사람은 아니야

 신입 때 2년 먼저 입사한 대리가 있었다. 영어도 유창하게 잘하고 상사에게 자신의 의견도 논리적으로 개진하고 어떤 일이든 척척 해대는 선배였다. 당시 나는 막 입사했기 때문에 그런 선배를 바라볼 때 과연 나는 저 선배처럼 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고 선배가 하는 모든 것이 완벽해 보였다. 


  선배랑 있을 때면 팩스 한 장 제대로 보내지 못하는 나 자신이 초라해 보였고 자연히 위축이 되었다. 선배 앞에서는 제대로 말도 못 하고 내가 하는 말에 대해서 선배가 반박을 하면 "역시 나는 안 되겠구나, 선배가 하는 말이 100% 진리 구나" 하면서 자신의 어눌함을 인정하고 선배의 현명함을 인정하곤 했다. 


  2년 정도 시간이 지나고 나도 업무 능력이 손에 익으면서 선배가 지도해주지 않아도 스스로 업무를 처리할 수 있었고 선배가 지적하는 사항이 잘못된 점이 있으면 그것에 대해서 의견을 내기 시작했다. 신입 때는 선배와의 업무 능력 격차로 인해 스스로가 초라해 보였지만 시간이 지나다 보니 선배가 그리 대단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이다.  


 아마 직장 생활을 오래 한 사람이라면 나와 같은 경험이 있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직장 생활을 처음 시작할 때 자기보다 먼저 들어온 선배나 상사들이 업무 처리를 하거나 회의를 하는 모습을 보면 대단한 능력을 가진 사람인양 바라보고 그들에 비해 자신은 초라해 보인다고 생각을 할 때도 있다. 


 간단한 보고 자료를 하나 만들어도 눈에 부시는 그래프와 잘 정리된 자료를 보게 되면 자신은 회사를 다니는 동안 그런 경지에 이르지 못할 것이라고 벌써부터 자신을 과소평가하기도 한다.  


 선배나 상사가 비교적 많은 업무 지식과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그들의 능력에 비해 자신은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다고 생각하여 과소평가하며 선배가 상사가 뛰어난 사람이라고 앞서 생각할 필요는 없다. 


시간의 흐름과 함께 자연적으로 배울 수 있는 부분도 있고 더욱 노력해서 그 사람들보다 뛰어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선배나 상사는 단지 좀 더 회사를 일찍 들어왔을 뿐 그래서 더 많이 알고 있는 것이다.


 그들이 대단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은 아니지만 상대에 대한 과대평가로 인해서 상대 앞에서 자신의 의견을 당당히 표현하기 어렵고 그들이 하는 지시에 아무 이유 없이 순종하는 것이 마땅하다는 경직된 사고방식을 가지게 될 수 있다. 


상대에 대한 마인드 셋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자신의 업무 방식이 만들어지기 때문에 상대가 좀 많이 알아도 시간이 지나면 자연히 갖춰지는 지식과 능력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그렇다고 그들을 무시하라는 말은 아니다. 단지 상대의 능력을 너무 과하게 설정하지 말라는 의미다. 언젠가 시간이 지나면 따라잡을 수 있을 정도의 업무 지식과 능력을 가진 사람, 그 이상의 것도 그 이하의 것도 아니라고 생각한다면 업무를 하는데 긴장감도 덜 하고 자신의 의견도 자신감 있게 표현하면서 일을 할 수 있다는 의미다.


 싸움을 할 때도 상대에 대한 위치 부여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초반에 싸움의 결과가 결정되는 것처럼 직장 생활도 싸움과 마찬가지로 상대에 대한 마인드 셋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상대가 자신을 대할 때 태도가 결정되고 이로 인해 직장 생활의 성패도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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