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워킹맘 강사의 아이 이야기 3
“아이가 몇 명이에요?”
“한 명이에요. 딸 하나요.”
“어휴, 아이가 외롭겠어요.”
요즘은 다들 결혼을 안 하고, 애도 안 나는 분위기지만, 내가 아이를 낳던 2000년대 시절만 해도 보통은 두 명이 흔했다. 특히나 내 주변의 지인들은 셋도 많이 낳았다. 다자녀인 지인들은 아이들끼리 서로 잘 놀아 참 좋다고 했다. 그러니 딸 하나 키우는 내가 그리 좋아 보일 리는 없었다. 특히나 외동인 아이가 안쓰럽다는 듯 말했으니 말이다.
사실 바쁜 워킹맘이 아이 하나 키우는 것도 참 쉽지는 않다. 물론 나도 아이를 두 명 이상 낳고 싶었다. 그런데 아이도 맘이 맞아야 낳는 것인데, 독신주의자였던 남편이 나를 만나 결혼을 한 후 제안했던 것은 ‘딩크족’이 되자는 것이었다.
딩크족Double Income, No Kids 정상적인 부부생활을 영위하면서 의도적으로 자녀를 두지 않는 맞벌이부부를 일컫는 용어
부모님의 걱정도 그렇고 아이하나는 낳자고 남편을 설득해 아이 하나만 낳기로 얘기하고선, 지금의 예쁜 딸 하나를 낳게 되었다. 이렇게 아이를 낳고서는, 딩크족을 우겼던 남편도 그렇게 딸을 엄청나게 사랑하는 어마무시한 딸바보가 되었다.
외동아이는 버릇이 없어, 사회성도 떨어지고.
나는 외동에 대한 사람들의 이런 부정적인 편견이 싫었다. 특히나 가장 싫었던 부분은 후자가 더 컸다. 사회성도 없고, 게다가 약하디약한 존재로 키우기는 더더욱 싫었다. 세상은 그리 호락호락한 세계가 아니기에, 이 아이가 자기 뜻을 펼칠 수 있는 튼튼한 존재로 살길 바랐다.
그래서 늘 사회성을 키울 수 있는 활동을 많이 했다. 초등학교 들어가서는 육아 공동 품앗이를 운영해, 엄마들끼리 아이들과의 체험학습을 꾸렸고, 학교에서 부모의 참여학습이 필요할 때는 늘 참여하여, 우리 아이의 모습을 지켜보기도 하고, 또 엄마로서의 듬직한 모습도 보여주었다.
버릇이 없는 아이가 되지 않게 늘 배려와 양보를 강조하다 보니 아이는 늘 자기 것도 남에게 먼저 나눠주는 아이가 되었다. 하지만 자기것인데 남에게 무조건 먼저 주는 아이를 보며, 한편으론 이렇게 까지 안해도 되는데, 너무 욕심 없어 보이는 아이가 내심 걱정되었다. 하지만 이 배려때문인지, 딸아이는 또래 친구들에게 인기가 좋았다. 그리곤 4학년 때 학교 연극발표회가 있어 참관을 갔는데, 뜻하지 않게 아이가 연극의 주인공이었었다. 재치있는 행동, 연기를 보며 내 딸에게 이런 모습이 있었나? 싶었으니 말이다.
아이는 고학년이 되면서 반의 리더를 많이 맡았다. 6학년이 되니, 너무나 멋진 담임선생님과 좋은 친구들 덕에 딸아이는 더 훌쩍 크게 성장했다. 사회 시간에 ‘나라의 조직’을 배우며, 반에서는 하나의 국가 조직을 운영했다고 한다. 담임 선생님이 대통령이시고 자신이 국무총리가 되었다며 무척이나 기뻐했다. 국무총리는 대통령이 가장 신임하는 사람을 뽑는 것인데 자신이 그런 국무총리가 되었다면서 말이다.
아이는 좋은 선생님과 좋은 친구들과 함께하며 그들의 좋은 점을 스펀지처럼 흡수해나갔다. 6학년 아쉬운 졸업발표회 때는 학년 대표 사회자로 나서서, 그렇게 자신의 리더쉽을 뽐내었으니, 정말 병아리같이 나약했던 아이가 어느새 성장한 닭이 되어 날갯짓하는 듯 했다.
“외동이어도 괜찮아, 엄마.
좋은 친구들이 있고, 게다가 든든한 엄마. 아빠가 있어 나는 늘 행복해.”
다행히도 주변의 좋은 많은 사람들이 아이를 더 성장하게 했다. 그랬다. 아이는 부모 혼자로만 키울 수 없다. 다만 좋은 친구들을 알아 사귀고, 그런 집단에서 좋은 기운을 흡수하며 성장한다. 아이는 참 다행스럽게도 좋은 친구들의 장점을 많이 보며, 그런 친구들과 함께 잘 어울렸다. 물론 '좋다, 나쁘다'의 의미는 지극히 개인적이지만, 늘 자신의 꿈을 향해 열심히 도전하는 그런 친구들과 잘 맞았다. 그리고 남들 앞에 나서는 걸 두려워하지 않고, 자신의 능력을 보여주고 싶어 했다.
아이의 초등학교 졸업식 날은 유난히 참 감동이었다. 무대위에서 유쾌하게 당당하게 사회를 맡는 이 아이가 자랑스러웠다.
이 아이의 좋은 성장을 도와준 좋은 선생님들, 좋은 친구들 그리고 그런 그 뒤에 나도 좋은 부모였기를. 고맙다. 딸아. 너만의 빛을 발할 수 있는 사람이 되길 바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