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원에서 재회한 부모님
이게 무슨 꿈일까?
그 꿈속에는 두 문이 있었다.
큰 문과
그보다 조금 더 작은 문
저번에도 꾼 꿈같은데
그 큰 문으로 아빠가 들어가자
뒤쫓아 작은 문에는 젊어진 엄마의 모습이었다.
나는 걱정이 되었다.
아니 아빠한테 무슨 일이 생긴 걸까?
근심이 되었다.
엄마는 요양원에 가신 지 꽤 되었다.
엄마 주위에는 사람들이 많지만
아빠한테는 아무도 없는 것이 걱정된다.
결국 난 지원사 선생님이 퇴근하시는 걸 보고
바로 혼자 계시는 아빠께 갔다.
"아빠 뭐 좀 드셨어요?"
"아니."
"그럼, 삶은 계란이라도 드시고
약 드실래요?"
"응."
내가 가져간 삶은 고구마는
들여다도 보시지 않는다.
그래서 할 수 없이 삶은 계란을 드렸다.
그거라도 드시니 다행이다.
또한 그 덕에 저녁 약도 드실 수 있었다.
내가 집에 올 때쯤 둘째 오빠가 전화를 했다.
4시쯤 아빠집에 갈 거라고.
다행이다.
아빠가 혼자 계시지 않아 말이지.
안도의 마음으로 집에 돌아올 수 있었다.
그런데 오빠가 다시 전화를 했다.
"아빠가 일주일만에 몸이 더 안 좋아진 것 같아서
요양원 들어가시게 하려고 해.
아빠도 힘들었는지 요양원 보내달라고 하시네.
내일 올거면 아침에 일찍 와,
아빠 요양원 가시기 전에 얼굴 보게 말이지."
"응."
결국 그렇게 되는구나.
그래 어쩜 혼자 계신 것보다
여러 사람 속에 계신 것이 더 안전할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마음이 조금은 아프다.
다음날 아침,
주은이와 같이 아빠집을 향했다.
이미 큰오빠와 둘째 오빠는 와있었지만
막내 오빠는 볼 수 없었다.
아빠의 흔들림이 보였다.
"나 요양원 안 갈 거야."
아빠가 집은 어떡하냐고 하며 걱정하던 때, 그때였다.
나는 이번 기회에 엄마 요양원 가실 때처럼
기도문을 읽어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야 조금이라도 덜 미안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주은아, 기도문 좀 읽어줘."
그때였다.
어디선가 나타난 큰오빠는 그 기도문을
큰 목소리로 읽어 주셨다.
그러자 아빠는 우연일지도 모르지만
" 나 가봐서 마음에 안 들면 집에 돌아올 거야."
라며 안 가겠다 투정 부리던 그 순간,
요양원에서 직원분들이 오셨다.
엄마 때처럼 아빠도
병원 가셔서 건강검진부터 하고
바로 들어가시려나 보다
나는 아빠를 똑바로 볼 수가 없었다.
미안하기도 하고 속상하기도 하고
알 수 없는 눈물이 그치질 못했다.
결국 아빠가 요양원에 들어가시는 것까진 보지 않았다.
아니 볼 용기가 나지 않았다.
그런데 주은이가 사진 2장을 보내주었다.
아빠를 만나 이쁘게 웃는 엄마의 모습.
그리고 이틀 후
주은이는 할아버지와 통화해 보자고 했다.
맞아 아빠가 휴대폰을 챙겨가셨지.
그래서 통화가 가능한 거였다.
결국 엄마 아빠 모두 요양원에 가시게 되었다.
엄마는 치매로,
아빠는 더 몸이 안 좋아지신 이유로 가시게 되었다.
그나마 다행히 통화를 할 수 있는데
엄마는 그렇지 못한 것이 조금은 마음이 아프다.
그래도 이제는 두 분이 같이 계시니 다행이다.
물론 같이 생활하는 건 아니지만
보고 싶을 때 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다행이고 행복인가?
그냥 마음이 저려온다.
아니 잘 적응하셨으면 하는 마음이 들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