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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봄 Oct 02. 2018

독립생활자의 독립출판 3

소소한 모양들 - 우리가 이야기할 수 있는 것들展

독립생활자의 독립출판3,

우리가 이야기할 수 있는 것들.



소문만 무성했고, 말로만 어설프게 전해지던 전시 소식을 알립니다! 네, 맞아요. 제가 전시를 합니다! 물론, 혼자 하는 것은 아니고요! 독립출판물로 만나게 된 두 명의 친구들과 함께 합니다.


이 이야기를 하려면, 작년 이맘때로 거슬러 올라가는데요. 해방촌의 작은 서점에서 독립출판물 워크숍을 진행한다는 소식에 덜컥 신청을 했습니다. 워크숍은 해방촌이 아닌 연남동 작은 카페에서 진행되었고, 4주의 시간이 흘러 우리는 각자 한 권씩 독립출판물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우리 서로는 다른 듯 각자의 길을 걸었지만, 자신의 이야기를 적어 내려 간 것이 닮았고, 닿아 있습니다. 우연한 기회에 서로 마주했고, 작은 인연을 놓치지 않은 덕분에 지금 이렇게 함께 하게 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두 개의 메인 포스터


혜지는 우연히 구술사를 만나-  누군가의 이야기를 듣고 기록하는 작업의 매력에 빠졌다고 합니다. 엄마, 가족 그리고 더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기록하고 싶은 사람입니다. 독립출판 <엄마와 나 사이에>라는 구술 기록집을 냈고, 10월에는 <나라도 할머니>라는 할머니의 구술 생애사를 담은 책이 나옵니다.


후란은 소설가를 꿈꾸었으나 에세이와 단문집 사이- 아직은 사소한 불행을 가지고 글을 쓰는 사람입니다. 책으로는 <나는 불행하면 글을 쓴다> 에세이집과 단문집 <기역에서 시작해서 히읗으로 끝나는> 이 있습니다. 곧, <무언의 에세이>라는 책이 나올 예정입니다.


저는, 음 그러게 저는 말이죠. 일상에서 발견하는 재미난 순간들을 놓치고 싶지 않아 꾸준히 쓰고 그리는 사람입니다. 스스로를 바꾸는 힘은 위트와 위로라고 믿으며, 계속 무언가 만들고 있습니다. 책으로는 <괜찮은 날>과 <독립생활자들>을 펴냈습니다.


이번 전시의 제목은 '소소한 모양들 - 우리가 이야기할 수 있는 것들'입니다. 각자의 주제인 가족, 꿈, 생활을 주제로 우리가 이야기할 수 있는 것들, 그 소소한 모양들을 펼칩니다.  모든 가족이 같은 의미가 아니듯, 모든 꿈이 같은 형태가 아니듯, 모든 생활이 같은 그림이 아니듯, 당신의 가족과 꿈, 생활은 어떤 모양인지- 질문하는 전시이기도 합니다.  나의 가족, 꿈, 생활은 어떤 모양을 그리고 있나요?


 : 당신에게 가족은 어떤 의미인가요?, 강혜지

제 이야기의 주인공은 가족입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여성 가족 구성원 엄마와 할머니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가족’이기 때문에 좋은 것보다 ‘가족’이라서 힘든 점이 더 많았습니다. 우리 가족은 왜 이럴까?라는 질문을 오랫동안 마음속에 품고 지냈습니다. 이 전시는 그 질문에 답을 찾는 과정의 이야기입니다. ‘가족’을 미워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싶어 엄마와 할머니의 삶에 귀를 열었습니다.  


 : 당신의 꿈은 어떤 형태인가요?, 김후란

늘 소설가를 꿈꿔왔습니다. 시인과 소설가 선생님들에게 문학을 배웠으나, 여전히 글을 쓰는 것은 어렵고 버거운 일처럼 느껴집니다. 그래도 나의 존재를 증명하는 것은 써 내려가는 일이므로 습관처럼 메모를 합니다. 에세이와 단문집을 펴냈으며, 이번 전시에서는 책에 수록된 문장을 가지고 타이포그래피와 삽화를 이용해 공간을 꾸몄습니다. 작가가 되기 위해 기울였던 노력의 결과물도 함께. 기꺼이 읽혀지기 위해 쓴 이 모든 글이 불현듯 누군가의 마음에 와 닿기를 바랍니다.


 : 당신의 생활은 어떤 모양인가요?, 이봄

낙서, 일기를 거쳐 개인잡지, 독립출판까지. 이야기의 중심에는 언제나 ‘생활’이 있었습니다. 작고 하찮은 것, 별 볼 일 없는 일이라 여긴 것들이, 내 생활의 중심이었음을 깨닫는 데- 제법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생활한다는 것은 나를 돌아보고, 일상을 돌보는 일이었습니다. 나를 유지하기 위해 드는 힘을 알고, 책임져가는 것- 동시에 함께 살아가는 이들과 어울려 관계하는 것. '생활하다'는 말로 담을 수 있는 여러 가지 고민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흘려버린 것이 아니라 주워 담고 싶어, 작은 일상을 쓰고 그리는 일에 힘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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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9-21 (월요일 휴관)  13:00-21:00 라움트 (서울 마포구 잔다리로 93 보라색 안채)

참여작가 : 강혜지, 김후란, 이봄

오프닝 : 10.9(화) 18시

전시 해설 : 토, 일 14시, 19시

북 토크 (3회 예정/ 추후 일정 공지)


디자인/편집 : 이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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