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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뚜리 Jun 22. 2024

모녀 인생 처음으로 가보는 콘서트

즐거움과 무거운 마음의 양가감정

무엇이 문제일까?

무엇으로 우울함의 눈물을 크게 그린 걸까?

어제 아침, 통화 중 아빠의 크게 지친 모습이 보였다.

그러고보니 치매인 엄마를 15년이나 혼자 보살피셨는데,

힘들지 않는 게 오히려 이상한 건지도 모른다.

죽음에 분명 순서는 없을 거다.

단지 아빠의 남아있는 인생 중 만약 엄마가 먼저 떠나버린다면 외로울 수 있겠지.

그래서 아빠는 엄마를 요양원에 보내지 않고 어떻게든 끝까지 같이 있으려 한다.

누구나 겪을만한 고통인데, 우리 부모님도 이런 상황을 마주하게 될 줄이야.

'모든 건 남의 일이야'하고 믿은 건 현실을 그만큼 부정하고 싶었던 아닐까 싶다.


오늘은 주은이와 같이 서울 가는 날인데, 왠지 마음이 무거웠다.

너무도 아프고 그새 무슨 일이 터질까 불안한 마음에

그 후 아빠에게 몇 번인가 전화를 해보지만 받으시지 않는다.

그래서 한 번만 더해보자는 마음으로 하니 다행히 전화를 받으신다.

최근 너무 더워서 더위 먹으신 건 아닐까? 걱정되던 마음


"아빠, 요즘 많이 더워. 그니까 선풍기 꺼내놓고 지내요.'

"응. 선풍기 2개나 큰 거 있어."

"그래요."


항상 우렁차고 씩씩했던 아빠의 목소리가 지금은 완전히 힘이 없어보여 짠하다.

8시가 넘어자, 도우미 선생님이 출근하셨다.


"안녕하세요. 언니."

"네. 오셨어요."


모닝커피로 하루의 시작을 그렇게 서로 나눈다.

'아침마당'을 같이 보면서 말이지.

선생님이 청소와 설거지를 하고 있을 때 주은이잠에서 깼다.

나중에 도우미 선생님은 통화하신다.

무언가 기쁜 일이 있으신지 흥분된 목소리이시다.

나중에 들은 건데, 도우미 선생님들 안에서 모범상을 받으시나 보다.

나도 같이 받으러 가자고 하신다.

그러게 잘된 일이네...


그리고 오늘 선생님이 다른 날보다  미리 퇴근을 하셨다.

우리 모녀가 서울로 떠나는 열차시간이 2시이기 때문이다.

장애인콜을 불러 춘천역으로 향했다.

청춘열차에 오르고, 용산역에전철로 갈아타 홍대입구역에 갔다.

홍대에 간 이유는 김장훈 콘서트를 보기 위함 이였다.

우선 호텔에 들어가 짐을 풀고 쉬었다가 저녁을 먹으러 나왔다.

참치마요 유부초밥과 우동을 같이 시켜 먹고, 시간이 너무 많이 남아 주변 카페에 갔다.

캐모마일 차를 마시며 기다리자 공연 시간이 다가온다.

그래서 구름아래소극장으로 찾아 갔다.

이미 많은 분들도 기다리고 있었다.


얼마쯤 되었을까, 대기하다 시간이 되자 공연장에 들어갈수 있었다.

처음 보는 콘서트라 기대가 되기도 하고 

아빠에게 미안마음이 들어 흔들리고 있을때,

우리 모녀는 푹 빠질수 있었다.

끝나고도 공연에 대한 이야기가 어지질 못하면서 우린 호텔로 항했다.

피곤하지만 좋은 추억을 하나 만든듯 싶다.

피곤함이 몰려온다.

그래선지 스르르 잠들어버렸다.


다음날 아침, 비가 내리는 하루다.

호텔과 가까운 식당에서 곰탕으로 아침밥을 먹고, 카페에서 모닝커피를 마셨다.

이후 호텔로 돌아가 쉬다가 짐을 정리하고 체크아웃 했다.

다음으로 향했던 곳은 안마기가 있는 힐링카페다.

50분동안 목과 척추, 그리고 엉덩이와 발이 너무나 시원했다.

안그래도 우중충날씨 때문에 몸이 무거웠는데 한결 가벼워졌다.


이후 우리 모녀는 용산역으로 돌아점심을 먹고, 3시47청춘열차를 기다렸다.

주말이라 그런지 용산역에 앉아있을 자리가 없을만큼 사람이 너무 많았다.

밖에  내리는 소리가 커질 때쯤,

계단에 걸터앉아 노래를 들으며 지루한 시간을 달랬다.

열차 오는 시간이 다가오자 우리 모녀는 총알처럼 달려갔다.

열차에 오르고 춘천으로 향한다.

춘천도 비가 꼬물꼬물 거린 모양이다.

더위를 물리치고 장마의 첫발을 딧는다지?


멋진 1박 2일 서울여행

김장훈의 다음 콘서트를 기다리며 집으로 향해 편하게 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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