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닝 무비"세상의 모든 디저트 : 러브 사라"

by 던컨


가족과 다른 영화 취향에 늘 따돌림이다.

잔잔한 사랑 얘기와 역사물을 좋아하는데 그런 영화 볼라치면 나 빼곤 모두 따분해하며 게임을 하거나 휴대폰 하며 딴짓이다.

와이프는 괴기스러운 공포 영화를 좋아해서 연애시절 '링' '주온' 같이 거들떠도 안 봤던 호러무비를 보러 다녀야 했다.

아이들도 마블 시리즈에 푹 빠져있는지라

어제는 블랙 위도우를 보며 불금을 보내자고 했는데 나는 내용도 모르겠고 쏟아지는 잠에 먼저 누웠다가 주말인데도 출근 시간에 일어나 내 취향의 모닝 무비를 골라봤다.

러. 브. 사. 라.

캐치온에서 무료라서 골랐다.


​베이커리 오픈을 앞두고 사고로 죽은 베이커 가족과 주변인들이 다시 뜻을 모아 베이커리를 열어가는 스토리로 잔잔하다 못해 밋밋한 영국 영화였는데 영화와 어울리지 않게 어제 먹다 남은 양념치킨 냄새를 맡아가며 영화를 봤다.

영화는 감정을 끌어올리고 내리 잡아 이끄는 높낮이가 크지 않지만 소소하게 발단, 전개, 갈등, 결말이 다 있어서 나른한 늦여름 아침에 제격이었다.

영화에서 언급된 내용 중 80일간의 세계일주 책에 대한 대사가 있었는데 가장 인상 깊은 부분이었다.

"요즘에는 세상을 발견하려고 여행할 필요가 없잖아요
세상이 우리 곁으로 왔으니까"


그렇다 세상을 발견하는 지리학적인 여행은 백 년 전까지 였지 싶다.

그런 여행은 지극히 정복자 시각의 여행일 테고 80일간의 세계일주 자체가 그렇게 정복이 낭만이던 시절 작품이라 그럴 테다.

온 세계가 우리 곁에 있어도 부족함을 느끼는 건 정작 발견해야 할 존재인 나 자신을 못 찾아서 그런 게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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