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유난히 질투하는 내 10년 지기

나에게 '시간'이라는 생명을 선물하는 친구

by 혜준

나에게는 10년 지기 아주 소중한 친구가 있다.

친구는 날 어떻게 생각할지 몰라도 난 그 친구를 너무나 좋아하고 늘 같이 있고 싶다.

상대방이 날 어떻게 생각할까, 혹시 내가 상처입지는 않을까를 늘 주의 깊게 관찰하면서

마음의 자리를 내주고 있는 계산적인 내가

두려움 없이 마음을 열어 놓고 대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친구다.


난 친구를 지금 사는 이 집에 이사 오면서 만나게 되었다.

이 친구에 대해서는 그전부터 주변 지인들의 칭찬이 자자했고

나에게 꼭 사귀어 보라고, 고마운 친구가 될 거라며 권했다.

그래서 오히려 좀 불편했다.

모든 사람에게 좋다고, 착하다고 칭찬받는 평판과 소문을

나는 그다지 신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남편도 조심하라고 했다.

그런 좋은 면만 있는 녀석이 아닐 수도 있다며 나에게 속삭였다.

하지만 오히려 남편의 뱀 같은 속삭임이 나에게 용기를 주었다.

뱀보다는 일단 그 친구를 믿어 보기로 했다.


친구는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주었다.

게다가 내가 친구를 필요로 할 땐 언제든 싫은 내색 하나 없이 곁에 있어 주었다.

내가 친구에게 조금 상처를 주거나 심하게 굴어도 항상 따뜻한 우정을 보여 주었다.

남편은 아직도 친구를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바라본다.

가끔 친구와의 우정을 이간질하기도 한다.

그래서 어쩔 땐 친구를 의심도 했다.

하지만 친구는 한결같았다.

친구는 일터에서 돌아와 지친 나를 위해 나의 힘이 되어 주었고

늘 시간에 쫓겨 동동거리는 나를 위해 자신의 시간을 내어 주었다.

이런 친구를 어찌 내가 소중히 하지 않을 수 있을까.


우리에게 있어서 시간은 곧 생명이다.

이 귀중한 생명을 친구는 나를 위해 아낌없이 주고 있는 것이다.

나는 친구에게 뭘 해 줄 수 있을까.....

내가 물어도 친구는 늘 빙그레 미소만 지을 뿐 나에게 아무것도 원하지 않는다.

친구에게 내가 해 줄 수 있는 건

이렇게 친구의 고마움과 소중함을 잊지 않는 것

그리고 친구가 나에게 준 시간을, 생명을 가치 있게 쓰는 것이라 믿어 본다.


오늘 아침도 친구가 곁에 있음을 감사하며

책상 앞에 앉아 노트북을 연다.

그리고

브런치스토리를 펼친다.


고마워,

소중한 내 친구 식기세척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