밝은 흰색빛의 형광등 아래의 나는
내가 아닌 기분이 든다.
억지로라도 밝은 내가 되어야 한다는
무언의 압박이 느껴진다.
어릴 적 살던 집들은 다 밝은 흰색 형광등이었다.
그곳에서의 나는 온전히 나로서 존재하지 못했다.
혼자 살게 되었다.
일본 아파트에는 기본 조명이 없어서
내가 좋아하는 조명을 골라서 달수 있었다.
지금 우리 집의 조명은
따뜻한 주황색이다.
거실에 하나, 방에 하나.
깜깜한 밤이 되면
가끔은 너무 어두운 건 아닌가 생각이 든다.
집에 오는 지인들은 너무 어둡다고 하지만
잔잔하고 따뜻한 조명 속에서
나는 비로소 진짜 내가 된다.
꾸미지 않아도 되고
설명하지 않아도 된다.
묵묵히 존재하는 보통의 것들.
나와 우리 집은 조용히 닮아간다.
하나뿐인 그 조명조차 켜지 않고
TV만 켜 두거나
컴퓨터 불빛에만 의지해 있기도 한다.
온전히 나와 그 시간만이 존재하는 것 같아
마음이 편해진다.
오늘도 나는 나로서 하루를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