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 당사자로서의 바람

by 미뚜리

여태 지원사 선생님들과

처음 만나 계약할 때마다 부탁드렸던 것이

물건들을 있는 그 자리에 꼭 놓아 달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몇 달은 가능해도

그것이 계속되기는 어려운 일이라는 걸 알기까지

참 오래 걸렸다.

이젠 오히려 뭐든 스스로 하려는 버릇도 생긴 것 같다.

그런 내가 너무 예민한 걸까?

신발 정리도 항상 한 방향으로 정리를 한다.

그래야 내 신발을 쉽게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화장실도 샴푸와 린스의 위치가 바뀌어버리면

원래 위치 대로 골라 쓰다 보니 잘못 쓸 때가 간혹 있다.

그래서 당황할 때가 종종 있긴 하지만

뭐 물로 씻으면 되지 하고

이젠 자주 있는 일이다 보니

그다지 꼭 말해야 한다고 느끼지 않게 됐다.


또 난 유난히 발목이 약하다.

그러다 보니 한 번 넘어지고 사고 나고부터는

자주 넘어지고 부딪히게 되었다.

그러므로 나는 내게 도움 될 것 같은 신발로 바꿨다.

그러자 발에 자신감이 생긴 것 같다.

어딜 다니다가 약간 발목을 삐걱해도

발목은 다시 되돌아오는 기분이라고 할까

그러다 보니 조금은 길이 울퉁불퉁 편안하질 않아도

그냥 기분 좋게 걷게 되는 것 같다.


시각장애인을 도와줄 때 어떻게 해야 할까?

다가와 부탁하듯 한 번쯤 물어봐 주는 것

그게 별것 아니지만

대우받는 기분마저 든다.

전 지원사 선생님은 서로 만나기 전 내가 사고가 났었다.

그래서 발목을 다치게 되었고

6주 동안 깁스를 하다 보니 휠체어도 타야 했었다.

어딜 가든 늘 타고 다니다 보니

딸 주은이와 지원사 선생님은

늘 나의 휠체어를 밀어주었다.


세월은 참 빠르다.

사고가 나고부터는 내 나름대로 위안하는 방식이었을까?

브런치 작가신청을 도전 했었다.

막상 되고부터는 내가 어떤 이야기를 쓸 수 있을까?

의문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 무엇보다 내가 제일 잘 아는 이야기

지원사 선생님과 이용자가 지내는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것이 조금은 어려울 수 있지만

결국 그것이 상대에 대한 배려인 것이다.

그리고 나의 생각을 지원사 선생님이 대신 많이 해주는 것이

오히려 도움이 많이 된다는 것.

내가 표현력이 적어서일까?

나는 표현이 많은 선생님이 좋은 것 같다.

서로의 마음을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고

서로를 더 잘 알아가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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