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수난 삼재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던컨 Dec 13. 2021

이 또라이 왜 자꾸 전화질이야?

"여보세요

저는 OOO이라고 하는데요 드릴 말씀이 있어서요"


소방서 화재 감식관이 화재 원인으로 손마사지기를 추정했던 터라  손마사지기 제조사에 연락을 취할 수밖에 없었다.

나중에라도 기기 결함으로 인한 화재로 원인이 밝혀질 경우 그때 가서 제조사에 연락을때

 '사고 났을 때 왜 연락을 안했냐? '  또는

 '그래서 불이 얼마나 났는데 이러는 거냐?' 할까 봐 제조사 콜센터에 연락을 했다.


심드렁한 콜센터 직원부터 책임자라고 하는 송 부장에게 연락이 닿기까지  내 상황과 취지를 여러 번 설명을 해야만 했다.

내가 전화하는 이유가 절대 제조물 배상책임보험 등의 금전적 요구를 하는 아닌 점을 강조했고 혹시나 향후에 화재 원인이 제조사 제품으로 판명날 경우를  대비하여 사건을 공유하고 현장 상황 체크가 필요하겠다는 내용을 전달했다.


책임자 송 부장은 알겠다며 내부적으로 보고하고 연락하겠다고 했지만 아무런 회신도 없는 시간이 일주일이 지나가면서 주변 이웃의 화재 냄새 피해가 잇따르고 화재 잔해물 철거 요청이 빗발치면서 조속한 철거가 필요했고 그전에

제조사에 몇 차례 전화를 걸어 확인하시라고 하려고 했으나 전화를 피하길래 문자를 보냈더니 이상한 대답이 왔다.



그렇다 나는 제조사 입장에선 똘아이 개진상 피해자 남편이었다.  

송 부장은 내가 보낸 문자를 회사 내부에 공유하면서 휴대폰을 잘못 조작한 건지   

내게도 회신이 오고 있었다.


그러다 화재 잔해 철거를 앞둔 시점에 마지막으로 전화를 했다.

역시 전화를 안 받아서 문자를 보냈다.

나중에 내가 연락을 제대로 안 해줘서 자기네들은 화재사고 인지를 못했다는 그런 변명 여지를 만들어고 싶지 않아서였다.


송 부장은 이번에도 휴대폰 조작을 잘못한 채 회사 내부에 공유하며  대응하지 않겠다는 내용도 추가했다.



괘씸했다.

해결해달라는 게 아니었는데 대응하지 않겠다는 내용도 그렇지만 최소한 화재로 많이 상심했겠다는 위로 한 마디는 해줄 수 있을 텐데 말이다.  


분노가 치밀어 송 부장에게 지금 공유하는 문자가 나한테도 온다고 했더니 그제야 전화를 해온다.

화들짝 놀라 전화를 했겠지만 속 좀 타보라고 나도 안 받았다.

그리고는 줄줄줄 제조사의 입장을 얘기하는 글로 문자를 보내왔지만 역시 화재로 인한 위로는 없었다.


결국 화재원인은 손마사지기가 아닌 노후된 멀티탭에서 발생한 스파크였다고  밝혀져서

다행히도 송 부장과 더 이상 옥신각신 하지 않아도 되었다.

다시는 연락을 할 필요가 없었다.

 

손마사지기 제조사 홈페이지에 가보면 우수한 품질로 매년 매출 신기록을 세우며 승승장구하고 있다고 하는데 책임자라고 하는 인물과 연락을 해보면서 사람에 대한 배려는 아쉬운 회사구나 싶었다.



8화로 이어집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화재보험이 있다고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