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행복하자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Kobe Aug 11. 2019

맞벌이 부부의 남편이 퇴근 후 무엇을 할까?

 이웃 중에 맞벌이에 특화된 남편이 있다. 회사에서 반차를 내거나 외근을 하다가 용무가 일찍 끝나면 아내보다 집에 일찍 돌아오는 경우가 있다. 반차를 내서 집에 오면 그냥 소파에 퍼져서 누워 있고 싶기도 하고 운동복으로 빨리 갈아 입고 한강에 나가 바람을 쐬며 자전거 라이딩을 하고 싶기도 하고 동네 커피숍에 들려 따뜻한 카페라테를 마시면서 머리를 식히고 싶기도 한다.


 그런데 맞벌이를 하고 두 아이를 키우는 이 남편은 혼자 만의 여유를 우선시 하기보다는 가족의 여유를 우선시하는 습관이 생겨 버렸다고 한다.


 남편은 아침에 바삐 아내와 출근을 하기 때문에 귀가를 하면 정리되지 않은 집안의 구석구석 눈에 들어 온다. 집에 오자 마자 곧 바로 쉴 시간도 없이 어질러진 이곳 저곳을 정리한다. 반면에 이 남편의 아내는 집안 일을 들여다보는데 꼼꼼하지 못하다. 아내가 집안 정리를 잘 했으면 좋겠다는 바램도 있었지만 아내는 성격이 털털한 편이라 남편 만큼 집안 청소를 잘 하거나 혹은 집안이 어질러저도 둔감하다고 한다.


 때문에 아내에게 집 청소를 맡기거나 가사 일을 맡기는 것은 지나친 바램이라고 생각하고 부부 중에 집 안 일을 잘 들여다 볼 수 있는 사람이 가사일을 처리하면 그만이라고 생각해서 남편이 수고 스럽더라도 가사 일을 더 많이 한다고 한다.


 거실과 주방을 가로질러 집안 바닥 곳곳을 점령한 장난감, 휴지 조각들, 머리카락들을 치우고 주방의 식기 세척기에 건조된 그릇들을 그릇 수납 장에 차곡차곡 가지런히 수납한다. 휴지통이 가득 차 있으면 휴지통을 주먹으로 팍팍 눌러 휴지통 가득찬 쓰레기 더미들이 휴지통 빈 공간으로 꼼꼼히 비집고 들어갈 수 있도록 휴지통을 정리하고 세탁 건조기에서 사람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는 빨래 더미들을 차례 차례 꺼내어 개서 아이들 옷장, 아내 옷장,  자신의 옷장에 꼼꼼히 쌓아 놓는다. 냉장고 문도 열어보고 유통기한, 냄새등을 확인하고 오래된 반찬은 버리고 음식들도 쉽게 꺼낼 수 있도록 잡기 편한 위치에 배치하도 한다.   


 세심한 눈으로 살펴보면 해야 할 일은 산더미 같고 짧은 시간에 끝나지 않기 때문에 눈에 보이는 것들만 손을 대는데 아무리 대충 대충 해도 1시간 정도의 시간이 자기도 모르게 후딱 지나가 버리고 유산소 운동을 한 것처럼 힘이 들지만 정리가 된 것을 보면 결국에는 상쾌함과 만족감 든다고 한다.  


 대충 대충 했지만 이 남자의 손길로 집안이 금새 깨끗해지고 귀가하는 아내는 깨끗한 집에서 편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다는 것에 이 남자는 뿌듯함을 느낀다고 한다. 그리고 아내가 "수고했어" 한마디를 하면 피로도 확 풀린다고 한다.


 이웃의 이런 남편을 보면서 남편들은 개인 시간을 갖기를 희망하지만 맞벌이를 하는 이상 개인 시간을 희생할 수 있는 정신적 각오와 집안 일을 센스 있게 살펴보는 센스를 길러야 겠다는 교훈을 얻는다.  


 


  



매거진의 이전글 장난감 사달라고 졸라댈 때 어떻게 할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