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살 아이와 나눈 잠자리 대화
6살 첫째 아이가 오늘따라 잠이 오지 않는지 한참을 뒤척였다.
"엄마 자고 싶은데 잠이 정말 안 와요."
아이의 몸을 주물러주고 머리도 쓰다듬고 가슴을 토닥거렸지만 소용이 없었다.
자고 싶은데 잠이 안 오니 오죽 힘들까 싶어서 아이에게 호흡을 해보자고 이야기했다.
"우리 똑바로 누워서 숨을 크게 들이마셔볼까?"
"엄마 아빠가 명상하는 것처럼요?"
"그래, 맞아."
"자, 숨을 가득 마셔보자."
“흐읍”
"이번에는 후 내쉬자~"
“후우~~~”
평소 우리 부부가 명상하는 모습을 본 아이는 곧잘 따라 했다.
아이는 누워서 호흡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너무 과하게 호흡을 하던 아이는 코와 입이 아프다고 말했다.
“너무 의식하지 말고 편안하게 해 봐. 자연스럽게”
“어려워요 엄마.”
"그거 알아? 우리는 의식하지 않아도 매일 이렇게 숨을 쉴 수 있어."
"정말요? 내가 입을 꾹 닫아도 숨이 쉬어진다고요?"
살짝 놀란 아이에게 한 손은 배 위에 한 손은 가슴 위에 올려보라고 했다.
아이는 호기심을 갖고 바로 자세를 취했다.
"가만히 몸을 느껴봐."
"와 엄마 배가 들어갔다가 나왔다해요.
가슴도 올라갔다가 내려갔다 하고요.
내가 손으로 막 누르는 것 같아요."
"그렇지? 쑹이가 일부러 숨을 쉬려고 하지 않아도 알아서 공기가 들어왔다가 나가는 거야.
지금처럼 우리는 단 한순간도 쉬지 않고 숨을 쉬고 있어. 하지만 너무 익숙해서 우리는 이걸 잊고 살고 있단다."
"엄마, 심장은 우리가 잘 때도 쉬지 않고 뛰어요?"
"맞아. 정말 감사한 일이지. 한 번씩 생각날 때마다 내 심장에게 인사해주는 거 어때?"
"좋아요. 심장아, 매일매일 쉬지 않고 뛰어줘서 고마워.
엄마~ 눈도 고마운 일이 있어요.
눈에게도 인사할래요.
눈아, 책도 읽고 재미있는 것들 봐줘서 고마워.
코야, 아침에도 점심에도 밤에도 냄새 느끼게 해 주니 고마워.
입아, 이야기하고 맛있는 음식 먹게 해 줘서 고마워.
머리야. 매일 많은 생각들을 할 수 있게 해 줘서 고마워....."
아이는 몸 구석구석 고마운 부분에 대해 생각하고 두 손으로 자기의 몸을 토닥토닥거렸다.
아이가 말할 때 나도 함께 따라 해 봤는데 갑자기 눈물이 왈칵 맺혔다.
'내가 아이를 키우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나를 키우고 있구나.. 감사합니다. 매일 반짝반짝 빛나게 잘 살아야겠다.'
글을 작성하다가 몇 년 전에 아이에게 읽어 준 동화책이 생각나서 꺼내 들었다. 우리의 잠자리 대화에 딱 맞는 책이구나. 오늘 저녁은 이 책을 함께 나눠 읽어야겠다.