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주일 아침 8시 30분이 되면
습관처럼 봄내콜을 부른다.
주은이와 함께 교회에 가기 위함이다.
늘 그렇듯 마음속에 소소한 그리움을 펼치다 보면
그냥 후련해지는 그 어떠한 마음,
그렇듯 편안해지는 듯하다.
예배를 마친 후, 다시 봄내콜을 타고
집에 올 때, 전화가 울렸다.
"여보세요. 네 아빠 무슨 일 있나요."
"엄마가 빕을 못 먹고 그래. 저러다 나 혼자일 때 잘못되면 어쩌지 집에 와줄 수 있니?"
"네~그럴게요."
난 다시 봄내콜 타고 친정집을 향했다.
그러고 바람만 불면 엄마는 무척 힘들어하셨다.
나를 뱃속에 가지실 때 갑자기 몸이 안 좋아지면서 입이 돌아가고 감기가 심해지셨다고 했다.
아기한테 문제 될까 봐 걱정됐던 엄마는 병원에 찾아가셨었다.
A 병원은 아기가 죽었으니 수술하자고 권하셨고,
그 슬픔에 다른 병원을 찾아갔는데,
그땐 아기가 건강하다 하셨다.
그런 엄마 아빠는 한숨 돌리고 집에 돌아오실 수 있었다니
하마터면 이 좋은 세상을 못볼 뻔 했다.
그런 엄마가 고맙고 너무나 고맙지.
지금 엄마는 내가 집에 가면 마음으로 반기신다.
그럴 때마다 너무나 안쓰럽고 속상하다.
매번 난 꼭꼭 안마해 드린다.
"엄마, 시원하지."
"응~근데 좀 아파."
내가 있는 동안
아빠는 잠시 숨 돌리며 외출을 하시고,
얼마쯤 시간이 지났을까?
오빠와 함께 돌아오셨다.
엄마는 그래도 영 좋아지실 기미가 보이지 않자
센터에 전화해 방문 간호사를 불러 주셨다.
이유는 영양제를 맞기 위해 말이지.
그러자 목소리부터 달라지심을 느꼈다.
아빠는 속상함을 이야기 하신다.
저번에 요양보호사님께 병원 동행을 부탁 했더니
글쎄 내가 그런 것까지 하느냐며
오히려 화를 내시는 바람에
센터에 바로 이야기를 하셨다나?
그 후로 사과는 받았지만 그래도 좀 속상하다고 하신다.
그걸 들은 나까지 속상하고 답답하다.
무엇이 답일까?
이런 일들이 우리 부모님에게만 일어나진 않을 거다.
서로 이해하고 양보하고 참아내야 할 일.
그나마 엄마가 영양제를 맞을 수 있어 다행이다 싶다.
저녁이 돼서야 난 다시 봄내콜을 타고 집에 올 수 있었다.
하루가 많이 피곤하지만 그렇게라도 아빠를 도와드릴 수 있어 다행이다 싶다.
혼자 페이스북을 보는데 난 놀랐다.
왜냐하면, 아빠가 기다리던 막내 오빠는 일 한다더니 가족끼리 놀러갔다...
이걸 아시면 더 속상하실 듯 싶지.
그냥 지나가는 게 답이다. 쉬어야겠다.
다음날 아침 6시, 아빠에게 전화를 했다.
괜찮다며 걱정하지 말라는 말씀만 하고 전화를 끊으셨다.
나 어렸을적, 엄마는 딸이 장애인인 게 가끔 속상해서
아빠에게 푸념하듯 족제비 이야기를 늘 하셨던 것 같다.
엄마가 나를 임신 중이실 때 하필
집 앞마당에 족제비 가족이 많았었고,
아빠는 그 족제비들을 쥐덫으로 모두 죽여
부정 탔다는 이야기 말이지.
물론 그런 이유도 저런 이유도 다 있겠지만
난 그래도 나 자신을 그 누구보다 사랑하고 믿는데,
그거 하나면 되지 않을까?
무엇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귀하게 낳아 주시고 길러주신 것에 감사하다.
비록 딸내미 잘 사는 모습을 못 보여 드리는 것이
늘 마음 아프고 속상하지만
난 분명 그 누구보다 행복한 건 맞는듯싶다.
이 나이에도 아빠에게 용돈같이 차비를 늘 받는 자식 또 어디 있을까?
만원의 행복, 난 늘 그 만원으로 꼭 헌금을 하며
우리 부모님 너무 힘들고 지치지 않게 해달라고 마음 깊이 기도 드린다.
나도 그렇게 멋진 부모로 성숙해지고 싶다.
엄마 아빠, 많이 사랑하고 오래오래 건강하세요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