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계신 요양원은 강촌을 지나
안보리에 있는 요양원이다 보니
집과는 거리가 좀 많이 멀었다.
그래도 직원분의 친절로
엄마와 영상통화도 할수 있었고,
둘째 오빠와 면회를 같이 갔던 기억도 난다.
오늘은 주은이와 물리 치료를 받던 중
주은이에게 요양원에서 전화가 왔나보다.
엄마가 친정집 근처에 있는 요양원으로 옮기게 되었다나?
그러게 참 잘 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안 그래도 처음 엄마 요양원 가실 때에
센터장님이 이야기 하셨던 거지만
이렇게 빨리 옮기게 될 줄은 정말 몰랐다.
보호자는 둘째 오빠로 되어 있지만,
일하는 중이라서 그런지 연락이 안되다 보니
우리 주은이에게 연락했나 보다.
엄마 집 주소를 우리 집으로 알고 있는 건
아빠가 입원하실 때마다
엄마는 우리 집에 와 계셨기 때문인가보다.
그러게 올해는 유난히 아빠도 힘들고,
엄마도 힘들고, 가족이 다 힘든그런 한 해인 듯 싶다.
아빠는 엄마가 계신 요양원에
혼자 걸어가실 만큼 기력이 되진 않지만,
그래도 한 동네에 계시니 아빠도 조금은
마음의 안정도 되실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때 가족 단체 카톡에 슬픔의 소식이 다시 들린다.
네 번째 아빠의 입원.
식사도 못하시고, 자꾸 설사도 하신 데다가
집에서 주무시다 새벽 중 침대에서 낙상하신 모양이다.
그렇게 의식을 잃은 아빠를
둘째 오빠가 아침에 발견하여
바로 응급실로 향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번엔 얼마나 병원에 계셔야 할까?...
요양사 선생님이 식사라도 잘 챙겨 주셨으면 좋으련만
집에 반찬들이 하나도 없다는 건
아예 식사를 안 챙기신다는 증거 아닐까?...
게다가 아빠는 엄마가 그리워 집에 데려오길 원하는데
요양사 선생님은 치매인 엄마 데려오면
일 그만둔다고 했다나...
가족이 아닌데 당연한 결과겠지.
가족이여도 힘든건 사실이야.
힘들어 하는 엄마, 아빠를 지켜보니 나는
노후가 어떨까에 대한 두려움이 더 커지는 듯하다.
다행히 아빠는 큰 문제 없이 2주 후 퇴원하셨다.
다시 센터장님의 분주한 발걸음이 보이는 듯 하다.
퇴원을 도와주신 센터장님께 감사함이 크게 느껴진다.
그리고 며칠후
오빠들이 요양원에 계신 엄마를 하루 외출시켜줬다.
엄마는 새로 바뀐 요양원에서도
적응을 잘 하시는지 상태가 좋아 보였다.
문제는 아빠가 퇴원은 하셨지만
여전히 힘들어하시는 모습에
저러다 또 입원하시는 건 아닌가 싶어 걱정 이 되었다.
며느리 없이 아들들만 와있어
허전한 마음 이 가득했고,
점심도 먹지 못한 채 집에 오다 보니
더 지친 날이 아닐까 싶다.
그래도 주은이는 할아버지가 버거워 하는 모습이 안타까웠는지
할아버지에게 하는 말,
"할아버지,힘들면 우리 집에 1-2주라도 보내다 오자."
"아니야... 괜찮아."
그런 주은이가 너무나 대견하다.
할머니 케어도 3주를 했는데,
그와중에 할아버지도 신경써주는
주은이가 너무 고마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