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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쫌생일기

이래 봬도 MZ세대라고요

by 던컨


동료들과 점심자리였다.

인도 음식점이었는데 각자 취향의 커리를 주문하고

곧이어 1인 접시에 샐러드, 밥, 후식 과일 그리고 난이 나왔다.


순화동 인도음식점 Sari

벌써 연말이라며 근황 토크를 하다가

이맘때면 필독서처럼 되어버린

트렌드 코리아 2022를 언급하게 되었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과 행태를 그럴듯하게

표현해놓아서 처음에는 참 재치 있다며 공감했던 책인데 회사에서 그 책을 읽고 각자의 업무에 접목해볼 아이디어를 제출하라고 한 다음부터는

말 같잖은 시도를 하는 회사가 미운 건데

괜히 그 책이 밉게 되어버렸다.


괜히 미워진 트렌드 코리아 2022


아무튼 그 책에 따르면 나는 X-Teen 세대이다.

20대에는 X세대였고 지금은 Teen Ager 자녀를 두고 있으며 뚜렷한 개성에 맞게 왕성한 소비를 뽐내는 세대라고 한다.

일편 맞는 말이기도 해서 공감한 부분이라며

얘기하다가 같이 밥 먹던 동료 중에 하나가

"그래도 저는 MZ세대예요!"

라며 외치듯 말하는 것이었다.

MZ세대라고 외친 동료는 1980년생, 99학번이다.

가끔 있는 라떼 토크에서도 대화를 리드하고 또 리액션도 좋아 같은 세대라고 생각했는데

인도커리를 먹으며 경계의 선을 확 긋는 발언에 살짝 배신감이 느껴졌다.

MZ세대라고 함은

1980년대 초 ~2000년대 초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 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를 통칭하는 말이다.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고 최신 트렌드와 남과 다른 이색적인 경험을 추구하는 특징을 보인다. (네이버 지식백과) 라고 하는데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고 최신 트렌드와 남다른 이색적인 경험을 추구하는 1976년생인 나로서는 다가가려해도 다가갈 수 없는 1980년 이라는 그 숫자가 그렇게 야속하기만 했다.

식사자리에서 그 동료 빼고는 모두가 X세대인지라

마뜩잖게 그 동료를 MZ세대라고 인정할 수밖에 없었지만 나는 소심하게나마


"OO프로(80년생)가 MZ세대라고 하는 건

68년생 쉰네 살 아저씨가 우리한테

'같은 X세대잖아!' 하는 거랑 마찬가지야" 라며 조크와 빈정상한 마음을 더해 대답했다.

식사 중 얘기는 점점 더 MZ를 파고 들어갔는데

MZ세대가 공감한다는 SNL 주현영 기자의 멘트에 방청석에 있는 MZ세대는 본인들 얘기며 빵빵 터지는데 우리는 그런 유튜브 영상을 보며

'아 그런가 보다' 하며 몸이 아닌 머리로 이해하는 모습에서 이미 세대는 갈라졌다고 생각했다.


주현영 기자 머리로는 이해가 되는데 몸으로는 안된다.


"1976년이 야속한 나도 그렇지만

1980년 생이라고 MZ세대라고 하는 OO 프로님

프로님은 M보다 조금 앞인 L세대 즈음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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