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이 없던 아빠

by 미뚜리

꿈을 꾸었다.

아빠는 젊어진 모습으로

눈 앞의 큰 문을 향해 들어가시고

옆의 작은 문에는

어릴 적 엄마의 모습이 들어가신다.

아빠가 걱정된다.

뒤숭숭한 마음에 아빠께 전화를 걸었다.

아무리 해도 아빠는 받질 않으신다.

혹시 무슨 일이 있나?

나는 주은이 에게

다시 전화해 보라고 했다.

여전히 안 받으시나 보다.

집에 가봐야 하나 혼란이 생길 때쯤

주은이는 열심히 강의를 듣는다.

방해하고 싶지 않아

억지로 떼 쓰지 않고 그냥 혼자 앉아

마음으로 기도만 하고 있었다.

그런데 전화가 왔다.

둘째 오빠였다.


"집에 안 오니?"

"응. 주은이가 자격증 때문에 과제를 해."

"그럼 내일은 와. 엄마 외출 하기로 했어"

"응"


그렇게 전화를 끊었다.

일요일,

혼자 예배를 다녀오고

바로 친정집으로 향했다.

엄마가 와 계셨다.

너무나 행복했다.

그러나 엄마는 딸을

정확히 알아보는 것 같진 않아 보였다.

아빠가 이제 예전보다 더 버거워 보인다.

부부는 일심동체라고 했던가,

비록 엄마 아빠가 떨어져서 사시지만

같이 힘든 것이 너무 신기하다.

나는 아빠 방에 들어갔다.

그러곤 말했다.


"아빠, 우리 집에 가자.

센터장님한테 침대 빌린다 고하고 우리 집에 설치하자.

그러고 같이 지내."

"싫어, 난 절대로 가지 않을 거야 내가 왜 가니?"


방에서 나오니

오늘도 우리 둘째 오빠는 와 있었다.

우리 점심까지 챙겨주려

김밥을 5개나 사다 놓았다.

서먹서먹해하던 엄마가

요양원 돌아가야 할 시간이 되셨을 때

그제야 엄마도 활발해지시는 것을 느꼈다.

엄마가 괜찮으면 아빠도 괜찮아지신다.

갑자기 일어나서 운동하시려는 아빠의 모습

부부는 천생연분이라더니 그 말이 꼭 맞는가 보다.


혼자 계실 아빠가 적적해 하실 걸 이미 알기 때문에

오빠가 엄마를 요양원 데려다줄 때

우리 모녀는 같이 움직이지 않았다.

그때였다.

아빠를 향해 혼잣말을 했다.


"둘째 오빠가 딸이네.

엄마, 아빠 인삼밭 하시고

엄마가 늦게 집에 오는 날은

늘 둘째 오빠가 밥을 했지."

"언제 갈거니?"


아빠가 물었다.

그러자 주은이는 오후 3시에

장애인콜을 불러 집에 가자는 소리가 왠지 반가웠다.

그와중에 식사를 못 하시는 아빠 때문에

챙겨줄 게 있나 집안을 더 살펴보게 되었다.

그때였다,

둘째 오빠가 삶아 놓고 간 계란을 우연히 찾았다.

그래서 아빠께 챙겨 드리고 드시는 걸 보고

주은이와 나는 집으로 향했다.

엄마를 이렇게 보게 되니 행복하고

다음 주 일요일도 기대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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