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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봄 May 11. 2017

불광의 아침 8.

가을의 전조 그리고,  고맙습니다. 



그리고

위의 메일 주소는 당시 사용하던 메일주소로 현재는 무용합니다. 






2015/09/30

여덟 번째 불광의 아침







가을이 온다는 걸, 

먼저 알아버린 시점은 아마, 

늘 똑같았던 전봇대 전선 위에 걸쳐진 구름의 높이라든지. 

언제고 나도 모르게 들어버렸던 단풍 때문에 느낀 서운함이라든지, 

발이 닿기 전에 먼저 알아버리는 널브러진 은행의 냄새라든지.


그 해 가을, 모처럼 어머니와 단둘이 동네를 산책했습니다.  

버려진 공터였던 곳이 아름아름 텃밭이 되어 울창해졌습니다.

구경하면 할수록 사람들의 부지런함에 감탄하게 됩니다. 

가을은 가실이라고- 수확하다는 뜻의 어원이라는데, 

그도 그럴 것이 꽃이며 열매며, 

자기가 제일 예쁘다는 듯이 올라와있습니다.


"엄마 저건 뭐야?" 

"응 저건 돼지감자, 저건 도라지." 

신기함에 눈을 동그랗게 뜨고 더 들여다보게 됩니다.


꽃과 열매들 사이로- 문뜩

감춰두었던 마음 하나가 살풋, 올라옵니다. 


 그런 당신이라서 늘 고마웠고 미안했던. 

곁이라서 더 하지 못했던 그 말입니다. 

그러니 오늘은 좀, 그 마음을 더 나누고 싶었기에

부러 요새여야, 아니 지금에 만날 수 있는 가을꽃을 그려보았습니다.






불광의 아침은 

2015-2016 서울혁신파크 

이곳저곳 복도와 계단에

붙이고 도망치던 한 장짜리 글그림입니다.

일상의 소식을 묻고 전하며

'풋큭흑' 웃음 짓길 바라는 

마음에서 시작했습니다. 




글/그림/글씨  이봄 2bom.do@gmail.com
불광의 아침   #처음부터 보기
또다른 글그림이 궁금하다면?  #봄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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