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부서 내 파견 직원의 조모상 소식을 알게 되었다.
그 직원은 동료들과 같이 점심을 먹다가
할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고서는 눈물을 철철 흘리면서 식사를 삼키지도 못한 채 빈소로 향했다고 같이 있었던 동료들이 전달해주었다.
어릴 적부터 할머니 손에서 자라 엄마 같은 할머니였다는 얘기도 함께였다.
파견 직원이긴 하지만 늘 싹싹하고 쾌활한 데다가 일처리도 야무져서 시간만 때우다 가는 다른 파견 과 달라 믿고 맡길만하다고 동료들 모두 인정하고 칭찬해왔고 그래서 나도 가끔이지만 점심 자리로 고마움을 대신하고 있었다.
그런 직원의 부고이기에 부조를 해야겠다고 생각하고는 지갑에서 오만 원권을 꺼냈는데 전달하는 방법이 문제였다.
빈소까지 찾아가는 건 오버이고
카카오 송금이나 토스로 보내는 건 예의가 아닌가 싶어서 봉투에 돈만 넣고는 복귀하면 전달해야지 하고 서랍에 넣었다.
조모상을 치른 그 직원이 복귀한 날
같이 점심을 먹기로 하고 서랍 속 부의봉투를 꺼내며 동료들에게 다들 어떻게 부조했는지 물어보니 카카오 송금으로 했다고 해서 의외였다.
빈소에 못 가봐서 미안하다며 전달하는
하얀 부의봉투가 정말로 올드한 느낌이었고
그걸 들고 있는 나도 노땅인 것 같았다.
내 생각에는 할머니가 돌아가셔서 눈물 한 바가지 쏟고 있는 당사자에게 카카오 송금 수락하기 버튼을 누르게 하는 게 참 가혹한 것 같다는 생각에 부의봉투를 준비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디지털 송금을 할 줄 모르는 건 아니다.
부의금 송금과 수락버튼을 아무렇지 않게 눌러대는 세태와 상대방에 대한 극세심한 케어로 부의봉투를 고집했던 나와 이런 부조화가 있구나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