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책선생님이 되다

- 워킹맘 강사 이야기 6

by 꿈데이즈


엄마, 책선생님이 되다.





엄마들은 아이가 어릴 때부터 책 읽는 습관을 많이 길러주려고 많이도 애쓴다. 책은 사람이 살아가는 모든 순간에, 가장 좋은 삶의 멘토이기 때문일 것이다. 공부를 위해서도, 삶을 살아가는 데에서도 어쩌면 책은 그렇게 인간의 가장 친한 친구이다.


아이가 배 속에 있을 때부터 태교 삼아 읽어주기 시작한 책, 아이가 태어나서도 내 아이가 책을 좋아하는 아이로 자라나 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나도 내 아이에게 다양한 책을 들려주었다. 하물며 책과 놀다 보니, 책이 단순히 책이 아닌 걸음마를 배우기 위해 그저 밟고 지나가는 놀이기구 대용으로 사용될 때도 있었으니 말이다.

어느덧 아이가 초등학교 올라가고 나서는 다양한 도서관의 프로그램을 찾아다녔다. 그림책 수업, 책 놀이 수업 등. 이젠 ‘도서관’이라는 곳은 책만 대여해주는 곳이 아닌 아이들의 미래를 책임지는 다양한 프로그램 공간이 되었다.




엄마로서 역할을 다해주고 싶어서였을까.

엄마의 욕심이었을까.




우리 아이의 미래는 어떻게 그려질지 모르지만, 엄마인 나는 내 아이를 위해 열심히 뛰어다녔다. 최고의 엄마는 아니더라도, 최선의 엄마가 되고 싶은 것이다.



아이가 초등학교 1학년 여름방학 때부터 도서관 새로운 프로그램에 들어가게 되었다. 독서논술 프로그램이었는데, 독서논술의 대표주자인 ‘한우리 교재’를 이용해, 수업을 진행해주는 프로그램이었다. ‘한우리독서’는 말로만 들었지, 자세히는 잘 몰랐는데 아이가 한 학기 수업을 마치고 가지고 온 교재며 포트폴리오를 보니, 참 꼼꼼하게 책을 공부한 흔적이 보여 엄청 뿌듯했다. 아이도 다양한 분야의 책을 공부하게 되며, 배경지식도 쌓이고, 책 공부도 재밌다고 했다. 한우리 독서논술을 도서관에서 다른 친구들과 함께 즐겁게 배울 수 있어 참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 도서관 프로그램을 1년 이상 신청해서 다녔다. 중간중간 아이를 픽업하는 일은 같이 수업을 받는 엄마들이 바쁜 나를 위해 도와주기도 했으니, 나처럼 바쁜 워킹맘에게는 이런 분들은 정말 소중한 천사 같은 존재였다.



그런데 2학년 한 학기가 끝나고, 담당 선생님께서 더는 도서관에서 이 수업을 못 하게 되었다고 하셨다. 무슨 일인지 궁금해서 여쭤봤더니, 한우리 교재 단가가 있다 보니, 도서관에서 재정적인 부담이 되어 다른 프로그램으로 대체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맞다. 한우리 독서수업은 한우리 교재를 이용해야 하는데 학생들은 무료로 지원받고 있었으니, 도서관 측에서는 무리가 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어쩔 수 없이 도서관에서 더 한우리 수업을 받을 수 없게 되었다. 나는 참 많이 고민이 되었다. 우리 아이와 같이 도서관을 다녔던 친구들 엄마들도 그렇게 하나같이 아쉬워했다. 아마 다 나 같은 마음이었을게다.



나는 갑자기 새로운 도전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한우리 선생님이 되어야겠다


참 엉뚱하게도 결국은 필요한 사람이 한다고, 나는 내 아이를 위해서 새로운 일을 도전하게 되었다. 나는 당장 어떻게 하면 한우리 독서지도사가 될 수 있는 지 알아보았다. 다행히도 온라인으로 교육받을 수 있었다. 물론 나중에는 직접 연수도 직접 가야 했지만, 온라인으로도 공부해서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무작정 시작했다. 일반 자격증과 다르게 참 공부할 게 엄청 많았다. 아! 이래서 한우리 독서지도사는 인기 있는 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나는 결혼하기 전, 공무원시험을 준비한 적이 있다. 한 1년 반 정도 학원 강사로 일하면서 공부를 병행했었는데, 그때 국어공부가 많이 도움이 되었다. 공무원 국어공부는 고등학교 국어 위주의 내용이라 고전문학이 많이 좌우하는데, 그 힘든 고3 고전문학을 참 열심히도 공부했던 경험이 있다. 또 중·고등학교 시절 모든 과목 중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과목은 국어였다. 그래서였을까. 소녀 시절 그렇게 멋져 보이기만 했던 남자 국어 선생님들을 많이도 짝사랑 했었다. 내게 국어공부는 첫사랑같은 설레기도 한, 마냥 어려운 존재가 아니라고 생각했기에 새로운 독서지도사도 많이 막막하지는 않았다. 공부란 늘 새로운 앎이라, 호기심 많은 나는 늘 관심사가 생기면 쉽게도 도전이란 것을 내어주었다. 논술도 그랬다. 나같이 아날로그 시절 핸드폰도 없고 컴퓨터도 흔치 않은 세상에 살았던 사람은 글쓰기가 필수였다. 나는 방학만 되면 모든 선생님께 편지를 쓰는 예쁜 학생이었다. 그리고 고등학교 시절, 힘든 입시를 준비하며 매일 같이 일기도 썼었다. 친구들에게도 자주 만나지 못하는 방학이면, 보고 싶은 마음에 깨알 같은 글씨로 꾹꾹 눌러 담은 마음의 편지를 그렇게 많이도 썼으니, 자연적으로 글쓰기가 편할 수 밖에. 지금처럼 금방이라도 메신저를 통해 문자를 보낼 수 있는 시절과는 참으로 다른, 아날로그 감성적인 옛 시절이었다.



몇 개월을 그렇게 틈틈이 일하면서 공부했을까? 자격증 시험을 보러 갔다. 와우. 다행히 합격이었다. 합격하고 나니, 1박 2일 연수를 받아야 한다고 통보가 왔다. 끝이 아니다. 연수를 받으니 지역 한우리 센터에서 스터디 공부하라고 연락이 왔다. 아! 끝이 없었다. 그래도 계속 했다. 내 아이를 위해 시작한 일이었기 때문에 나는 묵묵히 과정의 과정을 밟으며, 어엿한 한우리 독서 선생님이 되었다.



나는 우리 아이를 위한 한우리 독서 선생님이 되려고 시작한 일이기에 내 아이만 가르치면 되었다. 그런데 이 독서논술이란 게 서로의 생각을 들여다보고, 토론도 해야 생각이 자란다. 다행히도 우리 아이를 주축으로 한 또래 그룹을 만들 수 있었다. 토요일마다 이 친구들이 우리 집에 모여 한우리 독서수업을 지도받기 시작했다. 그렇게 시작된 책 선생님. 일주일에 한 번 아이들의 신나는 책 선생님이 되어, 우리 친구들의 책 공부를 담당한다. 책도 공부하고 토론도 하고, 이왕 모인 거 다양하게 놀아줄 수 있는 멋진 선생님이 되자 결심했다.



아이들은 공부가 아닌 책을 통해 놀러 오는 주말이 된다. 책속의 내용은 모두 현실에서 직접 경험할 수 있게 지도했다. 케이크 내용이 들어있으면 직접 케이크를 만들었고, 자연의 이야기책이 나오면 직접 산으로 자연을 만나러 나갔다. 틀에 박힌 책 공부가 아니라 책을 통해 직접 세상을 만나도록 가르쳤다. 아마 내 아이가 포함된 독서 그룹이라 가능했었을 것이다.


책을 공부하는 아이들
다양한 체험을 하며 공부하는 아이들



자연속에서 공부하는 아이들




내게 수업을 들으러 오는 친구들은 신나게 책을 공부하고, 신나게 체험하며, 신나는 세상을 만났다. 나도 이왕 책 선생님이 된 거 초등교육 루틴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궁금해, 그렇게 그 친구들을 2학년 때부터 6학년 때까지 맡아 지도했다. 말이 쉽지 근 5년이었다. 5년을 빠지지 않고 계속 달리다 보면 어떤 일이 생길까? 그렇다. 난 이제 우리 아이만 지도하는 책 선생님이 아니라 교육기관 및 학교, 도서관 선생님이 되었다.



시작이 작아도, 시작을 해야지만 그것을 통해 새로운 세상이 열린다.
모든 경험은 내가 직접 해봐야지만 아는 것이니까.
나의 시작은 모두 내 아이를 위해 시작한 일이었다.
하지만 그 시작이 나를 새로운 존재로 만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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