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려.주.다

- 워킹맘 강사이야기 8

by 꿈데이즈




스토리를 들.려.주.다



무엇이든지 ‘’과 ‘’이 있는 게 좋다.


맛깔나다 :입에 당길 만큼 음식의 맛이 있다. (어학사전)


가르치는 일을 하다 보니 늘 맛깔나는 선생님이 되고 싶었다.


그럼 맛깔나는 선생님이란 어떤 사람일까?




배우는 데 가장 중요한 건, 무엇보다 ”재미“다. 재미가 있으려면, 첫 번째는 배우고 싶은 대상이 내가 좋아하는 것이어야 하고, 두 번째는 그 수업이 재미있어야 한다. 나는 내게 배우러 온 학생들에게 그 두 번째 조건인 재미를 어떻게 하면 더 줄 수 있을까? 늘 고민이 되었다.


말을 잘하는 사람. 유머와 위트를 가진 사람. 목소리가 지루하지 않은 사람……. 그렇게 혼자 중얼거리며 생각하다 보니, 말. 말. 말! 바로 이 참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던 중 '스토리텔러'라는 자격증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때마침 지역 도서관에서 스토리텔러 자격증반을 모집하고 있었다. 동화사랑에서 주최하는 동화스피치를 공부하는 것이었다. 그림책이나 이야기를 재미나게 들려주는 스피치 자격증반이다. 독서지도도 하고 있던 찰나, 나는 바쁜 시간을 쪼개어 스피치 수업을 그렇게 3개월간 들었다.


정말 재밌었다. 어떻게 이런 목소리가 나올 수 있지? 강사님의 멋진 목소리연기를 듣다보니 나도 강사님처럼 되고 싶어, 열심히 새로운 인물이 된 것 마냥 즐겁게 목소리연기를 흉내내 보았다. 글을 읽을 때, 어디서 끊어 읽으면 좋을까. 어떤 표정을 지으면 좋을까. 이 부분은 어떤 목소리를 내면 좋을까. 스토리텔러 공부를 하다 보니, 이젠 이야기를 들려줄 때도 많은 생각과 함께 아이디어가 샘솟는다.


자격증 시험도 준비했다. 이론은 워낙에 독서지도사를 딸 때부터 국어가 단련되었던지라 무난하게 통과되었다. 시험을 보고서 문제를 다 기억해 내 다른 회원님들께 설명해드릴 정도였으니 말이다. 문제는 바로 실기였다. 주말에 서울에 있는 시험장에 가, 면접관들 앞에 스토리를 유창하게 읽어야 한다. 어떤 지문이 나올지는 모른다. 면접관이 준 지문을 읽고 빠르게 캐치하여 목소리 연기와 표정을 겸해 이야기를 읽어야 한다. 휴, 다행히도 강사님이 몇 개 뽑아주신 지문 중의 하나가 시험 지문으로 뽑혔다. 조금은 떨리기도 했지만, 낯설고 새로운 경험이 나를 설레게 했다. 당연히 결과는 합격이었다.


목소리의 마법사가 되어보다.


난 때로는 돼지가 되기도 하고, 때로는 아줌마가 되기도 하며, 때로는 할아버지가 되기도 한다. "선생님, 너무 웃겨요." 아이들이 내 목소리를 듣고, 하하 호호 웃는다. 누군가에게 웃음을 줄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멋진 일인가? 독서 수업을 할 때는 그림책을 한 권씩 늘 들려주었는데, 아이들이 정말 재밌어했다. 학교도서관에 모인 아이들은 내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듣기 위해 쭉 나를 둘러싸고 앉았다. “옛날 옛날에 아기코끼리가 살고 있었어요~" 내가 이야기를 들려줄 때마다 눈이 반짝반짝, 말똥말똥인 아이들의 표정. 내 얼굴과 책을 번갈아 보며, 그렇게 이야기에 집중하는 학생들을 보노라니 내맘도 몽실몽실, 몽글몽글해졌다.




© benwhitephotography, 출처 Unsplash



강사가 배움을 더 키운다는 것은 학생들에게 수업의 질을 올릴 수 있는 일이니, 어쩌면 내가 발전하는 것이 곧 학생을 위한 일이다. 그래. 많이 배우자. 배워서 남 주자.



그 이후, 목소리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강사를 대상으로 하는 수업프로그램에서 ‘보이스트레이닝’ 특강도 듣게 되었다. 평소 라디오 DJ 정지영 님의 목소리가 참 편안하고 좋았는데,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들려주기부터 포인트 있게 말하는 방법 등 다양한 목소리로 말하는 방법을 공부하게 되었다. 여러 강사님들이 자신의 목소리에 귀기울이며, 이런 저런 목소리를 내어본다. 강사들 무리에서 다시 내레이션 발표를 했는데, 반응이 꽤 좋았다. 역시 칭찬은 옳다. 왠지 내가 무엇이 된 것 같으니 말이다.






늘 나를 들어 올리려면, 제일 먼저 조건이 있다. 자신감이다. 자신감은 자신을 사랑할 수 있어야 나온다. ‘넌 뭐든지 할 수 있잖아.’라고 말하도록 격려한 웰씽킹 저자 캘리 최의 말이 생각난다.

He can do, She can do, Why not me?
그렇다. 남들도 하는데 나라고 못할까?
우리 모두 다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다.
우리 모두를 위해 che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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